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최근에는 코어 수 확대 경쟁에 밀려 관심이 소홀해진 감이 있으나, CPU 클럭은 성능을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라 제조사들의 치열한 경쟁 항목이자 소비자들이 CPU를 고를 때 참고하는 주요 사항 중 하나다.
특히, 아무리 멀티 코어가 중요해졌다해도 응용 프로그램의 지원 여부는 천차만별인 만큼 CPU 코어 증가에 따른 성능 향상폭은 비례하지 않을 수 있지만, 동일 아키텍처에서 클럭이 높아졌다는 것은 응용 프로그램이 몇 개의 코어를 활용하는지와 상관없이 그만큼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CPU 제조사는 이런 환경을 반영해 코어를 늘려가는 한편, 프로그램의 멀티 코어 활용 여부와 발열, 소비전력 등을 반영해 클럭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부스트 클럭 기능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는 '모든 코어가 동시'에 동작하는 최대 클럭이 아니라 '단일(싱글) 코어'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 클럭을 뜻하기 때문에, 코어 활용도가 낮은 구형 프로그램에서나 그만큼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즉, 멀티 코어 활용도가 높은 최근 프로그램에서는 표기 부스트 클럭만큼의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생각을 바꾸면 모든 코어가 부스트 클럭에 도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오버클러커들은 1차적으로 부스트 클럭을 기준으로 모든 코어가 동작하도록 오버클럭을 시도한다. 단지, 전력 공급 및 동작제어를 위한 메인보드(펌웨어)와의 궁합, 갈수록 늘고 있는 CPU 내부의 코어별로 다른 오버클럭 잠재력, 운영체제의 지원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므로, 스펙상 부스트 클럭을 '모든 코어'에 적용하는 오버클럭 성공 장담은 쉽지 않다.
덕분에 1GHz 돌파 이후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올 코어 4GHz의 벽이 돌파된지 상당 시간이 흘렀음에도, 공식적으로 5GHz 달성은 싱글 코어 부스트 클럭으로만 가능했다. 그런 가운데 마침내 인텔에서 지난 컴퓨텍스서 올 코어 5GHz 클럭을 달성한 코어 i9-9900KS 모델을 발표했다.
순정 상태에서도 온도와 소비전력이 만만치 않아 메인보드와 쿨러 선택시 신중해야하고, 오버클럭 역시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코어 i9-9900K의 올 코어 5GHz 오버클럭 달성 가능한 모델은 일부 메인보드 제조사에서 번들 판매할 정도로 게이머들에게 상징적인 제품이다.
이제, 복잡하고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사용자 오버클럭 대신 순정 상태에서 올 코어 부스트 클럭 5GHz를 달성한 인텔 코어 i9-9900KS에 대해 인텔은 최고의 게이밍 CPU를 표방하고 있는데, 어떤 제품인지 보드나라에서 입수해 테스트했다.
올 코어 부스트 클럭 5GHz의 상징, 인텔 코어 i9-9900KS
인텔 코어 i9-9900KS는 올 코어 부스트 클럭 5GHz를 달성한 상징적인 제품이다.
9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만큼 아키텍처와 제조 공정 역시 코어 i9-9900K와 다를 바 없고, 때문에 인텔에서 고수율 제품을 선별해 별도 브랜드화한 제품인 만큼, 아쉽지만 제품 자체의 특징은 올코어 부스트 클럭 5GHz를 달성한 것으로 끝이다.
때문에 코어 i9-9900K를 올 코어 5GHz 이상으로 오버클럭해 안정적으로 사용 중이라면 특별한 메리트를 느끼기 어렵지만, 6코어 12스레드 모델인 코어 i7-8086K에서 부스트 클럭 5GHz를 달성한 이후, 8코어 16스레드로 올 코어 5GHz를 달성한 코어 i9-9900KS는 인텔의 기술력이 살아있음을 과시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코어 i9-9900K의 올코어 부스트 클럭이 4.7GHz인 것과 비교하면 코어 i9-9900KS의 올코어 부스트 클럭은 그보다 0.3GHz 높아진 5GHz를 달성했다. 그 영향으로 TDP가 95W서 127W로 높아졌기에, 사용자는 메인보드와 쿨링 솔루션 선택에 조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한편, 올코어 부스트 클럭 5GHz 달성의 영향인 듯, 올 코어 부스트 클럭외에 다른 부스트 클럭은 설정되지 않았으며, 베이스 클럭은 코어 i9-9900K의 3.6GHz보다 0.4GHz 빨라진 4.0GHz로 세팅되었다.
근본적으로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한 모델인 만큼 3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가 코어 i9-9900KS의 TDP 127W를 감당할 수 있고, 메인보드 제조사가 지원을 결심했다면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통해 별다른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올 코어 5GHz의 위력, 코어 i9-9900KS의 게임 성능
인텔은 코어 i9-9900KS에 대해 세계 최고의 게이밍 CPU임을 내세우고 있는데, 올코어 5.0GHz를 달성한 스페셜 에디션의 게임 성능을 우선 점검해 보았다.
대표 게임 벤치마크인 3DMark를 이용해 우선 성능을 비교했다. 지포스 RTX 2080 Ti 기준으로 DX11 기반 테스트인 Fire Strike와 DX12 테스트인 Time Spy 시리즈에서는 코어 i9-9900KS의 성능이 약 3% 가량 높게 측정되었다. 올 코어 부스트 클럭이 약 6% 빠른 것과 비교되지만 전체 성능은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영향을 미치고, 그래픽 카드 성능의 한계가 있으므로 나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3DMark 전체 스코어를 보면 올 코어 부스트 클럭 차이에 비해 실제 성능폭은 낮지만, CPU 성능을 보면 그와 달리 코어 클럭 이상의 성능 향상폭을 보여준다. 코어 i9-9900KS의 CPU 성능은 코어 i9-9900K와 비교해 Fire Strike에서는 약 10%, Time Spy에서는 약 6% 더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DX12에서는 하드웨어 제어 권한이 높은 만큼 오버헤드가 적어 CPU의 올 코어 부스트 클럭 차이가 거의 그대로 반영된 결과를 보여준 것으로, DX11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오버헤드 처리 능력이 손실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실제 게임에서는 어떨까? 아쉽지만 3DMark CPU 테스트에서와 같이 클럭 차이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가 아닌, 3DMark Total 테스트 결과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DX11 타이틀 6종과 DX12 타이틀 5종, 총 11종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평균 프레임 기준으로 코어 i9-9900KS는 코어 i9-9900K보다 확실히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인텔이 내세우고 있는 세계 최고의 게이밍 CPU라는 표어가 무색하지 않다.
하지만 코어 i9-9900K의 성능 자체가 워낙 뛰어났던데다, 게임에 따라 코어 활용도가 다른 만큼 코어 i9-9900KS의 성능 향상폭은 평균적으로 3% 정도에 그쳐, 획기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했다면 아쉬운 부분일 것이다.
싱글 스레드 작업도 고성능 발휘
인텔이 코어 i9-9900KS를 세계 최고의 게이밍 CPU로 소개하고 있지만, 세상에 PC로 게임만 하는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최소한 웹 브라우징이나 회사 혹은 학교에 제출할 보고서, 스마트폰 혹은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또는 동영상의 편집과 보관 등 여러가지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이러한 일상적인 환경에서 올 코어 부스트 클럭 5.0GHz를 달성한 코어 i9-9900KS의 성능은 얼마나 개선되었을까?
게임 아닌 PC 작업서 i9-9900KS, 딱 높아진 클럭 만큼의 성능
PCMark10을 이용해 앱 시작 속도와 웹 브라우징, 화상 채팅 성능 측정이 가능한 Essentials 테스트, 문서와 스프레드시트 작업 성능 측정을 위한 Productivity, 사진 및 동영상 편집, 렌더링 성능을 측정하는 DCC(Digitial Contente Creation)의 세 가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CPU 멀티 코어 활용도가 낮은 Essentials과 Productivity에서는 싱글 코어 부스트 클럭이 5.0GHz와 4.9GHz(i7-9700K)로 비슷한 세 종류의 CPU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보이지만, 멀티 스레드 활용도가 큰 DCC 테스트에서는 올 코어 부스트 클럭이 빠른 코어 i9-9900KS가 그만큼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테스트 기준으로는 약 6%인 것으로 측정되었다.
코어 i9-9900KS의 싱글 코어 성능은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코어 i9-9900K의 TDP가 95W인것과 비교해 코어 i9-9900KS의 TDP가 127W로 높아, 싱글 코어에서 부스트 클럭 유지에 조금 더 유리한 면모를 보인 때문으로 판단해볼 수 있다.
또 다른 면으로는 인텔이 싱글 부스트 클럭이 명시되진 않았지만, 테스트 도중 CPU 클럭이 5GHz 이상을 기록한데서 실제는 싱글 부스트 클럭이 동작하는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CineBench R20 싱글 스레드 테스트 도중 코어 i9-9900KS의 싱글 코어 클럭은 최대 5,056MHz를 기록했다.
한편, 멀티 코어 활용성이 높은 렌더링, 레이트레이싱, 동영상 인코딩 등의 작업에서도 확실히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성능 향상폭 자체는 딱 올 코어 부스트 클럭 차이에 준하는 약 6% 정도지만, 별도의 오버클럭없이 괜찮은 성능을 내준다.
높은 성능에 어울리는 온도와 전력 대응 필요
한편, 코어 i9-9900KS는 기존 높아진 성능만큼이나 소비전력과 발열 상승을 피할 수 없다. Blender Classroom 기준으로 CPU 풀로드시 온도는 약 10℃, 전체 시스템 소비전력은 TDP 상승폭에 준하는 30W 늘어났다. 게임 플레이시 전력 소모폭은 타이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메트로 엑소더스 기준으로는 약 20W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번 테스트에는 제이씨현에서 국내 유통 중인 기가바이트 Z390 어로스 울트라 메인보드와 컴스빌에서 유통 중인 140mm 2열 수랭 쿨러 커세어 하이드로 시리즈 H115i RGB 플래티넘, 커세어 AX1600i 파워서플라이를 갖춰 구성되었다.
테스트 배드 특성상 오픈 케이스 상태로 테스트 되었으므로, 실제 사용자의 시스템 구성에 따라 소비전력과 온도는 본 테스트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코어 i9-9900KS, 인텔 14nm 공정의 최종 진화형
5세대 브로드웰부터 계속되어온 14nm 공정의 끝이 보인다.
아직 노트북에 한정되었지만 마침내 10nm 공정의 제품의 양산이 시작되었고, 데스크탑 쪽에서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하지만 역시 10nm 공정 제품의 출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인텔 코어 i9-9900KS는 자체적으로 올 코어 부스트 클럭 5.0GHz 달성을 통해 성숙할 만큼 성숙한 14nm 공정에 대한 인텔의 공정 노하우와 성숙도를 확인시켜주었다.
이를 통해 14nm 기반으로 출시될 코멧 레이크 10코어 CPU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고, 베이스 클럭이 아닌 부스트 클럭이지만 모든 코어가 동시에 동작 클럭 5GHz를 돌파하면서 클럭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아무리 성숙도가 높아진다해도 수년간 지속된 14nm 기반 공정이 사용된 만큼 실제 소비전력과 발열 상승을 피할 수 없지만, 의외로 싱글 스레드/ 코어 작업에서도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특별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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