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카나비’ 서진혁이 엮인 그리핀 불공정계약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해외 이적을 추진시키기 위해 미성년 선수를 상대로 게임단과 법률자문을 제공한 로펌이 짜고 친 사기라는 것이다. 이에 하 의원은 사건에 대한 수사와 또 다른 피해자가 없는지 찾는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20일 ‘하태경의 라디오하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그리핀 불공정계약 사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사건은 그리핀이 ‘카나비’ 서진혁을 협박해 중국 징동 게이밍과 원치 않는 장기 계약을 맺게 했다는 의혹에서 불거졌다. 관련 내용은 지금은 드래곤X로 이적한 그리핀 김대호 전 감독이 개인방송을 통해 폭로했으며, 하태경 의원은 당사자를 대상으로 이를 조사했다.
하태경 의원이 이번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는 당사자 3인이 있다. 서진혁, 그리핀, 그리핀 법률자문을 맡은 로펌 비트다. 그리고 비트는 e스포츠 선수 계약을 도와주는 에이전시 ‘키앤파트너스’도 운영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그리핀과 비트가 서진혁을 속여서 원치 않는 중국 이적 계약을 추진하려 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부분은 비트가 그리핀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당사자이자 서진혁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했다는 점이다. 그리핀과 서진혁은 계약 상황에서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 팀과 선수 사이다. 하 의원은 이처럼 이해가 상충하는 양쪽에 동시에 대리인을 맡는 것은 변호사법 ‘쌍방대리금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하 의원은 서진혁과 부모 모두 선수 측 법률대리인이 ‘비트’인지 몰랐고, 회사 관계자와 전화 한 번 안 해본 사이라고 덧붙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관계가 부딪칠 수 있는 팀과 선수를 동일한 로펌이 법률대리인을 맡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왜 서진혁은 본인에게 불리할 수 있는 에이전시와 계약했을까?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그리핀이 에이전시 계약서를 해외 임대에 관련된 계약서처럼 속여서 도장을 찍게 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그리핀은 게임단 도장을 비슷하게 베낀 가짜 ‘에이전시 도장’을 가지고 갔고, 계약 현장에는 그리핀 쪽 직원만 있었기에 선수 입장에서 해외 임대 계약이라 속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하 의원은 그리핀 도장과 서진혁과의 계약에 쓴 가짜 도장, 에이전시 진짜 도장을 비교한 이미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에이전시 계약서 중 선수에 불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계약서에는 ‘에이전트가 선수 이름과 계산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와 ‘에이전트는 권한을 제3자에게 부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하태경 의원은 “에이전시 마음대로 선수를 팔아버릴 수 있는 노예계약”이라며 “선수와 협의 없이 에이전시가 마음대로 불리한 계약 조건을 맺고 그 권한까지 아무한테나 넘겨 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리핀은 로펌과 협력해 선수를 속이고, 원치 않는 해외 팀 이적 계약을 맺게 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명의대여, 쌍방대리금지위반 등 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아울러 미성년자 및 부모도 알지 못했던 계약을 진행한 부분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 한국e스포츠협회 등 관계자 조사로 마무리될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커진 셈이다.
하태경 의원은 “위와 같이 e스포츠 업계의 기형적인 수익 구조와 불공정 사기, 노예 계약 과정을 확인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강력히 촉구한다. 검찰은 사기, 협박에 의한 미성년자 불공정 계약 사건을 즉각 수사하라. 변호사협회는 쌍방대리금지위반 및 명의대여 여부를 조사하고 징계하라. 공정거래위원회 및 관계부처는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전수조사하고, LCK운영위원회는 조규남 대표 등 사건 관계자들이 다시는 업계에 발붙일 수 없도록 강력 징계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어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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