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게임 시장이 엄청난 발전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랙티브 무비 혹은 FMV(풀모션 비디오)라 불리는 장르 게임 시장에서 중국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더 어마어마하다.
아무래도 게임 시장의 특성상 미녀 배우를 무기로 앞세운 게임들이 많기는 하지만, 단순히 미녀 배우가 등장하는 것을 넘어 느와르나 추리물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뛰어난 퀄리티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중화권 개발사들이 FMV 장르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 9일 게임 시장에 '성세천하: 여제의 탄생'이라는 FMV 신작 게임이 하나 등장했다. 항일전쟁을 다룬 FMV 게임 '인비저블 가디언(隐形守护者 The Invisible Guardian)'의 제작사인 뉴 원 스튜디오의 작품으로, 690에서 705년까지 제위한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황제 측천무후의 이야기를 각색해 준비했다. 게임은 스팀과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성세천하: 여제의 탄생'은 당나라 실제 역사에 기반을 둔 서사와 100개가 넘는 분기형 스토리 등 풍부한 볼륨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플레이 타임도 10시간 안팎의 풍성한 볼륨을 자랑한다. 게임은 1.5배속 플레이도 지원하며, 정답만 골라서 게임을 진행했다고 가정해도 5~6시간은 플레이해야 마칠 수 있을 정도다. 영상도 4K까지 지원한다.


기본적인 게임은 여타 FMV 게임 장르와 마찬가지로 영상을 감상하고,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만나볼 수 있는 형태로 준비됐다. 잘못된 선택으로 게임 오버가 되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게임의 스토리를 간략히 살펴보면 주인공인 소녀 무원조가 당 태종인 이세민의 후궁으로 입궐한 이후 펼쳐지는 살벌한 권력 다툼의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은 후궁 귀빈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렸고, 동시에 태자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4남 이태와 9남 이치 등의 신경전을 이야기의 중심에서 맛볼 수 있다. 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궁궐 내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색에 빠졌던 태자 이건성의 이야기나 고양 공주의 사랑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도 경험할 수 있다.


황제가 사는 궁궐과 궁중의 암투를 몸소 즐길 수 있는 게임인 만큼 이용자가 내린 선택은 게임 속 주인공의 목숨과 곧바로 이어진다. 이야기 과정에서 만나는 혈연이나 과거의 친구도 방심할 수 없으며, 자신이 생각하기에 옳은 선택이라고 해도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삐끗해도 죽는 것으로 알려진 개복치처럼 정답이 아닌 대부분의 선택지가 캐릭터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기자의 경우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죽는 주인공을 보고 잠시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했었다.


당나라 태종의 역사에 대해 잘 아는 이용자들이라면, 적당한 각색과 매력적인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으리라 본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10시간 안팎의 풍성한 이야기가 펼쳐지기에 분량 면에서는 어떤 FMV 게임들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으리라 본다.
또 '성세천하: 여제의 탄생'이 가진 강점은 게임 내 중국 유명 배우들이 직접 등장한다는 점이다. 주인공을 비롯한 후궁들의 미모와 왕자와 공주의 미모와 외모가 상당하다. 미남과 미녀들을 가득 모아놨다.


유튜버와 같은 인플루언서가 주로 등장하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제법 얼굴이 알려진 스타들이 게임에 등장하는 것이 강점이다. 덕분에 표정 연기도 상당하고, 중국 드라마처럼 성우가 별도로 더빙을 더한 캐릭터로 있어 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감정선을 잘 살려낸 느낌이 든다.
실제로 주인공 역에는 텐센트의 OTT 플랫폼 WeTv에서 방영한 '김용의 무협세계' 사조영웅전 철혈단심편에 등장한 목염자 역의 황예 배우가 맡았으며, 9남인 이치 역할은 중국판 꽃보다 남자인 유성화원 2018에 등장한 관홍이 맡았다. 이외에도 귀여운 고양 공주 역할을 잘 수행한 린샤오자이, 냉혈한 위귀비를 연기한 저샤샤, 주인공의 이모이자 양숙비 역의 류민 배우 등 다수의 배우가 등장해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여기에 등장하는 주연과 조연 등 이야기의 중심에 자리하는 인물들만 10명에 달하고, 대사가 있는 인물들까지 확대하면 40명을 넘는다. 당나라 수도인 중국 장안을 보여줄 때는 사극 못지않게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이 자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스케일이 엄청나다.
또 게임적인 재미를 위해 격투 게임의 HP 게이지 연출, 호감도 상승 등의 연출을 더해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고, 주어진 시간 내 클릭을 연타하거나 드래그 등을 통한 플레이도 준비해 긴박감을 조금 높였다. 이야기가 메인이지만 게임적인 재미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다.


여기에 인물 도감 등 다양한 수집 요소를 마련했으며, 게임 플레이 진행도에 따라 인물들의 정보가 변화하는 것도 눈에 들어왔고, 16장에 달하는 각 장을 클리어하면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이나 특별한 영상을 해금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대목이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도전 과제도 준비되어 있으며, 꽃을 보내거나 달걀을 던져 좋아하는 캐릭터와 싫어하는 캐릭터에 투표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고, 나의 첫 선택만을 반영해 보여주는 성격 테스트와 같은 요소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게임을 즐겨본 이용자라면 알겠지만, 2부가 준비되어 있는 작품으로 테스트 결과는 2부까지 즐기고 나면 더 자세히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부의 빠른 출시를 기대한다.


'성세천하: 여제의 탄생'은 FMV 장르를 즐겨본 이용자라면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본다. 특히, 1만원 정도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란 것을 고려하면 가성비와 만족도가 더욱 상승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게임 내 영상이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형태로 준비되어 있어 오프라인 플레이는 불가해 조금 아쉬웠다. 풀 영상 다운로드 등을 지원해 주는 선택지를 마련해준다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