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6인치와 같은 큰 화면의 노트북PC 판매량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자상가 진열대에는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작고 얇은 노트북이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대다수 고객은 크고 실용적인 노트북을 선호하고 있다.

노트북은 휴대성이 뛰어난 대신 성능은 한 수 아래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근 데스크톱PC에 버금가는 뛰어난 성능의 노트북이 출시되면서 가정 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데스크톱 대체용으로 15인치 노트북을 고르는 일이 많아졌다.

▲ 화면 크기별 노트북 판매량(2012년 1월~7월 / 출처 : 다나와 리서치)

1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또 하나의 노트북 트렌드 ‘씽크패드’. 이 또한 브랜드가 갖고 있는 묘한 매력으로 다수의 열혈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만고불변(萬古不變)과 같은 이 두 가지 진리가 만난,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노트북 ‘씽크패드 T530’은 성능과 편의성을 모두 갖춰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까지 모두 책임질 수 있는 ‘괜찮은’ 노트북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노트북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씽크패드만의 스타일이 때로는 투박하게 보이지만, 신뢰감을 주는 멋스러움과 탄탄한 견고함은 주로 남성과 직장인 사이에서 노트북의 로망이라 불릴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과거 IBM 시절부터 고집스럽게 지켜 온 시크한 블랙 컬러. 그리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직선라인은 이번 모델에서도 찾을 수 있다. 화사한 맛은 없지만 은은한 멋, 단조롭지만 쉽게 질리지 않는 포근한 느낌을 준다.

상판은 탄소섬유 재질의 강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단단하고, 표면은 우레탄 코팅 처리를 해 손에 착 붙는 느낌을 주며, 스크래치 등 흠집에도 강해 이동성을 추구하는 노트북의 특성을 잘 살렸다. 상판 좌우에는 레노버와 씽크패드 로고가 자리 잡고 있으며, 윗부분에는 노트북 배터리와 전원 모드 상태를 알 수 있는 인디케이터가 있어 노트북 휴대를 자주 하는 이들에게는 노트북을 펼쳐보지 않고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함을 준다. 상판과 하판을 고정시켜주는 잠금식 래치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노트북이 쉽게 열리는 것을 방지해준다.

▲ 15인치다보니 무게는 좀 나가는 편이다. 노트북 본체는 약 2.5kg. 어댑터는 약 0.5kg이다. 모두 휴대할 경우 약 3kg에 이른다.
 

광학디스크드라이브까지 내장한 올인원(All-in-one) 타입이라 3cm가 조금 넘는 두꺼운 편이다. 하지만 좌우측면에는 노트북의 편리한 사용을 돕는 다양한 I/O 포트가 제공된다.
 

▲ 우측면. 좌부터 익스프레스카드 슬롯, 멀티메모리카드 슬롯, ODD, LAN 포트, 켄싱턴 락 홀 순이다.

▲ 좌측면. 좌부터 미디 디스플레이 포트, D-SUB 포트, 두 개의 USB3.0, 한 개의 USB2.0, IEEE1394 순이다.

▲ 후면부. 좌측에 있는 노란색 USB 포트는 모바일 기기 충전용이다. 노트북 전원이 꺼져 있어도 모바일 기기 충전을 도와준다.

USB는 총 4개나 지원된다. 이 중 2개는 USB3.0으로 기존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를 내 준다. 그리고 뒤쪽에 있는 노란색 USB 단자는 모바일 기기 충전용으로도 쓸 수 있다. 노트북이 꺼져 있더라도 배터리에 남은 용량이 있다면 여기에 스마트폰이나 각종 휴대기기를 연결해 충전할 수 있어 상당히 유용하다(물론 노트북이 켜져 있을 때에는 일반 USB2.0으로 동작된다).
 

PCMCIA를 대체하는 익스플레스카드 슬롯을 갖췄으며, IEEE1394, 멀티메모리카드 슬롯, LAN 단자 등 필요한 것은 모두 내장했다. 영상 출력용으로는 D-SUB와 미니 디스플레이포트가 있다. 디스플레이 포트를 이용하면 외부 모니터 연결시 2560X1600 해상도까지 확장해 쓸 수 있다.

막상 없으면 불편한 PC주변장치의 대표적인 것이 ODD다. 최근에는 USB로 대부분 해결한다 하지만 그래도 몇몇 콘텐츠는 CD나 DVD에 담겨있는 것이 많으며, 초보자에게는 USB보다는 CD나 DVD로 OS를 설치하는 것이 더 편하다. T530에는 DVD 슈퍼멀티드라이브가 내장되어 있어 각종 광디스크를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로 녹화한 각종 동영상을 DVD로 만들어낼 수 있다.

▲ DVD 슈퍼멀티드라이브

씽크패드 특유의 뒤로 확 젖혀지는 상판은 노트북을 다양한 자세로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사무실과 같은 곳에서는 외부 키보드를 두고, 노트북을 세워 마치 모니터처럼 쓰려는 일이 많은데 180도 젖혀지는 상판은 이때 아주 유용하다. 그만큼 디스플레이가 위로 올라가 시선을 아래보다는 위로 고정시킬 수 있어 노트북 사용 시 발생되는 거북목 현상도 예방할 수 있다.

▲ 뒤로 180도 젖혀지는 디스플레이

‘명불허전’ 키보드와 빨콩
 

씽크패드를 이야기하는데 키보드를 빼 놓을 수 없다. 하나 하나 누를 때마다 느껴지는 쫀득한 키감. 이것은 직접 만져보지 않고서는 논할 수 없는 씽크패드만의 자랑이다. 특히 T530의 키 면적은 약 30% 더 넓어졌고, 각 키 사이의 공간도 3mm로 충분해 오타까지 크게 줄여준다. 커지고, 넓어지고, 게다가 통통 튕겨주는 특유의 반발력으로 손맛까지 살려줘 키보드를 바라보고 있으면 괜히 눌러보고 싶다는 충동감까지 안겨준다.

▲ 전통적인 7열 키보드 대신 새로운 6열 키보드를 채택했다. 펑션키와 보조키 활용이 잦은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노트북을 사용하다 보면 옆에 있던 컵이 엎어지며 키보드 사이로 음료가 침투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이로 인해 노트북의 천국행이라는 안타까운 현실도 발생된다. T530에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생활 방수 키보드를 적용했다. 실수로 소량의 물이 유입될 경우 내부로 물이 흘러들어가는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켜 사용자가 시스템을 끄고 배터리나 전원을 제거하여 노트북 내 메인보드나 각종 회로, 데이터 손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정말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흔히 빨콩(씽크패드는 초기부터 빨간색의 트랙포인트를 써서 그렇게 불리게 됐다)이라 불리는 트랙포인트. 이 역시 한번 익숙해지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씽크패드의 자랑이다. 손끝을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밀기만 하면 마우스커서가 쓱쓱 움직이기 때문에 조작 방법도 간단하다. 특히 타이핑 중에도 키보드에서 손을 떼지 않고 검지 손가락으로 즉시 마우스 포인터를 이동시킬 수 있어 작업 효율이 늘어난다. 터치패드의 경우 끝까지 이동해도 되지 않아 다시 손가락을 떼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도 사라진다.

기존 노트북에 익숙한 이들을 위해 하단에는 터치패드도 넣었다. 투핑거 멀티터치를 지원하기 때문에 사진을 확대 또는 회전시키거나 페이지를 위아래로 이동시킬 때 손가락 두 개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데스크톱PC에 버금가는 성능
 

메인 프로세서는 인텔이 최근 발표한 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i7-3520M을 썼다. 2.9GHz로 동작되며, 터보부스트 동작시 3.6GHz까지 올라간다. 듀얼코어이지만 하이퍼 스레딩 기술을 더해 총 4개의 스레드를 처리해낸다. 보다 스마트한 멑티태스킹이 되기 때문에 응용 프로그램 간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해진다. 이 정도면 구입 후 몇 년 동안은 프로세서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어지간한 데스크톱PC 못지 않은 성능을 누릴 수 있다.

▲ CPU-Z로 본 CPU 정보

▲ CPU-Z로 본 메인보드 정보

▲ 윈도우 체험지수 결과, 인텔 코어 프로세서 i7-3520M을 써 프로세서 평가는 상당히 높다.

▲ 씽크패드 T530의 주요 장치 정보

그래픽은 내부 처리 코어(아이비프릿지)로 HD4000이 있지만 보다 뛰어난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외부 그래픽 코어로 엔비디아 NVS 5400M(1GB)를 탑재했다. 과거 쿼드로 라인업에 속해 있다가 NVS 제품군(멀티 모니터 지원 등 디스플레이 출력에 특화)으로 독립한 최상위 모델이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해 테스트해 본 결과 내장된 HD4000보다 전체적으로 약 1.5배 높은 성능을 내 준다. 특히 게임에서는 HD4000보다 체감 성능이 더 높다. 디아블로3에서는 HD4000의 경우 어느 정도 게임을 할 수 있는 초당 30프레임 안팎의 성능을 보였지만 NVS 5400M은 60~70프레임에 이르는 아주 매끄러운 게임 환경을 제공했다(1280X720 해상도 기준). 최고 해상도인 1600X900에서도 30프레임이 조금 넘는 성능을 보여줘 씽크패드 T530이 게임용으로서도 손색이 없음을 나타냈다.

▲ 제어판을 통해 3D 사용 프로세서를 설정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는 용량과 가격적인 장점을 고려해 SSD가 아닌 7200rpm 500GB HDD를 달았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노트북 하판 나사만 풀어 내면 쉽게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SSD가 더 저렴해지면 이 때 간단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다.

▲ 메모리와 하드디스크는 하판을 통해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높은 성능을 지닌 T530. 얼마나 쓸 수 있을까? 완충된 상태에서 동영상이 얼마나 오래 재생이 되는지 시간을 재봤다. 재생은 ‘KM Player’를 사용했고, 샘플은 H.264로 인코딩된 720X404 해상도의 동영상을 사용했다.

완충된 상태에서 배터리 경고 후 노트북이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으로 꺼질 때까지 시작을 측정했다. 화면 밝기는 50%, 음량은 30%다. 또한 무선랜은 켜져 있는 상태다. 참고로 리뷰용 샘플로 사용된 T530은 새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최상의 배터리 컨디션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단지 결과값에 대해서는 참고로 봐주기 바란다.

▲ 완충된 상태에서 동영상 재생 결과 3시간 11분이라는 런닝 타임을 보여줬다. 

▲ 분리 가능한 6셀 배터리

측정 결과 3시간 11분 동안 영상을 재생하고 꺼졌다. 동영상 재생은 상대적으로 많은 전력을 소모하므로 일상적인 웹검색이나 오피스 작업 등에서는 이보다 더 긴 사용 시간을 기대할 수 있다.
 

높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발열과 소음 합격
 

높은 성능의 노트북에 반드시 뒤따르는 발열 문제. 그리고 이를 위한 팬 소음. 하지만 T530은 이 모두를 잡았다. 프로세서 및 주요 칩에서 발생되는 열은 뒤편 흡입구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왼쪽 배출구로 내보내는데 이때 '부엉이 날개 팬‘이 동작한다. 부엉이의 날개가 강력한 힘을 내면서도 소리가 없다는데서 착안한 이 냉각팬은 소음이 거의 나지 않는다. 실제 prime95을 돌려 프로세서에 강제로 부하를 준 상태에서도 도서관에서 충분히 쓸 수 있을 만큼 팬 동작 소음은 거의 나지 않았다.

▲ 팬 소음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뒤쪽으로 외부 공기를 빨아들여 좌측 측면으로 내보낸다.

또한 별열 문제도 거의 없다. 특히 올해와 같은 무더위에서는 노트북 사용중 키보드 위쪽으로 슬금슬금 올라오는 열기가 짜증스럽기 마련인데 이 역시 prime95로 강제 부하를 준 다음 30분 후 키보드 위 주요 부분 온도를 측정해 보았다. 배출구 부분만 제외하면 열기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수한 냉각 성능을 보여줬다.

▲ 각 지점별 온도 측정 결과

다양한 부가 기능이 씽크패드 빛내...
 

씽크패드 T530은 자잘한 부분 하나에도 사용자를 고려해 세심한 손길을 뻗쳤다. 때문에 사용하다 보면 다양한 기능에 또 한번 감동받는 것이 씽크패드다.

다른 씽크패드 시리즈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키보드 라이트. Fn키와 스페이크키를 누르면 상단 LED가 켜져 키보드를 밝게 비춰준다. 키보드 밑으로 LED를 밝혀주는 요즘 몇몇 노트북과는 다소 비교되는 부분이지만 최소한의 LED로 효율적으로 쓸 수 있어 유용하다.(가끔 어두운 공간에서 책의 내용이나 메모를 확인하는데도 좋다)

▲ 상단에서 키보드를 밝게 비춰주는 LED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써도 손색이 없게끔 돌비 어드밴스드 오디오 v2(Dolby Advanced Audio v2) 사운드를 지원한다. 영화, 음악, 게임 등 각각의 환경에 따라 최적화된 음질로 제어할 수 있으며, 보더 커진 음량과 깊고 풍부해진 베이스가 게임이나 영화 감상시 사실감을 더해 준다. 특히 키보드 양쪽에 위치한 스피커는 방안을 울려줄 정도로 충분한 공간감까지 만들어 준다.

▲ 상황에 따라 세밀하게 사운드를 조절할 수 있는 돌비 어드밴스드 오디오 v2 제어판

▲ 스피커 양쪽에 내장한 스테레오 스피커

노트북 켜고 윈도우 로그인할 때 매번 비밀번호 넣고 하기 귀찮은 경우가 많다. 가정이라면 모를까 업무용으로 쓴다면 보안측면에서 봤을 때 그다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씽크패드 T530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보안을 위해 지문 인식 기능을 달았다. 한번 등록해두면 매번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손가락 한번만 쓰윽 문지르면 윈도우 로그인이 이뤄진다.

▲ 인증한 사용자만 쓸 수 있도록 한 지문인식장치

▲ 지문인식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어판

노트북은 충격에 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T530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탄소섬유 재질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 작업시 가장 많은 하중을 받는 팜레스트 부분을 특수 프레임으로 제작, 위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흡수하고, 이동중 발생되는 충격에도 내부 부품을 보호한다. 특히 동작중 하드디스크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인해 고장이 나는 것도 다반사. T530은 충격이 감지되었을 경우 하드디스크 작동을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프로텍션 기능을 내장했다. 컴퓨터가 낙하하거나 이와 유사한 충격이 예측되는 경우 하드디스크의 동작을 멈춘다.

▲ 외부 충격으로부터 하드디스크를 보호하기 위한 기능이 제공된다.

이 밖에 Enhanced Experience 3.0(EE3.0)를 지원, 부팅 시간도, 종료 시간도 더 빨라졌다. 평균적으로 보면 40% 정도 부팅 속도가 단축됐으며, 재시작 시간도 3.7배 정도 더 빨라졌다. ‘PC를 오래 쓰니 느려졌어요’라는 말처럼, 쓰다보면 이래저래 설치할 수 밖에 없는 각종 S/W가 있다. 이 때문에 부팅 속도가 느려지기도 하지만, 이 것도 부트쉴드 기능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레노버의 태블릿 제품군에 들어가는 일종의 런처인 SimpleTap도 재미있다. 타일 형태로 어플리케이션을 배치해 쉽고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 비록 터치 스크린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마트폰 사용하듯 색다른 UI를 느낄 수 있다.

▲ 타일 형태로 어플리케이션을 배치해 쉽고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SimpleTap

다목적 노트북 ‘씽크패드 T530'

시원하게 깔린 키보드와 넓은 모니터. 게다가 게임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성능도 괜찮다. 이것이 15인치대 노트북의 매력이고, 그래서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씽크패드 T530은 15인치의 이러한 장점을 충분히 살린 노트북이다.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집안의 메인PC로서도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하는 다목적 노트북이다.
 

  글 / lovesare 테크니컬라이터
기획 및 진행 / 정소라 기자 ssora7@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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