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이즈음 우린 뭘 했을까. 아마 여름 휴가는 진작에 다녀왔을 거고, 지금쯤 사진이나 보면서 추억팔이나 하고 있었겠지. 하지만 올해는 로망도 희망도 없다. 집콕만 몇 개월 째인지... 이 헛헛한 마음을 달랠만한 건 역시 쇼핑이다.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는 볼펜, 중력을 거스르는 물방울 시계, 평소보다 3배는 빨리 유리 닦는 진공 청소기, 차 실내에 책상을 만들어주는 접이식 테이블, 눈 호강하는 키캡 반지까지 잔뜩 담아봤다. 이번주의 갖환장(갖고 싶어 환장하는 장바구니)도 후회 없을 테니 같이 둘러볼까?
영원히 쓰러지지 않는 무중력 볼펜
호버펜
'영원'. 시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아니함. 그러나 우리의 삶에서 영원한 것은 몇 가지 되지 않을 것이다. 오죽하면 '영원한 것은 영원이라는 단어밖에 없다'는 말이 있겠는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 영원히 사랑하자~"라는 말을 귓가에 속삭이던 전 여친의 얼굴을 떠올려보자.
그러나 영원히 쓰러지지 않는 볼펜도 있다. 무슨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올 것 같은 말이냐고? 항상 일자로 꼿꼿이 서 있는 볼펜, 호버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치 볼펜이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지만, 그 원리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N극과 S극이 서로 밀어내는 자력을 이용해, 자석 스탠드 중앙에 펜을 살포시 올려놓기만 하면 알아서 똑바로 서 있게 된다. 별도의 충전이나 설치도 필요하지 않다.
자석 스탠드는 아연 합금 소재이며, 펜은 알루미늄과 티타늄 소재 중 고를 수 있다. 펜 무게는 16~19g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크로스 타입의 일반 볼펜 심(0.8mm~1.0mm)과도 호환이 되는 점도 참고하자. 승진의 기쁨을 맛본 직장 상사나, 사무실을 개업한 지인을 위해 의미가 담긴 선물을 찾고 있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가격은 119,000원.
반전의 반전! 호기심 충만하게 채워주는
반중력 물방울 시계
인간은 늙으면서 피부, 코, 귀 등이 야금야금 처진다. 긴 시간 동안 작용한 중력 때문이다. 시간은 흐르고 중력은 아래로 향하는 게 상식인데, 이를 무시하는 물체가 있다면? 처음 보면 눈을 못 뗄 시계가 그 주인공이다. 이 시계와 함께 있다면 나도 젊어질 거 같… 은 건 좀 오버고, 느낌 하나는 끝내준다.
이 제품은 중력을 무시하는 모래시계, 아니 물시계다. 외형은 평범한 모래시계인데 모래는 없고 전원을 켜면 고인 물방울이 위로 치솟는다. 호그와트 출신 최현우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 현상이 가능할까? 실제로는 착시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물방울이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시각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호기심 자극에 딱인 아이디어 덕에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도 한 시계다.
아무리 그래도 시계 주제에 10만 원 넘게 쓰는 건 좀 오버라고? 모르는 말씀. 디자인뿐만 아니다. 음이온 기술을 통해 공기 여과, 청정 기능도 탑재했기 때문이다. 물속에 잠긴 모터 덕에 소음도 거의 없다고 하니, 째깍째깍 소리에도 민감한 사람들도 솔깃하리라 본다. 가격은 117,000원.
유리 닦는 시간을 반의반으로 줄여주는
무선 진공청소기 WV plus1
더러운 창문을 닦는 일은 생각보다 더 성가시다. 창에 물 한 번 붓고, 세제 뿌리고, 걸레로 닦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물기 남기가 일쑤인 터라 마지막에 마른걸레로 신중하게 닦아내야 한다. 창문이 좁기라도 하면 다행이지, 통유리라도 닦는다 치면? 유리 한 번 닦으려다가 날 샌다. 아. 아까운 내 시간.
우린 장인이 아니다. 힘도 끈기도 달릴 땐 마다 말고 도구를 고려해보자. WV Plus1은 스마트한 창문 청소를 위한 올인원 키트로 타올 달린 분무기, 진공청소기, 창문 세정제 세 개가 들어 있다. 제조사에 따르면 청소를 평소보다 세 배는 빠르게 해준단다.
WV Plus1은 기존 도구와는 달리 진공청소기로 땟물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즉 물기나 얼룩 없는 말끔한 뒤처리가 가능하다는 것. 쓰는 방법은 이렇다. 첫째. 동봉된 세제(다른 세제도 OK)와 물을 분무기에 채우고 창문에 촤악 뿌린다. 둘째. 통 위에 부착된 극세사 타올로 요란하게 창문을 닦는다. 셋째. 진공청소기로 액화된 때를 슥 빨아 들여준다. 오수는 통에 보관되는데, 총 100mL 용량으로 가정에선 충분하다.
창문 뿐 아니라 바닥의 애완동물 소변, 흥건하게 흐른 음료도 쉽게 닦을 수 있다. 또한, 후처리도 간단하다. 타올은 씻고 오수가 담긴 물통은 청소기 분리하듯 쉽게 분리해 헹궈주면 끝이다. 진공청소기는 2시간 충전으로 35~45분간 무선 사용이 가능하다. 가격은 57,000원.
자동차에서_식사부터 회사일까지_성공적
휴대용 접이식 테이블
‘집에서 공부한다’는 사실상 신화에 가깝다. 집은 공부하기에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곳이다. 시험 기간에 유독 재밌는 구식 게임기, 매일 아침 디폴트인 엄마의 잔소리, 아직 쓸모를 못 찾은 동생 녀석이 환상의 앙상블을 이루어 우리의 집중을 방해하거든. 경험적 연구를 통해 ‘공부는 밖에서’라는 신념이 확고했는데 최근 큰 시련이 왔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죄다 문을 닫아대서 공부할 곳이 없다는 거다. 도서관도 카페도 문 닫고. 이거 뭐 노트북 잠깐 쓸 공간이 없네?
여기 이 꿀템으로 그 고민을 해결하자. 내 자동차에 비행기의 좌석 테이블을 만들어주는 제품이 있다. 뒷좌석뿐 아니라 핸들에도 걸 수 있는 제품으로, 어지간한 핸들에는 다 사용할 수 있다. 필요 없을 때는 비행기 테이블마냥 살포시 접어두면 된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보자.
노트북 놓기엔 충분한 사이즈라 해도 마우스는 어디 두냐고? 우측 아래를 당기면 보조 테이블이 나온다. 보조 테이블엔 컵 홀더로 쓸 수 있는 홈이 있어 편리하다. 간단한 사무 작업이나 끼니 때우기 편한 테이블 크기는 340x300x40mm, 가격은 32,000원.
키보드 백라이트만 켰는데 오로라가 펼쳐진다!
풍경 키캡 반지
늘상 똑같다. 까맣거나 하얗거나. 심심한 내 키보드에 변화를 줄 방법은 뭘까? 아니 아니, 새건 못 사고. 지금 기계식 키보드 성능이 아주 맘에 들거든. 이런 고민을 하던 차 존예로운 아이템을 만났다.
바로 디자인 키캡이다. 스티커나 덮개 대신 디자인 키캡으로 키보드에 꽤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어디에 끼우냐는 본인 마음이지만, 보통 섬처럼 외떨어진 ESC 자리가 가장 핫스팟이다. 끼우기만 하면 끝? 놉. 요즘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들은 키 아래 백라이트가 있을 거다. 백라이트는 어두울 때만 유용한 게 아니라 알록달록한 게 예쁘기도 하다. 그리고 반투명한 풍경 키캡과 백라이트란... 대 환장의 케미다.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종류도 히말라야 모양 말고도 다양하니 하나하나 끼워보며 기계식 키보드의 재미를 느껴보자.
이 키캡은 ‘반지’라는 이름답게 반지 케이스 포장이 사랑스럽다. 게다가 키캡과 링은 탈부착이 가능해 반지로 쓸 수도 있다. 밖에선 반지로, 집에선 키캡으로. IT덕후 애인이 있다면 이 아이템 조공해보는 거 어떨까.
단, 이 풍경 키캡 반지는 모든 키보드에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스위치와 키캡이 물리는 부위가 십자 형태(+)인 체리 사 스위치나 같은 형태를 가진 ‘유사 축’ 스위치 키보드에만 해당한다. 가격은 개당 29,000원.
기획, 편집 / 조은혜 joeun@danawa.com
글 / 박상예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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