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 아키텍처의 실패 이후, AMD는 서두르지 않았지만 착실히 차기 프로세서를 준비해 왔다. 그렇게 준비한 라이젠 프로세서는 등장 전부터 많은 PC 사용자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었고, 출시 이후에는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를 통해 그 동안의 설움을 떨쳐내는데 성공했다. 당시 경쟁사의 동급 프로세서와 성능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컴퓨팅 시대 재경쟁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컸다.
그리고 2018년 상반기, AMD는 그 여세를 몰아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기존 프로세서가 부족했던 부분을 조금 더 채우면서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 무엇보다 소켓 규격의 변화 없이 하위 호환을 유지한 점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물론, 하위호환과 함께 더 나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새 칩셋 라인업을 투입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힌 행보를 보여줬다.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추기 위한 새 플랫폼은 AMD 400 시리즈 칩셋으로 플래그십인 X470, 하위 라인업인 B450 이 있다. 여기에 기존 AMD 3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들을 더하면 더 많은 선택의 수가 존재한다.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470-I 게이밍(ASUS ROG STRIX X470-I GAMING)은 라이젠 프로세서 호환 메인보드 중 독특한 이력을 자랑한다. 우선 최신 AMD 칩셋을 탑재한 것은 뒤로 하더라도 m-ITX 규격을 적용, 소형화가 가능한 특징을 갖췄다. 기판 크기가 가로/세로 17c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ROG 스트릭스 브랜드 특유의 확장성과 기능을 품어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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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470-I 게이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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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펙터 |
m-ITX (170 X 170mm) |
칩셋 |
AMD X470 |
CPU 소켓 |
AM4 (AMD 라이젠·애슬론·A-시리즈 CPU 및 APU) |
메모리 |
DDR4 슬롯 2개 / 최대 32GB / PC4-21300 (2666MHz) |
SATA |
SATA 6.0 Gb/s 4개 |
PCI 슬롯 |
PCI-Express 3.0 x16 1개 |
사운드 |
ROG SupremeFX 8채널 오디오 (Realtek S1220A) |
LAN |
Intel I211-AT 기가비트 이더넷 (랜가드 기술 적용) |
USB |
USB 3.1 G2 2개 (후면 2개) |
영상 출력 |
HDMI |
가격 |
28만 2000원 (2018년 8월 10일 기준) |
제품 문의 |
에이수스코리아 (http://www.asus.com/kr) |
작지만 꽉 들어찬 구성 돋보여
정말 작다.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470-I 게이밍의 존재감은 크기에서 드러난다. 엄청나게 크거나 화려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작지만 AMD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는 메인보드 칩셋 중 가장 최신이자 상위 제품인 X470을 적용한 점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마치 과거 선보였던 ROG 막시무스 VIII 진(GENE)과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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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X 폼팩터로 설계된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470-I 게이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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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레이 타이틀 패키지와 크기 차이가 많지 않을 정도로 작은 크기를 자랑한다 |
크기 때문에 모든 레이아웃이 한 눈에 들어온다. 메인보드 중앙에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1/2세대)를 포함, 애슬론 및 A-시리즈 APU까지 호환 가능한 AM4 소켓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주변으로 메모리와 SATA 단자, PCI-Express, M.2 등 다양한 확장 슬롯과 단자들이 제공된다. 크기의 제약을 비웃듯 정해진 폼팩터 내에서 최대한 응축해 넣었다는 인상을 준다.
소형 폼팩터는 시스템 구성 시 자유도를 제약하는 요소로 자리해 왔다. 크면 케이스가 커지는 대신 확장성이 좋아지고, 작아지면 그 반대가 되었다. 사실 이 제품이라면 확장성 자체에 큰 제약이 존재해야 맞겠지만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다. 물론, 폼팩터 자체가 가지는 제약은 인지할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중저가형 m-ITX 보드의 레이아웃을 떠올린다면 이번 기회에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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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세대 라이젠과 라이젠 APU 등과 호흡을 맞추는 소켓 AM4 |
소켓 AM4. 라이젠을 품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AMD의 차기 데스크톱 프로세서 소켓 규격이다. 당분간 AMD는 이 소켓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세서 라인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때문에 폭넓은 호환성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이 소켓으로 지난해 출시한 1세대 라이젠은 물론 현재 주력 라인업인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까지 품는다. 라데온 베가 그래픽 프로세서까지 탑재한 라이젠 APU도 호환된다.
심지어 기존의 7세대 A-시리즈 APU와 애슬론 X4 프로세서도 AM4 소켓에 대응한다면 장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차기에 선보여질 예정인 새 프로세서도 문제 없이 바이오스 업데이트만으로 호환될 가능성이 높다. 소켓 규격이 바뀌지 않는 한.
전원부는 6페이즈 구성이다. 효율이 뛰어난 초크와 함께 고급 솔리드 캐패시터를 적용 안정적인 전원 공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전원부는 또 DIGI+ VRM의 제어를 받는다. 전압 안정 모듈(Voltage Regulator Module)로 전압을 세밀하게 유지해주고, 전원부에서 프로세서로 전원이 공급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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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가 작아 메모리 슬롯은 2개가 제공된다. 듀얼채널을 지원하고 최대 32GB까지 알아챈다 |
m-ITX라는 폼팩터 구조상 메모리 슬롯을 다수 배치하기엔 한계가 따른다.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470-I 게이밍도 마찬가지. 기판 위에는 메모리 슬롯 2개가 자리하고 있다. 최신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 규격은 DDR4에 대응하고 있으며, DDR4-2666(PC4-21300)까지 기본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오버클럭을 통해 최대 DDR-3600(PC4-28800)까지 지원하니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고 싶은 이라면 구미가 당길 사양이다.
단, 해당 사양은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1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라데온 베가(Radeon Vega) 그래픽을 품은 라이젠 APU는 기본 DDR4-2666, 오버클럭으로 최대 DDR4-3400(PC4-27700)까지 지원하게 된다. 이 외에 7세대 AMD A-시리즈 APU와 애슬론 프로세서는 DDR4-2400(PC4-19200)까지 지원한다는 점 참고하자. 구성은 듀얼채널로 최대 32GB까지 인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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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16 레인 PCI-Express 슬롯 1개를 제공한다. 1개 뿐이지만 세이프 슬롯 기술이 더해져 내구성을 확보했다 |
PCI-Express 슬롯은 1개만 제공된다. 아무래도 가로/세로 길이가 17cm에 불과하기 때문에 m-ATX나 ATX 규격 메인보드와 달리 슬롯을 위한 공간 확보가 쉽지 않다. 그 대신 꼭 필요한 규격의 슬롯을 제공함으로써 활용 가치를 높였다. 이 메인보드에서는 x16 규격 슬롯 1개를 배치한 상태다. 사용할 케이스 크기에 따라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면 된다.
작은 크기임에도 슬롯에는 에이수스 세이프 슬롯(Safe Slot)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슬롯과 메인보드 사이에 강력한 연결 고리를 추가로 장착하고 용접해 고정하는 것. 이를 통해 일반 플라스틱 재질의 슬롯 대비 1.6배 강한 유지력과 1.3배 향상된 전단 저항력을 갖추게 되었다.
PCI-Express 레인은 일반 라이젠(1, 2세대) 프로세서는 x16, 라데온 베가 기반의 라이젠 APU와 기타 A-시리즈, 애슬론 프로세서는 x8 레인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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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4개의 SATA 6Gbps 단자는 탈장착이 용이한 위치에 배치됐다 |
저장장치 확장은 SATA 6Gbps 단자 4개, M.2 슬롯 2개를 제공하며 사용자가 최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구성했다. 먼저 SATA 단자는 2개씩 나뉘어 메인보드 측면(2개), 메모리 슬롯 좌측(2개)에 각각 배치된다. 단자는 모두 PCI-Express 슬롯 위에 있어 그래픽카드가 장착된 상태에서도 탈부착에 어려움이 적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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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2 슬롯은 상단과 하단에 각각 1개씩 제공된다 |
M.2 슬롯은 PCI-Express 슬롯 바로 위에 있는 적층 기판에 1개, 메인보드 바닥에 1개를 각각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적층형 기판 배치는 m-ITX 규격의 공간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에이수스의 아이디어다. X470 칩셋 및 스트릭스(STRIX) 브랜드의 가치를 모두 담으려면 공간이 부족할 수도 있었지만 필요한 공간을 이렇게 적층형으로 구성함으로써 해결해냈다.
1, 2세대를 포함한 라이젠 프로세서를 장착할 경우, 사용자는 두 M.2 슬롯 모두 사용 가능하다. 하나는 SATA와 PCI-E x4 방식으로, 또 다른 하나는 PCI-E x4 방식으로 활용 가능하다. 반면, 라데온 베가 기반 라이젠 APU와 기타 프로세서는 M.2 슬롯 1개만 활용 가능하다.
이 기판 위에는 별도로 오디오 칩셋이 탑재된 상태다. 리얼텍 S1220A와 듀얼 OP 앰프를 품은 슈프림(Supreme)FX가 주인공인데, 최대 8채널 출력으로 생생한 사운드 체험을 지원한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게임 내에서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소닉레이더 3와 사용자 취향대로 효과를 적용하는 소닉 스튜디오 3 등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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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X 보드에 있을 것은 다 있다는 느낌이다 |
확장성은 작지만 알차게 꾸며져 있다. 기본적으로 2세대 USB 3.1 단자 4개(파란색)과 2세대 USB 3.1 단자 2개(붉은색)가 각각 제공된다. 별도의 장치는 별도의 헤더를 통해 지원하므로 추가하면 된다. 네트워크는 RJ-45 규격으로 하나 제공된다. 네트워크 컨트롤러는 인텔 I211-AT가 담당한다. 기가비트 속도를 지원한다. 무선도 있다. 와이파이 802.11 a/b/g/n/ac에 대응한다. 듀얼밴드 구조로 쾌적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별도로 블루투스 4.2도 지원한다. 오디오도 단자 3개가 제공된다.
APU 사용자를 위해 메인보드에는 HDMI 출력 단자가 탑재된다. 이를 활용해 모니터 출력이 가능한데, 일반 라이젠 프로세서는 내장 그래픽이 없으므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자.
누구나 쉽게 메인보드의 기능을 다룬다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470-I 게이밍의 장점은 사용자 편의성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단 메인보드의 주요 기능들은 바이오스(BIOS) 설정에서 대부분 지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적인 지원도 스트릭스 라인업답게 화려하고 체계적이다.
먼저 바이오스 화면은 여느 에이수스 인터페이스와 다르지 않다. 이미 몇 세대 전부터 이 구조를 채택해 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쉽게 마우스 클릭만으로 기능을 다루는 이지모드(EZ Mode), 조금 난이도가 높지만 세부 기능들을 다루도록 도와주는 고급 모드(Advanced Mode)가 제공된다. 각 모드는 F7 키나 별도의 아이콘을 클릭해 전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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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항목은 고급(Advanced) 메뉴에서 변경 가능하다. 저장장치 확인이나 오디오, 네트워크 장치의 활성화 여부도 여기에서 선택하도록 제공된다. 다양한 기능들이 있으므로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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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트워크 자원을 사용자 취향대로 분배하도록 지원하는 게임퍼스트 IV |
이 외에도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470-I 게이밍에는 운영체제 내에서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능을 꼽자면 게임퍼스트 IV와 소닉 스튜디오 III라 하겠다. 이 메인보드에서 어느 정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외에도 ROG 램캐시 소프트웨어로 빠른 데이터 입출력이 가능하다.
게임퍼스트 IV는 메인보드로 유입되는 유무선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다.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다운로드 패킷에 우선권을 줄지, 온라인 게임 데이터를 위한 패킷에 우선권을 줄지 여부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 소프트웨어를 쓰면 효율적인 분배가 가능하다. 네트워크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쾌적한 콘텐츠 소비 혹은 자료 업로드 등 여러 작업을 쾌적하게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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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닉 스튜디오 III는 오디오를 취향대로 설정해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다 |
소닉 스튜디오 III는 내장된 슈프림FX의 성능을 현실화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다. 사운드를 듣거나 녹음을 할 때 이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기본적으로 저음 및 고음 강화를 제공하는 것 외에 서라운드나 음성 강화, 여러 음장효과를 적용하는 것도 지원한다. 영화나 게임, 음악 감상 등 사용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설정을 지원하며 기본 설정된 프리셋을 선택해도 된다.
소닉 스튜디오와 함께 사용자는 소닉 레이더 소프트웨어 활용이 가능하다. 이 기능은 게임 내에서 들리는 소리들을 그래프로 표현해 주는 것으로 게임을 더 쾌적하게 즐기는데 도움을 준다. 약간의 오차가 있어서 무조건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그래도 소리를 듣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활용성이 높다.
소형 플랫폼이기에 더 빛나는 가치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470-I 게이밍의 가치는 m-ITX라는 폼팩터 규격에서 우러나온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PC 조립 방향이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초소형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며, 또한 기본기를 충실히 갖추고 있기 때문에 AMD 프로세서를 활용한 고성능 PC를 손에 넣을 수도 있다. 작지만 알찬 기능을 제공하는 점도 분명한 매력 포인트다.
고급 부품을 대거 썼기 때문에 가격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시스템 환경에 도움을 주는 요소들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다수의 장비를 활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어쩔 수 없지만, 필요한 부품만 소수 정예로 알차게 꾸미고 싶은 사용자라면 눈 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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