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이루는 컴포넌트 중 그 영향력이 막대한 컴포넌트를 꼽자면 CPU/ 메인보드/ 파워서플라이를 꼽을 수 있다.
CPU는 PC의 두뇌이자 각 컴포넌트를 제어하는 전체 성능의 핵심 컴포넌트로, 메인보드는 각 컴포넌트를 연결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파워서플라이는 PC의 구동에 필요한 전력 공급 장비로,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을 들자면 그 자체의 문제가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한동안 각종 논란이 있던 파워서플라이의 경우 문제 발생시 그 자신만 고장 나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컴포넌트도 같이 고장내버릴 수 있고, CPU와 메인보드는 전체 시스템의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한다.
그 중 메인보드는 주요 PC 컴포넌트를 연결하고 메모리와 CPU 클럭, 확장 슬롯의 PCIe Lane 버전, 쿨링팬의 동작 속도 등을 조율하는데서 착안해 마더보드(Motherboard)로도 불린다. AMD와 인텔 양사의 칩셋으로 통일된 현재는 제조사별 안정성과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어 PC 구성 시 예산이 부족할 때 용도와 성능을 우선 고려하다 보면 깊은 고민없이 고르기 쉽다.
그러나 아무리 기본적인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고는 해도 불량율 0은 불가능하며, 운 나쁘게 불량 메인보드에 당첨될 경우 다른 컴포넌트와 달리 서비스나 교환을 위해 전체 시스템 분해라는 아주 골치 아픈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때문에 어지간히 비용이 부족하지 않다면 최소한 브랜드와 커뮤니티의 소비자 평 정도는 살펴 본 후 안정성이 검증된 제품을 선택하기 마련이고, 메인보드 제조사에서도 이처럼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독자적인 브랜드 제품을 선보인다.
하이엔드서 메인스트림으로, 안정성 중시 메인보드
안정성과 내구성을 우선한 메인보드 등장 전 메인보드 제조사는 성능을 우선시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대표적인 것이 ASUS의 ROG(Republic of Gamers) 시리즈로, CPU와 메모리 오버클럭 및 게이밍 성능을 위한 멀티 GPU 구성, 고성능을 버틸 수 있도록 강화된 내구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설계, 메모리 호환성을 위한 MemOK, 화려한 색상과 LED 튜닝 등 전체 기술을 집약한 제품군이지만 그만큼 높은 가격과 일부 하이엔드 게이머 층을 겨냥하였기에 대부분의 메인스트림 사용자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게이밍 시리즈는 그 자체로 안정성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가 적용되지만, 비용에 민감한 메인스트림 사용자에게는 게이밍 시리즈의 화려함과 성능보다 문제없이 오래 쓸 수 있어 A/S 비용과 시간, 귀찮음에서 해방시켜줄 내구성 및 안정성이 현실적으로 더 와닿기 마련이다.
이러한 소비자층을 겨냥해 메인보드 제조사들에게 별도의 제품군을 런칭했지만, 초기에는 또 다른 게이밍 시리즈에 가까운 모습으로 선보여 여전히 메인스트림 사용자들의 접근성이 높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ASUS가 2009년 5년 보증과 밀리터리 클래스 인증을 내세우며 Sabertooth 55i로 처음 선보인 TUF 시리즈는 5년 보증 및 'TUF - The Ultimate Force' 구분되었다.
ASUS 외에 다른 메인보드 제조사에서도 내구성과 안정성 강화를 내세운 별도 라인업을 런칭한 바 있으나 현시점에서는 ASUS의 TUF 시리즈 외에는 별도 라인업을 찾아볼 수 없으며, ASUS는 인텔 커피레이크 대응 300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에서 TUF 시리즈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TUF Gaming' 시리즈로 제품군 명칭을 바꾸고, 보증 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조치를 취한다.
하이엔드 게이머는 보다 고성능 최신 컴포넌트를 찾아 업그레이드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지만, 성능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고 비용에 민감한 메인스트림 사용자는 장기간 사용 중 최신 소프트웨어 대응 성능 부족이나 고장과 같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업그레이드 주기가 길다.
이러한 차이 외에도 앞서 이야기한 A/S 이슈 발생 시 불편함이나 작업 중단 이슈 등의 요인 때문에 안정성과 내구성을 우선시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메인보드 제품군은 다른 메인보드 제품군과 비교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인텔 CPU와 ASUS 메인보드의 국내 유통사인 코잇이 출시 중인 ASUS TUF B360M-Plus Gaming 메인보드를 예시로 살펴보았다.
극한 상황에서의 안정성 보장, 미군용 테스트를 통과한 TUF 컴포넌트 사용
ASUS TUF 시리즈를 비롯해 내구성/ 안정성 강화 메인보드의 가장 눈에 띄는 특성은 바로 일반 메인보드보다 극한 환경에서 대응할 수 있는 컴포넌트를 사용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메인보드 컴포넌 트 중 상대적으로 작업 부하가 높은 CPU와 메모리 전원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설계한 전원부를 구성하는 초크와 모스펫, 캐퍼시터를 들 수 있다. '천궁'을 비롯해 한때 관련 업계를 떠들석하게했던 일부 뻥파워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전원 공급 설계가 부실하다면 최악의 경우 파워서플라이 뿐 아니라 CPU와 메인보드, HDD, 그래픽 카드가 동시에 고장 날 수 있다.
이는 파워서플라이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메인보드의 CPU와 메모리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원부도 마찬가지라, 전력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충격과 발열, 그에 따른 물리적 변형 등 극한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면 시스템 불안 및 CPU 또는 메모리의 동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ASUS TUF B360M-Plus Gaming 코잇 메인보드와 같이 안정성과 내구성을 중시한 제품군은 가성비를 중시한 제품들과 달리, 보통 미국방성 규격을 통과한 밀리터리 클래스 초크와 모스펫, 캐퍼시터 기반으로 설계해 대응한다.
미국방성 규격은 일반 사용자 대상 제품보다 온도/ 습도/ 충격/ 진동 변화가 큰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을 요구하는데, 대표적으로 본 제품에 쓰인 TUF 캐퍼시터는 5000시간의 수명과 영하 70도부터 영상 125도 환경에서 안정적인 동작을 보장한다. 추가로 밀리터리 클래스의 열 충격 테스트/ 습기 저항 테스트/ 소금 스프레이(부식 테스트) 진동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초크는 진동/ 온도 변화 테스트, 모스펫은 열 충격과 진동, 물리 충격 테스트를 통과했다.
그만큼 동작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서도 각 컴포넌트의 안정적인 동작해 사용 중 고장 발생 가능성이 낮춰준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사용 중 A/S나 트러블 슈팅에 걸리는 시간을 낮춰주기 때문에 안정성이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테스트 시스템이나 업무의 연속성이 필요한 사무용 시스템, 비주기적으로 시스템 부하가 변하는 메인스트림 게이머들에게 유용하다.
이 외에 ASUS TUF B360M-Plus Gaming 코잇 메인보드에 쓰인 TUF LANGuard도 밀리터리 클래스의 습기/ 진동/ 물리 충격/ 열 추역/ 소금 스프레이/ 솔벤트/ 용접 내구 테스트를 통과해 LAN을 통한 서지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한다.
추가로 외장 HDD나 USB DAC, 키보드 등의 외부 장비 연결 및 분리시 발생할 수 있는 ESD로 인한 제품 손상 방지를 위해 업계 표준보다 50% 이상 강력한 ESD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칩이 사용되었고, 어떤 컴포넌트가 어떤 미국방성 밀리터리 규격을 충족하는지 인증서가 첨부된다.
메인보드에서 다른 부분보다 부하가 높은 영역이 CPU와 메모리의 전력 공급을 위한 전원부이기에 밀리터리 인증 컴포넌트가 사용되면서 가장 눈에 띄지만, 전반적으로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ASUS TUF 처럼 내구성을 중시한 제품군에도 ASUS PRIME 시리즈같은 가성비를 중시한 제품군에서 지원되는 기능도 동일하게 지원된다.
예로 PCIe 슬롯의 세이프슬롯(Safeslot) 디자인을 들 수 있는데, 그래픽 카드나 여타 확장 카드의 업그레이드나 교체 중 파손 방지를 위한 금속 재질의 커버를 더한 강화 설계다. 이를 통해 내구성을 최대 1.8배 높였고, TUF LANGuard와 같이 백패널 I/O쪽의 전자기 충격에 대비한 ESD GUADRS, 시스템의 주요 열원과 연동해 시스템 쿨링팬의 동작을 조절할 수 있는 FAN XPERT 2+ 기술도 지원한다.
ASUS TUF B360M-Plus Gaming 코잇 메인보드는 CPU와 메인보드의 온드를 측정해 쿨러 동작 정책을 설정할 수 있으며, 메모리 안정성과 성능을 높이기 위한 옵티멤(Optimem) 설계도 적용되었다.
ASUS에서는 PRIME 시리즈와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앞서 이야기한 밀리터리 클래스 컴포넌트 사용이지만, TUF 시리즈는 그 외에도 독자적인 밀리터리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ASUS는 다른 업체들과 협동으로 컬러링을 포함한 전체 시스템 디자인을 밀리터리 스타일로 꾸밀 수 있도록 최근 TUF 얼라이언스 구성을 발표하였으며, 케이스와 메모리, 쿨러, 파워서플라이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메인스트림 사용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안정성/ 내구성 강화 메인보드
ASUS ROG 시리즈로 대표되는 하이엔드 메인보드가 높은 성능과 다양한 기능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구성과 안정성이 필요하다면, 비용에 민감한 메인스트림 사용자는 장기간 부분적인 업그레이드 끝에 마지막으로 교체할 때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기 위한 관점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바라본다.
ASUS PRIME 시리즈와 같이 가성비를 중시한 기본 제품군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초기 불량이 아니라면 대부분 보증 기간인 3년 내에는 대부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성능과 기능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일반 메인스트림급 사용자들의 업그레이드 주기는 대략 3년을 경계로 한다.
결과적으로 가격에 민감한 사용자들에게 ASUS TUF 같은 내구성 강화 모델의 필요성은 가성비급 제품보다 특별히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며, 2018년 6월 현재 ASUS외 타 제조사의 내구성 및 안정성 특화 브랜드 메인브도의 신제품 출시는 중단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ASUS는 ROG 급의 하이엔드 게이머 층에서 메인스트림 게이머 층을 겨냥한 컨셉 변경과 밀리터리 컨셉 디자인 바탕의 TUF 얼라이언스 구성을 통해 ROG는 부담되고 프라임은 아쉬운 사용자층을 겨냥한 변신을 시도했다.
품질이 상향평준화된 현실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요소가 되었고, ASUS TUF 시리즈도 다른 제조사의 대응 제품군처럼 언젠가 사라질지, 타 제조사에서도 부활 시킬지는 알 수 없어도, 가격대 성능비를 고민해야하는 대부분의 메인스트림 사용자들에게 어울리는 또 다른 선택지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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