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시어터도 감독판이 있다? THX를 알아보자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THX 인증 홈시어터

THX는 간단히 정의내리면 영화감독이 스튜디오에서 경험하는 영상과 음향을 집에서 구현하는 기술이다.
지금 THX는 현재 홈시어터와 프로젝터, 심지어 하이파이와 이어폰까지 인증범위가 넓어졌지만, 이 규격을 제안한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의 원래 의도는 자신이 만든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 영화스튜디오에서 작업하던 것과 영상과 음향이 너무나 다른 점에 충격을 받아 이 갭을 극복하고자 만든 규격이고 보정 방법의 제시였다.

따라서 THX 인증 제품이란 성능과 특성이 영화제작 스튜디오급에 가깝게 완성되고 세팅되어 있는 제품을 말한다.

 

예를 들면, 하이파이 스튜디오 모니터형 스피커와 개념상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쪽은 주로 스테레오 채널의 하이파이 스피커에 국한된 개념인 반면 THX 인증은 영상과 음향을 포괄하는 영화에 기반하기 때문에 상당히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복합적인 규격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 THX 인증 제품이나 기술은 최상급 오디오와 비디오 시스템에 주어지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고가이긴 하지만, 하이파이 분야에서 말하는 하이엔드와는 조금 방향이 다르다. 즉, 최대의 물량 투입이나, 고도의 만듦새나, 극한적인 해상도나, 초노급의 출력이나 오디오적인 쾌감을 추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원본을 최대한 보전하는 정확성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오히려 레퍼런스라는 표현이 THX를 규정짓는 또 다른 개념일 것이다.

 

실제, 일부 인기 프로젝터나 고가의 제품들도 THX의 기준으로 측정해보면 특정한 색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레드나 블루 톤을 조정해서 색온도를 바꾸어서 실제보다 화려하게 보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지나치게 원색계통을 강조하거나 특정 음역이 부풀려진 왜곡된 영상과 소리의 가장 큰 문제점을 사실성이 떨어진다는 점 말고도 눈과 귀의 피로도를 급격히 높일 수 있다는 데에서 또 다른 단점을 지니다. 따라서 THX 표준은 장시간 시청이나 편집 작업에 어울린다.

그래서, THX 인증제품군과 THX 보정을 거친 후 느껴지는 인상은 자연스러움이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모아진다.

그렇다면 밍숭맹숭 별 특징 없는 게 THX란 말인가? 설마, 최첨단을 걷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감독이 원하는 것이 그런 평범함은 아닐 것이다. 정확성에 기반한 원본 지향, 소위 감독판을 스튜디오에서 최종적으로 마스터링할 때의 짜릿한 체험을 홈시어터 유저와 공유하고자 하는 기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그들식으로 표현하면

"THX의 목표는 스카이워커 렌치를 여러분의 집에 복제하는 것이다"

한편, 비판론자들에 따르면 궁극의 홈시어터를 구현하기 위해 THX가 만능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면 몰입형 음장 모드인 돌비애트모스 음향에 대한 THX 기준은 마련된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 THX 음향 보정은 스피커의 거리 오차, 룸모드의 작용에 의한 특정 음역의 강조를 보정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탄탄한 골격이 갖추어진 상태에서의 돌비 애트모스 음장 모드 역시 기하학적인 정확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본다.

 

위의 설명에서 보여지듯 THX 인증기준은 S/N비나 하이레졸루션 인증등과 달라 단일한 항목에 대한 인증이 아니다. 단순히 출력이 높다, 명암비가 높다 등등처럼 소위 높은 스펙을 가지고 제품의 강점으로 어필하는 경우, 스펙보다 못한 체감효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THX의 기준은 결과물로서의 종합적인 퍼포먼스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포괄적인 인증의 가치는 영화감상자의 입장에서 본 것이라는 데에서 다른 기준과 차별화된다.

이를 위해, 예를 들면 음향에선 정재파의 제어, 룸모드의 작용, 특정 대역과 위상차 등등 영상에선 그레이 스케일 보정에서부터, 감마조정, 명암비 보정, RGBCYW 색보정 등 각각의 다루는 항목도 다양할 뿐더러 각 파트마다 다루어지는 내용 역시 방대하다.

종종 리시버나 스피커, 프로젝터에 돌비 로고와 마찬가지로 THX 로고가 찍힌 제품들이 보이는데, 바로 이런 제품들이 THX가 제시하는 각 제품별, 레벨별 분야별로 지정된 항목 테스트를 통과한 모델을 뜻한다.

 

THX 인증 홈시어터 제품들을 예로 들어보면

대표젹인 영상장비로는 벤큐의 W11000 4K 프로젝터가 있다.

W11000은 BenQ 사상 최초의 4K 프로젝터로서 THX 인증을 받기 위해  Rec 709 색역을 지원하고, 이상적인 색온도, 정밀한 감마값, 명암비를 갖춘 THX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영화 애호가일지라도 무삭제 감독판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대중적인 일반판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 이 THX 모드는 다른 영상 모드중 하나로 선택 가능하다. 문제는 이 기종이 얼마 전 단종 되어서 정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순정 THX는 아니지만 THX와 ISF의 엔지니어와 공동개발한 CinematicColor 감독이 의도한 색감을 전달하기 위한 기술로 THX의 영상 개념에 가장 가깝다. 이 기술이 들어간 프로젝터로는 벤큐의 4K 입문기인 W1700이 눈에 띈다. 화려한 색보다는 자연색을 선호하는 홈시네마 유저라면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듯 하다.

 

홈시어터 음향쪽으로는 독일 마그낫사의 시네마 울트라 THX 홈시어터 스피커가 두드러진다. Ultra2 인증을 받은 제품 자체가 거의 희귀할 뿐더러 이보다 낮은 인증을 받은 제품군도 매우 고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역시 합리적이다(싸다는 뜻은 아니다.)

 

심지어 여기엔 색상, 벽부착을 위한 규격까지 지정되어 있는데, 스피커는 베사(VESA) 호환 브라켓을 사용해서 단단한 벽부착이 가능해야 한다. 또한 영화 관람시 빛을 반사시키지 않는 표면마감과 색상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무광의 검정에 가까운 진회색을 띠고 있다.(이런 점에서 화려한 외형을 뽐내는 하이엔드 오디오와 가는 길이 다르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울트라2 인증을 받기 위해선 거대한 서브우퍼가 필수적인데, 마그낫사는 겨우(?) 12인치(30센티미터) 드라이브 1개와 12인치 패시브라디에이터를 가지고 이 기준을 통과했다고 자랑한다. 이 작다는 서브우퍼의 정격 출력은 550W이고 무게는 32kg이다. THX 기준을 통과한 가장 작은 서브우퍼라고 한다.

시네마 울트라 세트는 프론트와 리어, 서라운드 백, 돌비 애트모스 등 5.1채널부터 5.1.2와 그 이상의 멀티채널 구성이 가능하도록 각 파츠들이 구비되어 있다.

 

음향은 발성체만 가지고 낼 수 있지 않다. 소스기기에서부터 멀티 채널 앰프까지가 갖추어져 있어야 하는데, 온쿄의 최신형 9.2채널 AV리시버 TX-RZ730과 음질 강화 버전 7.2채널 TX-RX820이 THX 인증 제품이다. THX SELECT 인증 컴포넌트는 스크린과 시청자의 거리가 대략 3미터이면서 용적이 57입방미터의 공간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한다.

 

이 제품은 Onkyo Music Control App을 이용해서 타이달이나 디저, 스포티파이등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트랜디한 제품이기도 하다.

 

아직, 한가지 놓친 부분이 있다. 이 하드웨어가 현장(사용자의 룸)에서 스튜디오 퀄리티에 걸맞게 작동하도록 세팅하는 전문적인 보정 기술이 들어가야 나머지 2%를 채워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장 보정 기술에 대해서도 음향과 영상 앙면에 인증을 부여하고 있고 교육과 테스트를 거친 후(안타깝지만 수료를 위한 교육 역시 매우 고가인데다가 정교한 전문 장비를 구비하고 있어야 테스트에 응할 수 있다.) 수준에 따라 레벨 1에서 3까지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AV프라임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두 분야 모두에 대한 자격을 획득하였다. 이 서비스는 꼭 THX 인증 제품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THX에서 권장하는 성능이 나오도록 설정하는 세팅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존 사용자들도 시도해 볼 수 있다.

 

THX 하드웨어와 칼리브레이션의 풀세트로 구성한 홈시네마는 어느 정도 수준의 영화를 보장할까?  THX는 말하자면, 리얼리즘의 세례를 받은 하이퀄리티 영상과 음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은유적으로 말자면 아이맥스 극장의 거대한 스케일과 수천석의 규모를 지니진 않겠지만, 적어도 영화광이었던 강철권력 스탈린의 비밀스러운 개인 영화관람실에서 느꼈던 것에서 50년은 더 진보한 프라이빗 시네마룸이 완성될 것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