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원: 안녕하세요. HIFICLUB 한창원입니다.
김진수: 안녕하세요, 하이파이 나라의 새로운 방장이 된 김진수입니다.
한창원: 이번에 새 방장님을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김진수 님을 모신 이유는 HIFICLUB 유튜브 채널의 뮤직 서버 전문가로서 초대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제품은 Rockna Audio의 Wavelight 뮤직 서버입니다.
뮤직서버를 바꾸면 소리가 달라지는 이유
한창원: 요즘 저는 디지털 오디오에 푹 빠져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신호를 만드는 뮤직 서버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과거 CD 트랜스포트와 DAC가 있던 시절, 트랜스포트가 음질의 80%를 좌우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결국 트랜스포트가 읽어온 디지털 신호를 DAC가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트랜스포트의 성능에 따라 소리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요즘도 마찬가지로 DAC보다 뮤직 서버 쪽에서 음질 변화가 훨씬 큽니다. 뮤직 서버는 노이즈 없이 깨끗한 사각파 형태의 디지털 신호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컴퓨터인 뮤직 서버에서 노이즈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 노이즈가 허브와 케이블을 타고 DAC까지 흘러 들어가 오디오 시스템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뮤직 서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김진수: 저도 여러 서버를 사용해 보면서 느낀 점인데, 서버가 똑같은 컴퓨터 보드를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소리가 다 다릅니다. 이번에 테스트해 본 Rockna Wavelight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과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뮤직 서버는 인터넷이나 공유기를 통해 들어온 신호를 처리하는 가장 앞단의 기기로, 여기서 많은 변화가 생기면 뒤로 갈수록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내더라고요.
한창원: 지난번에 함께 리뷰했던 Roon Nucleus Titan을 김진수 님께서 직접 구매하시고 국내 1호 사용자가 되셨죠. 그전까지는 뮤직 서버를 별도로 안 쓰시고 CD나 LP 쪽으로 하시다가 Nucleus Titan으로 발을 들이셨죠. 그때도 저희가 Nucleus Titan이 좋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Wavelight까지 좋다고 하면....
김진수: 사실 모두 좋습니다.
Nucleus Titan와 Wavelight 차이
한창원: 다 좋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전원부입니다. Nucleus Titan은 19V DC 전원을 사용해 파워 코드가 절약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Wavelight는 리니어 전원부를 사용합니다. 이 덕분에 좋은 파워 코드를 사용하면 음질이 더 좋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비용이 더 들 수 있습니다.
김진수: 제가 Nucleus Titan을 선택했던 이유도 다른 AC 파워 코드를 사용하는 제품과 비교했을 때,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였습니다. DC 전원을 사용하면서도 19V 전압이라 좋은 효과가 나옵니다.

- 리니어 파워 서플라이 유닛 사용
- 커스텀 리눅스 운영 체제: WaveDream DAC에서도 사용된 자체 커스터마이징한 리눅스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 FPGA
이건 제가 '오디오 딥다이브'에서 설명했습니다. FPGA 방식과 DSP 방식,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싱을 하는데, 하드웨어로 처리하는 게 FPGA 방식이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를 하는 게 DSP 방식인데. FPGA는 병렬이고 DSP 칩은 직렬이다 보니까 당연히 FPGA 쪽이 월등하죠.
내부 설계
김진수: 저는 기계의 내부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PCB나 회로 설계를 보면 그 회사의 열정을 알 수 있습니다. Wavelight를 열어보니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체 설계한 PCB는 금도금이 되어 있고, 필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슐터(Schurter)사의 제품을, 전해 콘덴서는 TDK로 넘어간 앱코스(EPCOS)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등 유명하고 좋은 부품들을 많이 썼습니다. 또한, 진동을 제어하기 위해 프레임에 정확히 맞춰서 고정해 놓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창원: WaveDream 때도 제가 얘기를 했었는데, 딱 뜯어보면 정말 전망대 위에서 뉴욕 시내를 보는 것 같이 잘 설계된 도시를 보는 느낌입니다.
Wavelight는 상판에 약 5mm 두께의 두꺼운 알루미늄을 사용했고, 케이스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으며, 모서리도 알루미늄 블록을 깎아 단단하게 고정했습니다. 내부에는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2개, 그리고 여러 개의 캐패시터가 사용되었습니다.
제조사는 메인보드를 밝히고 있진 않지만, 커스텀 리눅스를 실행하는 TDP가 낮은 컴퓨팅 시스템을 사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오디오 관리를 위해 자체설계한 FPGA 칩을 사용해 자체 설계한 디지털 보드를 넣었습니다.
저는 뮤직 서버의 신뢰도를 평가할 때 기존 메인보드에 있는 출력단을 그대로 쓰는지, 아니면 자체 설계한 디지털 보드를 사용하는지를 중요하게 보는데, Wavelight는 기대에 부응하듯 FPGA 칩을 활용한 자체 설계 디지털 출력 보드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USB, 옵티컬, SPDIF, 코엑시얼, AES/EBU 등 다양한 디지털 출력과 함께 지터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I2S 출력까지 지원합니다.

클럭 시스템으로는 두 개의 CCHD-957 클럭을 사용해,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완전히 커스텀된 제품입니다. 내부 저장 장치는 2TB부터 16TB까지 선택 가능하며, 알루미늄 섀시로 차폐되어 있습니다.
시스템 소개
한창원: 현재 시스템은 Wilson Audio Yvette, mbl N11,N15 프리/파워 앰프, 그리고 Rockna Audio WaveDream Reference Signature DAC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이 Wavelight 뮤직 서버의 유튜브 제목을 '루마니아에서 온 축복'이라고 짓고 싶었어요. 이 가격대에 이런 만듦새와 투입 물량을 갖출 수 있는 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루마니아라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뮤직서버와 Wavelight를 비교 청음해보겠습니다.
음악1 (이소라 - 바람이 부네요)
한창원: 일반 뮤직서버로 들었을 때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소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Wavelight로 넘어가자 일반 뮤직서버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피아노 연주는 평이하고 단조로운 느낌이었고, 이소라의 노래도 담백하게 부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Wavelight로 바꾸자마자 피아노의 미세한 강약 대비가 살아나 연주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탄하게 들렸던 음이 입체적으로 변하고, 마치 피아니스트가 감정을 담아 연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김진수: 일반 뮤직서버가 음을 약간 부풀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Wavelight와 비교하니 그 부풀려진 음들이 다른 소리들을 가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Wavelight로 들었을 때 "음악적이네?"라는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이소라의 목소리에서 감정선과 미세한 바이브레이션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한창원: 디지털 오디오에서 노이즈나 지터의 영향을 받아 사라지는 미세한 신호들, 즉 배음, 잔향,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트랜지언트 능력이 Wavelight에서는 제대로 살아났습니다. 그 결과 음이 전체적으로 단단하고 차분해지면서 제자리를 잡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반 뮤직서버로 들을 때 이소라의 목소리에 피아노 소리가 묻히는 경향이 있었지만, Wavelight에서는 보컬을 반주하는 피아노의 존재감이 명징하게 드러났습니다. 또한, 노래 중반부에 등장하는 베이스와 첼로의 음도 묻히지 않고 각각 분리되어 조화를 이루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진수: 보컬과 피아노의 저역이 합쳐져 명확하게 구분이 안 됐는데, Wavelight로 들으니까 그 부분들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면서 음악을 듣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한창원: 제조사에서는 Wavelight 서버가 CPU에 과부하를 주지 않고 하드웨어 수준에서 트랜스코딩을 수행하기 때문에 열과 RFI 방출량이 낮게 유지되어 오디오 회로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확실히 Wavelight는 기존 제품보다 해상력이 좋았고 , DSD 512까지 지원하며, FPGA를 사용해 하드웨어 업샘플링을 합니다. 일반 컴퓨터는 소프트웨어로 처리하기 때문에 CPU에 부하가 걸리고 노이즈가 증가하지만, Wavelight는 자체 개발한 FPGA를 사용해 효율적으로 저노이즈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이제 두 번째 곡인 피아노 곡을 들어보겠습니다. 피아노의 저음과 고음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한 선곡을 했습니다.
김진수: 저희 회원 분이 레퍼런스 곡으로 쓰는 음악입니다. 그 분은 피아노 소리로 세팅을 하시는 분인데, 이 음악을 틀었을대 제대로 된 그랜드 피아노 소리가 안 나오면 일단 불합격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 곡으로 세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음악2(Hayato Sumino-New Birth)
한창원: 재밌네요. 뮤직 서버 두 대가 이렇게 다른 피아노 소리를 들려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김진수: 일반 뮤직서버에서는 그랜드 피아노의 웅장한 저역들이 겹치면서 다소 둔탁한 느낌의 소리가 있었습니다. 반면 Rockna Wavelight의 가장 큰 장점은 배경을 되게 적막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배경이 조용하니까 피아노 건반을 칠 때 나오는 저역들이 서로 겹치지 않고, 피아노 타건 소리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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