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밴드는 더 이상 신기한 제품이 아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아이템으로 변해가고 있다. IT를 다룬다면 누구든지 만들 수 있고 팔 수 있는 제품이 된 느낌이다. 비교적 값도 싸다보니 더욱 그런 느낌이다.
이런 스마트밴드는 몇 가지 큰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운동기능을 강조한 제품이다. 조본, 런타스틱, 핏빗처럼 괜찮은 앱을 기본으로 갖추고 다양한 운동과 수면 측정 등을 쓸 수 있다.
두 번째는 간결한 알림기능을 갖춘 제품들이다. 주로 중국산의 이름 없는 제품들이 많은데, 만보계 기능에 스마트폰 알림기능을 더한 정도다. 예전의 미밴드가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을 수 있다. 보통 액정도 없다.
특화된 기능을 강조한 제품도 있다. 수면분석이나 심장박동 체크는 기본, 체질량분석에 혈압체크 등 예전에는 전문 장비에서나 가능했던 일을 작은 스마트밴드가 해치우는 제품도 있다. 인바디가 이 분야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소니나 삼성은 조금 다르다. 가전회사,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답게 스마트폰과 연결을 무엇보다 우선한다. 그래서 이런 저런 기능을 꾹꾹 눌러 담았다. 삼성이 최근 선보인 기어핏2는 스마트밴드인지 스마트워치인지 헷갈릴 정도로 비싸면서, 기능과 화면 역시 화려하기 그지없다.
이런 격전지에 이름도 생소한 37 스마트밴드(37 Smart Band)가 참전했다. 값만 봐서는 그저 그런 보급형 스마트밴드처럼 생각했는데, 혈압과 심장 박동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기본으로 호흡, 피로도, 기분 변화까지 체크할 수 있는 재주 많은 스마트밴드다. 참고로 37이라는 이름은 면역력에 가장 좋은 체온인 37도를 뜻한다.
사양
크기 / 무게 : 145-209mm / 21g
배터리 : 리튬 (157mAh)
방수 : IP54
통신 : 블루투스 4.0
밴드길이 : 247mm
값 : 134,900 (공식홈페이지 기준)
판매처 : 미몰(www.mimall.co.kr)
물어 볼 곳 : 이지솔라 http://www.37body.co.kr/
스마트밴드에서 디자인을 말하는 것은 별 다른 의미가 없다. 하물며 값이 그리 비싸지 않은 보급형 제품은 더욱 비슷비슷하다. 액정이 없는 생김새에 밴드와 본체는 분리된다. 충전을 위해서는 따로 어댑터를 끼우고 여기에 충전기를 연결해야하는 방식이다. 자석식이나 전용 충전 크레들이 있으면 좋겠지만, 값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된다. 한번 충전하면 약 5일 정도를 쓸 수 있다고 하는데, 혈압측정 등을 자주했더니 4일 정도 쓸 수 있었다.
다양한 기능을 담은 덕분에 본체는 생각보다는 조금 큰 편이다. 남성은 큰 상관없겠지만, 손목이 가는 여성들은 조금 헐렁할 수 있겠다. 충전할 때는 작은 LED가 있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밴드는 항상 손목에 차는 제품이다. 즉 몸에 직접 닿는다는 뜻. 일부 유명 브랜드에서도 밴드에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있어, 피부 발진 등을 일으킨 사례가 있었다. 며칠 동안 써보았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고, 착용감 역시 나쁘지 않다.
이 제품에서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다름 아닌 다양한 건강측정기능이다. 먼저 혈압 측정. 손목형 혈압계가 있기는 하지만, 측정 원리는 전혀 다르다. 보통 혈압계가 손목이나 팔뚝을 감싸는 커프와 압력센서를 써서 혈압을 측정하는 것과 달리 이 제품은 뒷면의 광센서를 이용해 측정한다. 참고로 이 제품이 강력한 건강관리기능을 갖추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의료기기는 아니라는 점과 혈압측정이 메인 기능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두길 바란다.
본격적인 의료용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내 혈압을 확인하는 용도로는 충분하다. 비교를 위해 비교적 신뢰도가 높은 오므론 제품과 비교해보니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혈압이라는 것이 측정부위에 따라서도 약간씩 차이난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수준이다. 오히려 혈압 측정할 때 압박이 전혀 없어 팔이 아프거나 하는 경우가 없어 매우 편하다. 보통 가정용 혈압계를 구입해서 매일 같은 시간 혈압을 재는 것이 기본이지만, 이 제품은 그냥 밴드를 차고 있는 것으로 정해진 시간에 혈압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혈압은 물론 심장박동과 호흡도 측정할 수 있다. 보통 스마트밴드가 심장박동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무엇보다 37스마트밴드만의 특징이라면 이런 신체적인 측정수치를 기본으로 피로와 감정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온화, 흥분, 불안, 비관, 우울 등 5단계로 기분 변화를 측정하고, 이에 대한 설명도 볼 수 있다. 중국어를 그대로 번역한 듯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예전 바이오리듬처럼 신체측정수치를 기본으로 하는 분석은 나름 재미있다. 제조사에서도 설명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참조하는 정도로만 써야지, 맹목적으로 믿을 정도는 아니다.
스마트밴드는 철저한 개인용 기기다. 그런데 혈압측정이나 피로, 감정체크는 쓰다보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한 번쯤 해주고 싶을 때가 있다. 문제는 이런 수치가 누적되어 정작 중요한 내 데이터도 이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럴 때는 게스트모드를 쓰면 그런 걱정 없이 재미있게 가족이나 친구도 측정할 수 있어 좋다.
기왕 분석을 시작했으니 그 다음은 수면분석이다. 요즈음처럼 열대야로 잠들지 못하는 밤에는 누구든지 잠을 이루기 쉽지 않고, 다음날 피곤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수면패턴체크는 물론 다음날 오전에 마치 보고하듯 전날 밤 수면 모니터링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앱은 전체적으로 대륙느낌이 물씬 풍긴다. 어찌 보면 미밴드가 쓰는 미핏과도 얼추 비슷하다. 사실 스마트밴드앱의 디자인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곳곳에 남아있는 어색한 중국풍을 최대한 우리 실정에 맞게 바꿔주는 것은 앞으로 남은 과제인 셈이다.
다양한 기능과 함께 이 제품만의 재미있는 기능 하나는 적극적으로 친구와 공유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밴드를 쓰는 친구나 가족을 등록해두면 서로 연결된다. 이미 다른 스마트밴드나 앱들이 주로 SNS를 통해 연결해서 응원하는 것과 달리, 가족리스트라는 개념으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연결된 가족끼리 운동 상태가 아닌 건강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색적이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져 계신 부모님과 자녀가 37스마트밴드로 연결되면 서로 가족의 건강상태를 미리 알아 대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은 아쉽다.
건강분석에 특화된 제품이다 보니, 운동관련 기능은 빈약한 편이다. 간단한 만보계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비교를 위해 런타스틱 오빗과 같이 차고 같은 걸음을 걸어보니 약간 걸음수가 많이 나오는 편.
이 제품은 단순한 운동을 위한 스마트밴드라기보다는 다양한 신체관련측정을 위한 측정기에 가깝다. 그런 까닭에 액정은 아예 없지만, 쓰는 이에 따라서는 액정이 아쉽다고도 느껴질 것 같다. 단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 등이 왔을 때 알람기능이 없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결국 37스마트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싼 값에 쉽고 편하게 혈압, 심장박동, 수면체크 등 신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기능을 하는 제품들은 보통 이 제품보다 몇 배는 비싸다. 측정 수치를 바탕으로 하는 기분 변화와 피로도 등도 재미있다. 무엇보다 이를 가족,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제법 쓸모 있다. 운동을 위한 스마트밴드가 아닌, 건강지킴이 스마트밴드를 고른다면, 부담 적은 37스마트밴드는 괜찮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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