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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스피리츠 컬렉션 6번의 승부가 마침내 정식 발매되었다. 아무리 추억을 파는 레트로 붐이라지만 그 추억을 포장하는 방법에 따라 가치가 정해지는 법, 그간 가정용 게임기로의 이식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일관해온 SNK가 주관한 만큼 걱정이 앞서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작품이 어떻게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투자할 가치를 느끼게 할지 지금부터 이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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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 |
사무라이 스피리츠 6번의 승부(이하 육번승부)는 상당한 볼륨을 갖고 있다. 적어도 2D로 나왔던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는 '거의' 대부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사무라이 스피리츠, 진 사무라이 스피리츠 - 하오마루 지옥변 -, 사무라이 스피리츠 - 참홍랑 무쌍검 -, 사무라이 스피리츠 - 천초강림 -,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네오지오 기반이며 심지어는 옵션마저 네오지오의 그것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사무라이 스피리츠를 처음 시작하는 유저는 아예 옵션도 존재하지 않았던 그 시절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시작할 때 난이도 결정이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전부다. 다른 시리즈도 그 시절의 옵션을 완벽하게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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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대전 모드에서 고를 수 있던 진 사무라이 스피리츠의 쿠로코를 고를 수 있으며, 참홍랑무쌍검의 잔쿠로도 선택할 수 있다(친절하게도 메뉴얼에 전부 기재되어 있다). 더욱 대단한 것은 잔쿠로 2P 선택이 불가능하다는 점인데 이런 부분은 차라리 재현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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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달라진 부분은 컨티뉴 제한이 풀렸다는 것이다. 4개의 크레딧을 성공하지 못하면 2P로, 그것도 안 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게임을 해야 했던 부담감에서 해방된 것이다. 덕분에 예전 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도 살벌했던 난이도의 최종보스인 아마쿠사나, 미즈키, 그리고 잔쿠로와 지겹게 놀 수 있다.
또 이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포즈를 취해 기술표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 기술표에는 무려 숨겨졌던 기술들까지 대거 표시되고 있는데, 진 사무라이 스피리츠의 숨겨진 필살기인 인형화와 하오마루의 천패봉신참, 그 외에 나코루루, 한조, 갈포드 등의 숨겨진 필살기까지 전부 기재되어 있어 예전 게임책을 뒤적일 수고를 덜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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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기반으로 나온 작품으로는 천하제일검객전을 들 수 있는데(제로의 경우 네오지오 기반이라 유메지와 산쿠로를 선택할 수 없다. 파피만 선택 가능), 이 작품은 나름대로 편의성을 제공하여 유저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단 숨겨진 요소가 전부 다 풀려 있어서 플레이어의 노가다 없이도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팬으로서 간과하기 힘들었던 성우진에 대한 부분도 칭찬을 해주고 싶다. 팬이라면 천하제일검객전에서 상당수의 성우진이 바뀐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엔쟈, 스이쟈, 유메지를 제외한 기존 성우 전부를 물갈이 했던 천하제일검객전은 유명 성우의 대거 기용으로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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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우와 잔쿠로 역의 오오츠카 아키오(大塚 明夫)는 애너벨 가토나 솔리드 스네이크를 연기한 사람이고, 나코루루, 레라역의 타카하시 미카코 (高橋 美佳子)는 허니와 클로버의 아유미,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쿠스하를 연기한 분이다. 이 이외에도 강철의 연금술사의 로이 머스탱역과 천주의 리키마루역으로 유명한 오오카와 토오루(大川 透)가 겐쥬로, 쥬베이, 윤페이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 육번승부 버전에서는 오리지널 성우와 바뀐 성우의 목소리를 옵션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기존 나코루루역의 이코마 하루미(生駒 治美)를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꼭 들어보라고 하고 싶다). 또한 무려 영문 음성까지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여 플레이어의 즐거움(?)이 배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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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아니 일곱이잖나? |
사무라이 스피리츠의 팬이라면 네오지오의 최종 작품이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가 아니라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 스페셜임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팬을 위한 작품이라면 당연히 수록되었어야 할 이 작품은 아쉽게도 차후 발매될 북미판에서만 추가될 예정이 있다. 물론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 스페셜이 북미에 발매가 안되었던 작품이기에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완벽'을 기해야 할 팬 서비스 차원에서 이런 식으로 흠집을 내서야 원성을 사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 스페셜은 나름대로 상당한 소장가치를 갖고 있는데 이 시리즈에서만 지원되는 '절명오의' 떄문이다. 몇몇 캐릭터는 모탈컴뱃의 페이탈리티를 연상시킬 정도로 자극적인 연출을 제공해 사무라이 스피리츠 팬들에게는 상당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진 탓에 유저들에게는 그 공백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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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아쉬움을 담아 |
국내판을 주로 즐겼을 유저들에게는 유혈효과나 절단연출이 오히려 생소하겠지만(진 싸울아비 투혼, 파이터즈 스워드, 사무라이 스피리츠 4 패왕전설을 즐겼을 분들 말이다), 옛 추억에 젖어 이러한 부분을 곱씹어 보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일이다. 게다가 예전과는 달리 프랙티스 모드도 생겼고 대전모드까지 지원하고 있다. 여러 가지 에디트 모드와 새로 녹음해준 어레인지 모드는 올드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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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금만 더 편의를 봐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앞서 언급한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 스페셜도 그렇고, 각 시리즈를 넘나들 때마다 생기는 긴 로딩이 생각보다 거슬린다. 게다가 얼마 전 이식한 ‘킹오브파이터 98 얼티메이트 매치’에 비해서 혼자 노는데 필요한 모드들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볼륨을 생각하면 분명 소장가치가 있지만 적어도 미션모드나 과거 시나리오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역사관 정도는 만들어서 각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와 설정, 그리고 성우 등의 외적인 부분도 이야기 해주었다면 팬들에게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멋진 작품으로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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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도 대세를 따라 다시 3D화의 길을 걸으려 하고 있다. 전에 시도했던 3D 버전들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점에는 격려를 아끼지 않고 싶다. 앞으로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가 팬들에게 더욱 감동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차후에 나올 팬 서비스 차원의 작품에서는 이러한 감동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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