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반기 국내 수입차 판매량을 통해 올해 수입차 시장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올 상반기 수입차도 국산차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끝난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5%→3.5%)와 신차 효과에 힘입어 높은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에서 12.5%로 1.5% 축소됐습니다. 수입차 시장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판매량이 감소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논란' 하반기 출시되는 신차에 대한 대기 수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올 상반기 수입차는 11만6749대가 판매됐습니다, 전년 상반기(11만9832대)에 비해 3083대 (-2.57%)감소한 것으로 절대적인 감소량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소세 인하로 국산 차량 판매가 증가한 반면, 수입차는 줄어들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점유하는 비중은 지난해(16.6%)보다 2% 하락한 14.6%로 집계됐습니다. 하반기 판매량을 봐야하겠지만 올해도 수입차 판매량은 15~18%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수입차 브랜드별 2016년 상반기 판매량(람보르기니는 2015년 집계되지 않음)
브랜드별 판매량을 확인하면 상반기 수입차 시장 1위는 메르세데스벤츠로 나타났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상반기 2만4488대를 팔며, 국내 수입차 시장점유율 21%를 달성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C클래스와 등 세대교체를 한 모델과 기존 모델이 골고루 좋은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하반기 본격적으로 신형 E클래스가 판매될 경우 총 판매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2위는 2만3154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에서 19.8%를 차지한 BMW로 나타났습니다. BMW는 3시리즈와 5시리즈를 중심으로 좋은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신형 7시리즈 경우에는 기대보다 판매량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3위는 아우디(1만3058대, 11.2%)였으며, 4위는 '디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폴크스바겐으로 1만2463대를 판매했습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동기(1만8635대)보다 33.1% 감소하며 점유율도 15.6%에서 10.7% 낮아졌지만, 3위를 지켰습니다.
독일 4개 브랜드를 제외하고 다른 자동차 업체들은 1500~4000대 가량을 판매해 5% 이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2000년 후반부터 독일 4개 브랜드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5위는 포드(5738대, 4.91%), 6위는 랜드로버 5502대(4.71%)로 집계됐습니다. 7위는 렉서스(4489대, 3.85%), 8위는 미니(4312대, 3.69%), 9위는 도요타(4282대, 3.67%)였으며, 10위는 혼다(3112대, 2.67%)가 차지했습니다.
가장 적은 판매량을 보인 브랜드는 한달에 10대 이내 판매되는 슈퍼카, 럭셔리 브랜드입니다. 람보르기니는 상반기 11대 판매돼 0.01%를 기록했으며, 롤스로이스는 30대(0.03%), 벤틀리는 161대(0.14%)가 판매됐습니다. 페라리와 애스턴마틴, 맥라렌은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슈퍼카와 럭셔리 브랜드를 제외하면 상반기 1000대 미만 판매된 브랜드는 캐딜락(307대, 0.26%), 피아트(307대, 0.26%), 시트로엥(233대, 0.2%)로 나타났습니다. 캐딜락 경우에는 한국지엠이 판매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시트로엥도 세대 교체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하반기 판매량 변동이 예상됩니다.
전체 수입차 시장이 축소한 반면 상반기 판매량을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성장이 눈에 띄는 브랜드들이 보입니다. 의미 있는 성장률을 살펴보면 우선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해 대비 68.4%가 증가(3267대 -> 5502대)했습니다. 대부분 고가 모델이 주력인 재규어랜드로버의 판매 증가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독일 4개사 중심에서 다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로 큰 성장을 한 것은 인피니티(1362 -> 1889대, +38.7%)입니다. 인피니티는 주요 차종을 Q, QX 시리즈로 재편하고 있으며 볼륨모델인 Q50 판매량에 힘입어 판매량이 증가했습니다.
이외에 혼다코리아(+27%), 볼보코리아(+26.7%), 렉서스(+23%)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습니다. 판매량 증가한 브랜드들은 지난 연말 또는 상반기 신차,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한 브랜드들로 판매량에 신차효과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어든 브랜드는 푸조(-37%), 폴크스바겐(-33.1%), 벤틀리(-27.8%), 포르쉐(-18.3%), 크라이슬러코리아(-16.3%) 순이었습니다. 폴크스바겐은 주력 모델들의 판매량은 줄지 않았지만, 배기가스 논란으로 전체적인 판매량에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 상반기 수입차 연료별 차량 판매량
연료별로 상반기 판매 차량을 비교해보면, 여전히 디젤 비중이 64.8%(7만5676대)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솔린은 29.3%(3만4242대), 하이브리드는 5.8%(6724대), 전기차는 0.1%(107대)로 나타났습니다. 부문별로 가장 큰 성장을 한 부문은 하이브리드로, 지난해 4270대에서 6724대로 57.5% 성장했습니다. 하이브리드는 도요타와 렉서스 모델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디젤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지난해 상반기(68.4%, 8만2023대) 대비 하락했으며,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논란 이후 그동안 친환경 연료로 알려진 디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어, 하반기에는 하이브리드나 가솔린 모델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는 지난해 판매량인 130대에 비해 오히려 줄었는데, 이는 현재 판매되는 전기차가 실제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시범사업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2016년 상반기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2016년 상반기 수입차 단일 모델 판매 1위 폴크스바겐 티구안
폴크스바겐 '티구안'은 상반기 4164대가 판매돼 디젤 배기가스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베스트셀링카로 꼽혔습니다. 티구안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독일 SUV라는 점에서 인기를 끌어왔으며, 곧 세대 교체 모델이 등장할 예정인 가운데 수입사의 출시 이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량이 증가했습니다. 또, 현재 진행중인 배기가스 논란으로 인해 재고를 빠르게 소진했던 것도 판매량 증가의 이유로 보입니다. 베스트셀링카 3위에도 폴크스바겐 골프(3061대)가 올라왔습니다.
2위는 메르세데스벤츠 E220 블루텍(3236대), 4위는 BMW 520d(2987대), 5위는 아우디 A6 35 TDI(2692대), 6위는 렉서스 ES30h(2631대)로 꼽혔습니다. 7위는 BMW 320d(2671대), 8위는 포드 익스플로러 2.3(2276대), 9위는 메르세데스벤츠 GLC 220d 4매틱(1932대), 10위는 BMW 520d 엑스드라이브(1916대)로 나타났습니다.
베스트셀링카를 보면 두 가지 특징이 수년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지속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독일차, 디젤 모델의 인기가 높습니다. 10위 내에 있는 모델 중 포드 익스플로러와 렉서스 ES350h를 제외하면 8대가 디젤 모델입니다. 또, 골프를 제외하면 9개 모델이 중형차와 SUV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입차 업체들이 2000~3000만원대 소형차를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판매량은 중형세단과 SUV에 몰려 있습니다. 이는 중형세단과 SUV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 성향과 관계가 있지만, 그 외에도 소형차, 준중형차의 가격경쟁력은 여전히 국내 업체들이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수입차가 대중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시장을 이끌어가는 모델은 4000~6000만원대의 중고가 모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 중 개인구매는 7만6051대, 법인구매는 4만698대로 개인 비중이 65.14%, 법인 비중이 34.86%로 나타났습니다. 수입차 시장에서 개인 비중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향후 법인의 수입차 구매에 대한 제한을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에 개인 비중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 상반기 수입차 지역별 판매량
지역별로는 경기(20.1%, 2만3473대), 서울(2만1554대, 18.5%), 인천(1만9752대, 16.9%), 부산(1만1445대, 9.8%)로 4개 시도가 전체 65.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구와 경남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들은 1000~2000대 수준(약 2%)의 등록 대수로 집계됐으며, 수입차가 많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지방에서는 수입차 비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차 등록이 가장 적은 지역은 세종시(481대, 0.4%)와 울산(1449대, 1.2%)로 지역적인 특징 때문에 수입차 등록이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은 국내외 신차와 폴크스바겐, 아우디 배기가스 관련 이슈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국산차 경우 수입차 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현대차 제네시스 G80, 신형 그랜저가 수입 중형세단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E클래스를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고, 연식 변경 모델로 대응을 할 예정입니다.
BMW 경우 판매량 확대를 위해 월마다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진행했던 전략을 바꿔, 가격 유동성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분도 수입차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주부터 판매 중지에 돌입한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 중단의 여파가 어느 정도 갈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독일 빅4중 2개의 브랜드가 빠진만큼 이 수요는 다른 브랜드로 쏠리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같은 변화가 다른 수입차 업체 또는 국산 자동차 업체로 갈지, 아니면 대기수요로 남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츌처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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