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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비로소 4시간이 흐른 것을 알고 놀란 것도 잠시, 이내 떠오르는 생각은 마치 대단히 잘 만들어진 영화 한편을 감상한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이제까지의 시리즈에서 고집해왔던 2차 세계대전의 전장을 버리고 과감히 현대전을 기반으로 한 ‘콜오브듀티4 모던워페어(이하 ‘COD4’)’는 마치 게임이란 것을 처음 접하게 될 때와 같은 설레임을 갖게 만드는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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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COD4는 ‘레인보우식스 베가스’의 재미와 시스템 면에서 비교되는 부분이 많은 게임이다. 베가스와 COD4는 둘 다 최고의 FPS라는 공통점 외에도 게이머 위주의 능동적인 진행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르게 되어 있다. 베가스가 분대원의 지시, 작전의 흐름을 게이머가 만들어 가는 방식이라면 COD4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대원들과 함께 임무를 해결하고 특정 지역에 도달했을 경우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비중이 크다(그래서 여전히 이 게임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분대원 순간이동이 존재한다).
서로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COD4의 경우 수동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많이 생략되었기 때문에 베가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이 때문에 전장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상황의 연출, 몰입도 면에서 만점에 가까운 모습은 그야말로 FPS의 수준을 다음 단계로 끌어 올린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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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아주 조용하게 시작된다. 기본적인 동작과 총기류의 사용법을 익히고 모의 대테러 훈련장에서 순서대로 마련된 지점에 따라 플래시뱅 및 실내 전투를 배우는 것부터 말이다. 그리고 나서 진짜 영화가 전개된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헬기를 타고 적의 선박에 잠입하는 미션은 다시 생각해도 아찔할 정도로 놀라운 디테일을 선사한다.
바뀌는 목표와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주고 받는 교신, 헬기의 지원, 이렇게 사실적으로 표현된 것을 본 적이 없는 파도가 배에 부딪혀 흩어지는 모습, 그리고 폭파된 선박에서 탈출하는 과정과 나도 모르게 스페이스바를 미친 듯이 눌렀던 구조 헬기의 탑승에 이르기 까지 첫 번째 공식 미션은 COD4의 모습을 50% 정도 집약시킨 놀라운 모습으로 게이머에게 환영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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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의 캠페인은 프롤로그를 포함해 ACT I, II, III 그리고 Epilogue(엔딩 이후 등장)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국과 영국군의 입장에서 초국가주의자 및 핵무기로 세상에 위협을 가하는 위험분자와의 대결이 펼쳐진다. 현대전에 걸맞게 소총, 기관총, 기관단총, 저격총 등 약 20종이 넘는 무기를 만나볼 수 있고 적이 떨어뜨린 무기를 주워서 사용이 가능하며 무기 마다 유탄 발사나 혹은 조준점 확대 같은 2차적 기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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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구현되는 대전차 로켓포와 스팅거 미사일, 그리고 게임 내내 딱 한번 발사해 봤던 바렛과 같은 대형 스나이퍼 건의 사실적인 표현이다. 전자 장비로 조준한 뒤 엄청난 반동으로 발사된 로켓이 갑자기 하늘로 솟구쳐 적의 탱크를 박살내는 화면은 실제 경험해보지 못하면 결코 얻을 수 없는 체험이다.
개발사인 인피니티 워드는 모든 무기의 소리를 실제 해당 무기를 준비해서 직접 녹음하면서 제작하기 때문에 그래픽뿐만 아니라 사운드에 있어서도 부족함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단 하나 일반 소총의 확대 모드 시 너무나 안정된 사격을 지원한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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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 때도 익히는 특성 중 하나는 탄창을 교체하는 시간보다 권총 같이 2차 무기를 꺼내 드는 시간이 더 짧다는 것이다. 그래서 급박한 상황에선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며, 관통이란 개념을 최초로 적용시킨 시스템 덕분에 나무나 얇은 벽 뒤에 숨은 적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
그리고 총기류 외에도 수류탄, 플래시 뱅 등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으며 초중반 이후부터는 C4폭약이나 크레모어 설치로 대량 살상 혹은 기갑 장비의 파괴를 도모하게 된다. 게다가 COD4에서 무기란 게이머의 장비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아파치 헬기의 공중 지원 혹은 폭격 위치를 지정하여 폭격을 가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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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의 연출이나 미션의 구성도 COD4를 최고의 게임으로 받들게 하는 요소이긴 하지만 단순히 1인칭 슈팅에 머물지 않고 미니 게임의 수준을 넘어선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TV에서나 봤을 법한 야간 투시 화면으로 C-130 폭격기에서 전장을 폭격한다든지, 프라이스 대위의 젊었을 때 시점으로 돌아가 단 한 명을 사살하기 위하여 온 몸을 나뭇잎으로 위장하고 적 기지 한복판을 잠입하는 스나이퍼 미션, 차량 추격전에서 벌어지는 총격전 등 흥미로운 임무들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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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모습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적들의 AI도 발전하여 단순히 숨고 다시 나타나는 패턴이 아니라 게이머가 불리한 위치나 상황에 있을 땐 직접 치고 올라오거나 수류탄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아랍 미션에선 지역적 특색을 잘 아는 적군들이 이미 정리를 마쳤다고 생각되는 구역에 있는 집 지붕을 타고 내려와 당황하게 만든 적도 있을 만큼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적들의 위장과 전술은 지역과 날씨,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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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덕분에 게이머가 바라보는 시야에 따라 동서남북 표시가 화면 가운데 아래 쪽에 표시되며, 동시에 동그란 모양으로 목표물 혹은 지점이 있어 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만들어 준다. 또 적의 수류탄이 게이머 근처에 도달했다면 수류탄 모양이 화면 가운데 나타나고 화살표 모양이 왼쪽 혹은 뒤쪽에 투척되었는지를 알려주어 반대 방향으로 피할 수 있는 등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TAB키를 누르면 현재 주어진 임무가 표시되는데, 막상 게임 안에선 빠른 진행 및 충분한 대화와 서브타이틀 덕분에 이것을 볼 일이 거의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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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젝트와의 동적인 상호작용은 100% 완전한 수준은 아닌데 헬기가 미사일을 발사해서 건물이 부서지고 빨간 드럼통을 폭파 시키면 폭발이 일어나며 자동차에 불이 붙어 결국 폭파되기도 하는(그래서 자동차에 엄폐하다가 죽는 일이 많다) 것들 외에 전력탑이 무너진다든지, 핵폭발이 일어나는 등 게임이 알아서 만들어주는 커다란 것을 제외하면 사다리 이용, 담벼락 넘기 등 작은 행동만 가능하다(다행히도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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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언급했던 다양한 게임의 특징들을 구현하기 위해 인피니티 워드는 놀라운 그래픽 작업을 실현했다. 단순히 수풀과 폐차장, 폐건물 등으로 옛 체르노빌 지역을 100%에 가깝게 재현했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전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 칭찬할 만하다.
총알의 궤적과 폭발 뒤 발생하는 연기의 표현을 넘어서 생생한 동료와 적들의 모션, 인게임 영상으로 핵폭발이 이어진 후 처절하게 기어서 탈출하는 모습, 부상당한 동료를 업고 포화 속을 탈출하는 일들까지 이처럼 역동적이면서 몰입감을 주는 그래픽은 이전에 본 적이 없을 만큼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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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운 사진들을 빼고 빼고 또 빼도 넘쳐나서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다시 봐도 가슴 설레게 만드는 게임, 플레이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지만 엔딩에 등장하는 영상과 플레이를 즐기지 않았다면 COD4를 모두 즐긴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으므로 꼭 엔딩을 보도록 권하고 싶다. 몇 개의 사진을 더 첨부하면서 부디 필자의 떨리는 이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길 바라며 이만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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