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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생 학교 '매물도'

2020.07.02. 08: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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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에 매료되어 어디론가 떠날 마음을 먹은 적이, 실은 드물다.
매물도는 그 드문 장소 중 하나고, 더 드물게도 다시 가고 싶은 장소 중 하나다.

해품길에서 내려다본 매물도 풍경. 폐교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핑장 중 하나다
해품길에서 내려다본 매물도 풍경. 폐교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핑장 중 하나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매물도(每勿島)의 이야기는 학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드론 영상 속에서 보았던 초록 캠핑장이 한산초등학교 매물도 분교였기 때문이다. 매물도의 두 마을,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의 아이들을 키워 냈던 학교는 2005년에 문을 닫았지만, 그 어떤 폐교보다 잘 살아남았다. 심지어는 대한민국 섬 백패커들이 가장 좋아하는 학교다. 그래서 한때 운동장이었을 잔디마당은 주말마다 수십 동의 알록달록한 텐트들로 빼곡하게 채워진다. 섬 캠핑의 매력을 만끽하기에 이보다 더 쾌적한 조건이 없다. 교실은 숙소로 개조했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있다.

각자의 방식대로 보내는 섬에서의 오후
각자의 방식대로 보내는 섬에서의 오후

입문자다운 설렘으로 당금선착장에 첫발을 디뎠다. 당금안내소, 당금구판장 등의 간판 글씨체가 눈에 익은 것이 인사동 쌈지길 간판 작업을 간 이진경 작가의 솜씨라는 심증이지만, 끝끝내 확인할 수는 없었다. 간판과 안내표지판을 기본으로, 조영철 작가의 차분한 조형물(당금선척장 앞 ‘바다를 품은 여인상’, 장군봉 정상의 ‘군마상’)까지 마을 곳곳에 닿아 있는 아티스트들의 손길은 벌써 10여 년 전에 진행된 ‘가고 싶은 섬’ 사업의 흔적이다. 43년간의 쓰임을 마치고 방치되었던 폐교가 새 쓰임을 얻은 것도 이 덕분이었다.

한산초교 매물도 분교는 섬 백패커들이 가장 사랑하는 야영장이 됐다
한산초교 매물도 분교는 섬 백패커들이 가장 사랑하는 야영장이 됐다

당금마을에서 폐교 입구를 놓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해품길 코스의 시작 부분을 무거운 배낭을 멘 채로 접어들었다.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중 5코스에 속하는 매물도 해품길은 비경을 품은 트레킹코스로 유명하다. 코스를 따라 돌아오느라 학교로 직행한 일행보다 10분쯤 뒤처졌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먼저 만났다. 해품길은 폐교를 지나 해발 210m의 장군봉을 넘어 꼬들개까지 갔다가 대항마을을 거쳐 다시 당금마을로 돌아오는 길로 6km가 넘는다. 해품길을 걷기 위해 당일 코스로 섬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당금선착장 앞, 바다를 품은 여인상
당금선착장 앞, 바다를 품은 여인상
매물도에 있는 2개의 마을 중 하나, 당금마을
매물도에 있는 2개의 마을 중 하나, 당금마을

장군봉 정상에 오르면 매물도의 가족들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가 있고, 여기에 딸린 작은 섬으로 어유도, 삼여도 등이 있다. 소매물도는 수려한 풍광을 즐기는 여행자로 붐비고, 대매물도는 트레커와 백패커로 연중 붐빈다. 물고기가 많기로 유명했던 어유도는 무인도가 되어 곁을 지키고 있고, 3개의 바위로 이뤄진 삼여도는 초행자라도 척 보면 알 수 있는 모양새다. 정상에서는 날이 맑으면 대마도까지 보인다는데, 운도 좋고 눈도 좋아야 한다.

야영장에서 데크를 따라 내려가면 몽돌로 이뤄진 목너미 해변이다
야영장에서 데크를 따라 내려가면 몽돌로 이뤄진 목너미 해변이다

●책임 있는 여행을 배우다


첫 배로 입도한 덕에 전망 좋은 자리에 텐트를 세울 수 있었다. 각자의 취향대로 낚시, 낮잠, 수영, 산책을 위해 흩어졌다. 해품길로 향하는 상행이 아니라 하행을 택한 이들은 분교 앞 목너미 해변으로 향해 낙하하는 데크 계단길을 내려갔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물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싶다면 스노클링 장비를 가져가면 된다. 가끔은 요트가 와서 사람들을 내려놓기도 한다. 언덕 쪽에서 한 무리의 염소가 오후 내내 서열 다툼을 하느라 척척 뿔을 부딪치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아득해지는 걸 보니, 이 섬에서는 세상 시름도 쉽게 놓인다. 목너미 해변의 몽돌을 씻어내는 파도 소리도 점점 아득해졌다.

삼여도의 존재감을 키우는 일몰
삼여도의 존재감을 키우는 일몰

각자의 방식대로 매물도를 즐기는 동안 해가 지고, 별이 뜨고, 다시 해가 떴다. 잘록한 섬허리에 들어앉은 분교에서는 위치상 조금만 걸어 나가면 바다에서 해가 뜨는 장면도, 바닷속으로 해가 지는 장면도 볼 수 있고, 랜턴을 끄면 초롱한 별 그물이 머리 위로 내려왔다. 중국 비단처럼 수려하다는 당금(唐錦)마을 이름의 비밀이 하늘 위에 있었다. 200여 년 전부터 마을이 있었다는 매물도의 이름에도 두 가지 유래가 있다. 군마의 형상이라 ‘마미도(馬尾島)’라고 불리다가 매물도가 되었다는 이야기와 메밀이 많이 나서 매물도가 되었다는 설이다. 다툴 것 없이 둘 다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섬 캠퍼들에게 필수 코스로 꼽히는 매물도에서의 첫 캠핑이 ‘학교’ 같았던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전년도 태풍의 여파로 일부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일부 캠퍼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모두가 불편해지는 일도 있었고, 그럴 때마다 야영장의 관리 상태가 아쉬워지곤 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예산이 필요한 일이라니, 누군가는 현장 상황 파악을 요청하는 민원을 넣었고, 누군가는 모두를 위해 잔반 분리수거용 깡통을 하나 마련했다. 학교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동안 여행자에게도 요구되는 책임이 있고, 역할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내일의 여행자와 지구의 다음 세대는 다른 말이 아니므로.

매물도 교통편 |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매물도까지는 쾌속정으로 1시간이 걸린다. 하루 3번(오전 6시50분, 10시50분, 오후 2시30분) 출항한다. 거제도 저구항에서도 하루 3~4회(오전 8시30분, 11시, 오후 1시30분, 3시30분) 출항하며 경유 코스에 따라 30~50분 정도 소요된다.
www.maemuldo.go.kr

●6시의 통영
단 두 끼가 허락된다면


통영은 보이지 않은 끈으로 수많은 섬을 이끌고 가는 모선과 같다. 이곳을 거쳐야 흩어진 섬들로 나아갈 수 있다. 어머니와 같은 모선에서 채우는 것은 주린 배만이 아니다. 정도 채운다.

새벽 6시의 위로
서호시장 가마솥시락국


야간 버스를 타고 통영터미널에 내리면 새벽 4시가 된다. 5시간을 웅크려 있던 몸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한 그릇의 따듯한 국물이다. 하지만 서호시장이 문을 열려면 아직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편의점 컵라면의 유혹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는다. 그만큼 서호시장의 시래기국은 위대하다. 약간의 대기 끝에 자리를 잡으면 개인 접시 하나가 앞에 턱 놓인다. 테이블 중앙에 도열한 반찬 그릇에서 조금씩 자기 몫을 덜어 담는 뷔페식이다. 공간이 옹색하여 처음 보는 사람과도 협업해야 서너 가지 반찬을 모두 담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파래무침은 시락국에 투하해 말아먹는 것이 단골 추천 비법인데, 국물이 부족해지면 또 넉넉하게 채워 주신다. 간을 맞추는 것도 청양고추, 양념장, 산초가루, 깍두기 국물 등 각자의 취향에 따른다.

오랜 기다림 끝에 첫 국물을 목으로 넘기면, 간밤 버스 여행의 피로는 물론 잊고 있었던 3년 전 숙취까지 쫙 풀린다. 그 탁월한 디톡싱의 부작용은 곁들일 막걸리가 생각난다는 것. 시장에서 떠 온 회를 내놓고 먹어도 눈치 안 봐도 되는 분위기지만 오래 자리를 차지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후딱 털어 마시고 자리를 비워 주는 것이 새벽잠 거르고 빈속으로 나온 시장 상인들에 대한 예의다.

주소: 경남 통영시 새터길 12-10(서호시장 내)
영업시간: 06:00~14:00(재료 소진시 마감)
전화: 055 646 8843
가격: 시락국 4,000원

저녁 6시의 별리
통영 라인도이치 브루어리 & 펍


섬 여행을 마치고 다시 통영으로 돌아오면 가장 고픈 것이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다. 편맥이거나 치맥으로 마무리했던 송별회가 좀 더 격식을 갖추게 된 것은 라인도이치(Rein Deutsch)의 발견 이후다. 통영 수제맥주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라인도이치는 정통방법으로 주조한 독일식 맥주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 경치 좋은 모임 장소로도 모두 합격점을 받은 곳이다.

이유가 있다. 첫 번째 탁월한 맥주의 맛은 독일에서 직수입한 설비뿐 아니라 맥주 명장인 독일인 브루마스터 랄프씨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책임지고 그 퀄리티를 관리하기 때문. 샘플러를 통해 IPA, 필스너, 바이젠, 헬레스, 레드비어 중에서 각자의 취향을 찾는 재미가 있다. 맥주와 잘 어울리는 치킨 새우 콤보 버켓, 게살 크림 누들, 오리엔탈 치킨샐러드 등의 메뉴는 경기도 분당의 유명한 다이닝 비스트로인 그램스그라운드와 협업한 결과다.

통영으로 파견된 셰프가 맛을 책임지고 라인도이치는 그램스그라운드의 맥주 맛을 책임지는 상부상조다. 널찍한 홀에서 통창 너머로 양조장의 작업 과정이나 바다로 떨어지는 석양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라인도이치만의 자랑이다. 맥주컵과 코스터에 새겨진 로고가 거북선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은 눈썰미 좋은 사람들만 알아채는 디테일이고.


주소: 경남 통영시 미우지해안로 103
영업시간: 11:30~23:00
전화: 055 643 7758
가격: 파스타·리조또·피자 1만5,000원~2만원, 드래프트 비어 6,000원

미륵산에서 바라본 통영 케이블카와 한려수도
미륵산에서 바라본 통영 케이블카와 한려수도

글 천소현 기자 사진 김민수(아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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