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신작 ‘아크 레이더스’가 지난 10월 30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넥슨 산하 개발 스튜디오인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는 폐허가 된 미래 세계에서 생존자 ‘레이더(Raider)’가 되어 다른 생존자들과 경쟁하며, 자원을 확보하고, 성장하는 ‘익스트렉션 슈터’ 장르를 표방하는 작품이다.
초반 기세도 심상치 않다. 정식 출시 전, 서버의 안정성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스팀에서 진행한 ‘서버 슬램’에 약 230만 이용자가 몰리더니 출시와 동시에 동접자 26만 명을 돌파한 이후 스팀 글로벌 매출 1위까지 달성하면서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는 중이다.
실제로 즐겨본 ‘아크 서바이벌’은 재미와 생존 그리고 파밍이라는 요소가 쫀쫀하게 구현되어 현존하는 ‘익스트렉션 슈팅’ 장르 중 가장 수준 높은 콘텐츠를 보여줘 이러한 초반 인기가 충분히 이해될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먼저 그래픽은 배틀필드의 핵심 개발자들이 모인 엠바크 스튜디오의 작품인 만큼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기반 시설이 파괴되어 황폐해진 세계를 매우 사실적으로 구현해냈으며, 모래 먼지가 불어와 시야를 방해하고, 부서진 저택과 버려진 빌딩. 그리고 침수가 진행되어 축축한 연구소 등 맵 곳곳에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냄새가 물씬 나는 느낌이다.
여기에 모래에 뒤덮인 병원과 쇼핑몰, 광장이 밀집한 도심지인 ‘파묻힌 도시’, 숲과 늪, 낡은 연구소가 혼재된 ‘댐 전장’. 오래된 발사대와 공업지대가 결합된 지역인 ‘우주기지’ 등 등장하는 맵이 모두 각자의 개성을 지니고 있어 매번 다른 형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물자 부족으로 황폐해진 세계라는 설정에 걸맞게 마개조된 권총, 자동 소총, 샷건 등 포스트 아포칼립스 적인 느낌의 가득한 총기 디자인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이 총기들은 저마다 사용되는 탄환이 다르며, 소형 탄약을 사용하는 총기는 인간에게는 매우 효과적이나 ‘아크’와 같은 기계에는 대미지가 거의 들어가지 않고, 중형 탄약을 사용하는 총기는 높은 대미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장전 속도가 느리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인간에게는 반응하지 않지만, ‘아크’에게만 대미지를 주는 총기나, 앉아서 사용해야지만 탄착군이 안정되게 형성되는 무기도 존재해 상황이나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기자가 놀란 부분은 이 총기에 탄환 속도 개념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탄환 종류에 따라 일정 거리에 따라 탄환이 닿는 속도가 살짝 달라 동시에 총을 쏴도 사용한 총기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할 수 있었으며, 빠르게 상대의 총기를 파악해 나에게 유리한 거리로 좁히는 등 전략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이렇게 이용자와 교전도 중요하지만, ‘아크 서바이벌’의 지상 세계는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적들이 존재한다. 바로 무시무시한 살육 기계 ‘아크’다.
‘아크 서바이벌’은 사람도 무섭지만, 이 ‘아크’를 무엇보다 조심해야 한다. 공중을 떠다니며 사람을 사냥하는 ‘드론형’부터 건물 내부에서 공과 같은 형태로 빠르게 접근해 화염방사 및 자폭하는 구체 기계 그리고 육중한 크기와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대량의 탄약을 쏟아붓는 ‘거대 아크’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아크’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총을 쏘거나 같은 지역의 아크가 공격받으면 합류하는 특성을 보여 빠르게 아크를 처치하고 자리를 이동해야 하여 이 과정 속에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거나, 나의 위치가 발각되는 등 매 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여기에 탈출구에 다다르더라도, 탈출구가 작동하면서 내는 굉음에 몰려든 ‘아크’를 상대해야 하며, 이 와중에 다른 이용자들과 교전도 펼쳐진다. 이와 함께 맵 입장 후 플레이 타임은 약 20분으로 제한되며, 제한 시간 안에 아이템을 파밍하고, 탈출하지 못하면, 파밍한 아이템은 물론, 이용자가 세팅한 장비까지 모두 사라져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짜릿함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이 탈출구는 시간이 지날 때마다 하나씩 폐쇄되어 최종적으로는 하나의 탈출구만 남게 되어 플레이의 반경이 좁아진다. 물론, 공용 탈출구와 함께 ‘열쇠’나 ‘키 카드’가 필요한 탈출구도 존재하며, 이 ‘키 카드’는 맵 파밍 혹은 상점 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크 레이더스’가 의외로 초보 이용자 혹은 FPS 게임에 소질이 없는 이용자도 오랜 시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상당한 배려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 ‘익스트렉션 슈터’ 장르는 초보 이용자가 접근하기 매우 어려운 장르로 꼽힌다. 어렵사리 파밍한 장비를 가져가도 사망 한 번에 모든 것을 잃어버려 보상을 얻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크 레이더스’는 이러한 장르의 단점을 ‘무료 로드아웃’이라는 요소로 극복한 모습이다. 이 ‘무료 로드아웃’은 총기, 실드, 회복 아이템 그리고 투척 무기까지 기본적인 장비가 무작위로 제공된다.
이 ‘무료 로드아웃’의 존재로 이용자는 부담 없이 큰 손해 없이도 조금씩 재료를 파밍할 수 있으며, 여러 무기를 공짜로 사용하며, 자기 손에 맞는 무기를 찾을 수도 있다. 더욱이 생존하여 기지로 복귀하면 이 장비들은 그대로 귀속된다. 무기와 실드 아이템 등 게임 플레이에 사용되는 장비를 무료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교전을 피하고, 소량의 재료를 파밍한 뒤 탈출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게임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조금씩 성장하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아크의 존재 탓에 사망한 다른 이용자의 장비를 파밍할 수도 있는 등 예상 밖의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존재해 교전하지 않아도 짜릿한 생존의 재미를 제공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외에도 탐사에서 획득한 재화 ‘크레드(Cred)’를 사용해 단계별 보상을 해금하고, 레벨업으로 얻은 스킬 포인트를 활용해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는 성장 요소와 상인들과 계약을 통해 다양한 미션이 제공되는 등 풍부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게임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였다.
음성 채팅의 존재도 상당히 흥미롭다. ‘아크 레이더스’는 인 게임 내에서 파티원이나 근처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음성 채팅을 지원하는데, 목소리를 바꿀 수 있는 기능이 있고, AI 기능이 더해져 실제 사람과 같은 수준급의 성능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로 대화하여 호감도를 높이거나, 중저음의 남성 목소리로 플레이할 수도 있는 등 상대의 성별을 속이고 게임을 할 수도 있어 상당히 흥미로운 상황이 여러 차례 펼쳐지기도 했다.
실제로 본 기자는 어린 여성의 목소리로 플레이했는데, 해당 기능을 잘 모르던 같은 스쿼드의 남성 이용자들이 실제 여성인 줄 알고 몸을 던져 공격을 맞아주거나, 회복 아이템을 사용해 주는 등 서바이벌 게임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따뜻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자책감이 들어 두 판만 같이하고 곧바로 헤어졌다.)
이처럼 ‘아크 레이더스’는 아크와 사람이 뒤섞여 치열하게 싸우며, 생존하는 ‘익스트렉션 슈터’ 장르의 재미를 초보자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 다양한 콘텐츠. 그리고 미션과 성장, 제작 등 육성 요소까지 더해진 수작 이상의 게임으로 등장한 모습이다.
현재 엠바크 스튜디오는 로드맵을 공개하며, 올해까지 신규 맵 ‘스텔라 몬티스’와 2종의 새로운 아크 ‘매트리아크’, ‘슈레더’, 눈보라와 화염이 추가된 자연 환경, ‘레이더 덱’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을 예고한 상황이다.
과연 출시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크 레이더스’가 이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 나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