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가 가득한 거리를 혼자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새로 나온 ‘신상음료’뿐이다. 내게는 아이폰 새 모델보다 이게 먼저라고.
동네를 이 잡듯이 뒤져서 구한 이 음료. 편의점 사장님은 놀라 말한다. “당신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 원래 식혜 좋아해요?”
30년 만에 문제 해결한 비락식혜
한국 식혜원탑 ‘비락식혜’가 식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인류가 축배를 들고 식혜를 마셔야 할 정도다. 바로 캔뚜껑을 넓혀서 ‘풀 오픈 캔’을 만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캔 안에 밥알이 남아 찝찝하지 않도록 캔 자체를 컵처럼 오픈하게 만들었다.

이 부분이 너무 맛있는 아이디어였다. 식혜 밥알을 싹싹 긁어먹는 방법으로 맥주/하이볼에서 쓰는 풀오픈캔을 사용할 줄이야.
겉보다 많이 바뀐 비락식혜의 속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점은 쌀은 식혜 밥알을 20% 늘렸다는 것이다(캔 안에 남을 일이 없으니까!). 단순히 양만 늘어난 게 아니라 쌀의 형태도 다르다. 그냥 쌀이 아니라 이천햅쌀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맛이 다르냐고?
다르다. 비교하여 마셔보았을 때 비락식혜가 달달한 맛이 지배적인 반면, 새로 나온 이천햅쌀 비락식혜의 경우는 그보다는 담백하다. 마치 뷔페식당에서 먹는 식혜 같다. 나는 뷔페 가면 콜라보다 식혜 퍼스트거든.
하지만 여기에 비장의 숨겨진 기능이 있다.
얼려 먹는 비락식혜가 가능한 거였어?

이번 비락식혜 풀 오픈 캔은 마실 때 숟가락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식혜 밥알이 입안에 잘 들어온다. 하지만 숟가락이 필요한 때가 있다.
바로 비락식혜 풀 오픈 캔을 냉동실에서 얼렸을 때다. 4시간 정도 냉동실에 얼린 비락식혜를 열면 겉면에 살얼음이 진 식혜를 마실 수 있다. 이거야 말로 오래전부터 전설로 내려온 유니콘 같은 음료. 장독대의 살얼음 식혜가 아니던가.
아마 이 제품이 조금 더 일찍 더위에 나왔더라면, 많은 음료와 아이스크림들을 제치고 탑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아니다).
테크놀로지의 비락식혜라 불러달라

비락식혜에는 이상한 담당자가 있는 게 분명하다. 가장 전통적인 음료인 ‘식혜’를 만드는 회사에서 신기술 사용에 주저함이 없다. 2018년에는 언제 어디서든 비락식혜를 마실 수 있게 하는 ‘비락식혜 액상스틱’을 내지 않나, 지난해에는 ‘비락식혜 제로’를 냈다. 심지어 밥알이 들어있는데도 제로를 내서 항간에는 비락식혜에 연금술사가 산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무엇보다 이런 기술이 잘 어울리는 것은 비락식혜를 오랫동안 마셔왔던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도입한 점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새로운 것이 아닌,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이것이 테크놀로지가 아닐까?
이번 비락식혜 풀오픈탭으로 식혜를 즐겁게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제공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