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스톤 X9BT를 처음 마주했을 때 느낀 감정은 ‘스피커가 공간을 정의한다’는 느낌이다. 거실에 들어오는 자연광, 책상 위를 스치는 모니터 백라이트, 벽에 걸린 액자와 어울리는 오브제로서 스피커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자문한 지 오래다.
예전이라면 소리를 내주는 기기 정도로 취급했겠지만, 오늘날 2채널 스테레오는 감각적 일상을 설계하는 중심축으로 주목 받는다. 따라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동안에도 인테리어의 통일성을 해치지 않고, 필요할 땐 무드 조명처럼 분위기를 다듬으며, 철저히 하이파이 기준에 맞춰 균형 잡힌 음상을 보여 준다면 금상첨화다.
그런 요구를 하나씩 체크리스트 삼아 따라가 보면 자연스레 캔스톤이라는 이름에 도달한다. 25년 넘는 시간 동안 국산 음향 시장을 지켜 온 브랜드가 축적한 청감 데이터는 한국 사용자 특유의 저음 선호, 중고음 선명도에 대한 집착을 그대로 담아 낸다. 그 점에서 신제품 X9BT는 그 성향을 북셸프라는 포맷에 녹여, ‘듣기 좋은 소리’와 ‘보기에 좋은 형태’를 매끄럽게 연결해 주는 매개로 설계됐다.
◆ 캔스톤 X9BT 블루투스 북셀프 스피커 스팩
① 출력·채널
80W RMS / 2.0채널 액티브 앰프
주파수 응답 45Hz–20kHz / 감도 85dB / 저음반사형 캐비닛
② 유닛
4인치 우퍼 + 1.25인치 실크 돔 트위터 (2웨이)
③ 입·출력
옵티컬, HDMI‑ARC, USB‑A(음원 재생), AUX(3.5mm), 서브우퍼 아웃
④ 기능
DSP 내장 / 저음·고음 다이얼 조절
전용 리모컨 / 7색 RGB LED 라이트
블루투스 5.3 (SBC 코덱) / 멀티페어링 지원
⑤ 기타
AC 전원 / 무게 2.4kg
보증 : 1년 (031-963-8480)
# 생소한 화이트 톤 스피커?
화이트 톤 마감은 쾌적한 데스크 셋업을 완성하는 흔치 않은 선택이다. 흔히 우든 마감과 블랙 인클로저가 하이파이 스피커의 전통성을 대변해 왔지만, X9BT는 과감히 미니멀 화이트를 채택해 시각적 저항을 줄였다. 그 위에 우든 컬러 가죽 질감만 얹어 단색 특유의 밋밋함을 덜어냈다.
덕분에 책장 속 원목 선반이나 화이트 톤 모니터 암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침실 센터 테이블 위에서 캔들 워머와 나란히 배치해도 이질감이 없다. 전면부를 감싸는 RGB 라이트 디퓨저는 7가지 컬러로 숨 쉬며 빛을 바꾸는데, 광량을 과시하듯 번쩍이지 않고 마치 조도가 낮은 무드 램프처럼 은은히 퍼진다.
낮에는 고전적인 북셸프 실루엣이 드러나고, 밤이 되면 LED가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는 순환 구조가 인상적이다. 스피커가 단순 음향 장치에서 벗어나 시간대에 따라 다른 역할을 맡는 셈이다. 물론 공간도 어울려야 하는데, 아무래도 가정 보다는 스튜디오를 더 추천할 수 밖에 없다.
# 4인치 우퍼와 1.25인치 실크 돔 트위터
하드웨어 구성은 4인치 우퍼, 1.25인치 실크 돔 트위터의 2웨이 조합이다. 45Hz까지 내려가는 저역과 20kHz까지 시원하게 뻗는 고역 응답을 확보한 것은 드라이버 직경도 직경이지만, 저음반사형 인클로저와 후면 패시브 라디에이터의 시너지가 컸다.
막힌 구조 안에서 우퍼 진동이 갇히지 않고 함께 이동하는 공명 체적이 넓어지며, 책상 가까이에서 청취해도 베이스의 두께가 곧바로 체감된다. 가령 시저 톤이 두드러지는 록 음악에서 킥 드럼의 어택이 바닥을 통과해 무릎받침 아래로 전해지고, 레트로 소울에서 더블베이스의 공기 잡음이 서서히 밀려들어 오는 느낌이 묵직하다.
전용 서브우퍼 단자까지 준비돼 있으니 저음 중독자라면 8인치 액티브 서브를 추가해 극저역을 더 늘리는 선택지도 있다. 물론 하지 않아도 무방할 정도로 사운드 완성도가 제법 높다.
제조사 자료에 따르면 최대 80W RMS, 채널당 40W 출력은 방의 크기를 잊게 만드는 수치다. 15평 원룸쯤은 12시 방향 볼륨에서도 소리가 벽면을 꽉 채우고, 25평 거실 역시 절반 수준 게인으로 충분하다. 출력이 남아돌 때 발생하기 쉬운 왜곡은 디지털 앰프 설계와 DSP 정밀 보정 덕에 억제됐다.
실제로 ‘Hotel California’ 라이브 버전을 볼륨 70퍼센트쯤에서 재생해 보면 초반 어쿠스틱 기타 아르페지오가 거칠게 갈라지는 대신, 현과 바디 울림이 분리된 채 투명하게 들린다. 현장감을 끌어올리는 건 좌·우 채널이 만들어 내는 공간정위인데, 드럼이 살짝 뒤로 빠지고 리듬 기타가 왼편으로 치우치며, 보컬이 중앙 상단에 배치되는 무대감이 자연스럽다. 대형 브릿지스톤 모니터 대신 27인치 모니터 위·아래에 스피커를 배치해도 ‘포착된 음상’이 흐트러지지 않는 점은 드라이버 간 위상 매칭이 치밀하다는 증거다.
# 사용성을 높이는 리모컨, 핵심 구성!
조작성도 빼놓을 수 없다. 전면부에는 LED 컬러와 상태를 표시하는 작은 인디케이터가 있고, 모든 조작 패널은 후면에 배치했다. 둥근 노브로 전원·볼륨·EQ를 손으로 직접 돌리는 아날로그 경험을 제공한다. 다만 실제 사용 흐름은 리모컨 중심으로 돌아간다.
동일 선상에 두기 어려운 모니터 스피커 특성상 사용자가 스피커 후면으로 손을 뻗는 행동은 의외로 번거롭다. 리모컨은 입력 소스 변경, 음량 조절, LED 컬러 사이클, 프리셋 EQ 호출, 재생·일시정지, 트랙 이동까지 커버한다. 주로 PC 작업 중엔 블루투스와 Optical, 넷플릭스를 TV로 볼 때는 HDMI ARC, 여기에 USB 메모리를 꽂아놓은 상태에서 원격으로 음원을 골라 들을 때 곧바로 체감되는 편의성이다. 함께 제공하는 리모턴의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다.
멀티플랫폼 능력은 X9BT가 하이파이 스피커를 넘어 ‘오디오 허브’가 되어야 한다는 개발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블루투스 5.3은 SBC 코덱으로 24bit / 192kHz 스트림을 무리 없이 전송한다. 유선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거치지 않고도 아이패드 프로에서 루마퓨전 편집 영상을 틀거나, 스마트폰으로 디저트 카페 플레이리스트를 스트리밍하며 요리를 할 때 느끼는 해방감은 무선이 선사하는 결정적 장점이다.
그동안 블루투스 스피커는 편의성 때문에 음질이 희생된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X9BT는 유무선 간 질감 차이를 최소화했다. 마룬5 ‘Payphone’을 aptX 없이 SBC로 재생해도 하이햇 심벌 톤이 뭉개지지 않고, 킥이 바닥을 두드리고 나서 잔향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두꺼운 베이스 라인과 보컬 호흡이 부딪힐 때 디스토션이 발생하지 않는 덕에 스트리밍 음원 특유의 압축 스트레스를 잊게 만든다.
USB-A 단자 활용도 추천한다. 음원을 담은 메모리를 꽂아 두면 스피커 단독 플레이어로 사용 가능하다. PC나 스마트폰이 꺼져 있어도 버튼 하나로 재생 리스트가 이어지니, 주말 늦은 오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소파에 기대어 있을 때 유용하다.
특히 FLAC을 그대로 넣어 두면 내장 DSP가 24bit / 192kHz 디코딩을 처리해 PC 파워가 꺼져 있어도 무손실 음원이 들린다. 여기에 Optical(PCM)과 HDMI(ARC)가 지원되므로, TV 사운드를 스피커로 빼 TV 셋톱박스·콘솔·사운드 바를 대체해도 좋고, 오디오 인터페이스 RCA 아웃을 연결해 홈 레코딩 모니터로 써도 무리 없다. 콘텐츠 제작자라면 녹음·편집 단계에서 2채널 모니터링이 필수인데, X9BT가 보여 주는 플랫한 주파수 응답은 미세한 악기 레이어를 정확히 잡아내 믹싱 오류를 줄인다.
** 편집자 주 = 왜? 캔스톤이어만 하는가의 정답이 되다.
하드웨어 스펙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한국형 청감 튜닝’이 X9BT의 숨은 경쟁력이다. 캔스톤은 오랜 기간 로컬 베타 테스트를 통해 저음 양감, 고역 배음, 중역 밀도를 조정하는 알고리즘을 수집했다. 그 결과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고 ‘통쾌하다’는 감각을 부여한다.
예컨대 힙합 트랩 비트에서는 킥 드럼의 어택이 방 안 공기를 밀어내며 치고 들어오지만, 이어지는 808 베이스가 보컬을 잡아먹지 않는다. 반대로 여성 보컬 재즈를 들을 때는 미세한 스네어 브러시와 피아노 댐퍼 소리가 분리돼 남는다. 청감 피로도도 낮다. 85dB 감도 설계로 출력 게인을 무리하게 높이지 않아도 풍성한 음을 확보하고, 과도한 고역 부스트를 피해서 장시간 컨텐츠 시청에도 귀에 잔향이 남지 않는다.
모든 기능을 경험한 뒤 마지막으로 남는 질문은 ‘왜 블루투스 스피커여야 하고, 왜 하필 캔스톤이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해외 직구 시장에는 저렴한 올인원 스피커가 넘쳐난다. 하지만 전원 규격 호환 문제, AS 사각지대, 튜닝 성향 불일치 같은 현실적 리스크가 도사린다.
한국 생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사용자가 좋아하는 취향에 맞춰 소리를 뽑아 주며, 고장 시 부품 수급과 서비스 지원을 빠르게 받으려면 결국 로컬 브랜드가 유리하다.
캔스톤은 그 지점을 정확히 파고든다. X9BT는 하이파이적 음질·무선 편의성·공간 연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하나의 북셸프 폼팩터에 담았다. 책상 위 마감 재질과 컬러 톤을 고려해 스피커를 선택하던 사용자, 홈 시네마를 위해 사운드 바 대신 스테레오 무대를 꾸미고 싶은 게이머, 간단한 팟캐스트 녹음과 동영상 편집을 겸하는 1인 크리에이터, 그리고 그저 밤공기를 타고 흐르는 잔잔한 재즈를 듣고 싶은 음악 애호가까지 모두 아우르는 설득력이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X9BT는 ‘단순히 스피커를 두고 음악을 듣는다’는 개념을 한 시대 뒤로 밀어내고, 시청각 경험 전체를 재설계하는 도구로 자리매김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화이트 실루엣과 은은히 숨 쉬는 RGB, 데스크와 거실을 오가는 멀티 플랫폼 지원, 그리고 한국인의 귀를 겨냥한 세밀한 튜닝이 계층 없이 공존한다.
스피커를 통해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자 고민하는 사용자라면, X9BT는 선택 이전에 이미 유력한 해답으로 다가온다. 음향 전문 기업으로 수십 년 현장을 누빈 캔스톤의 노하우가 하이파이, 편의성, 미학을 한데 묶은 종합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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