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피오디오(iFi Audio)의 멀티탭 Power Station(파워스테이션)을 들어봤다. 소스기기와 인티앰프를 연결한 상태에서 들은 후, 인티앰프를 벽체 콘센트에 연결해 음질 변화를 추적했다. 그리고는 다시 인티앰프를 파워 스테이션에 꽂고 AB 테스트를 했다.
차이는 확연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해상도와 공간감의 증가였다. 에너지감이 늘어난 것도 알 수 있었다. 반대로 벽체 콘센트에 인티앰프를 직결하면 음끝이 약간 거칠어지고 투박해지며 지저분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맞다. 이러한 음질 개선 효과는 주로 전자파 노이즈를 줄이고 접지 대책을 잘 세웠을 때 얻는 것들이었다. 도대체 이 멀티탭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외관
이피오디오의 파워스테이션은 6구 멀티탭이다. 외관상으로는 이피오디오에서 단품으로도 출시, 화제를 모은 AC iPurifier +(AC 아이퓨리파이어+)가 한쪽 끝에 박혀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말 그대로 AC 전원을 깨끗하게 해주는 장치인데, 헤드폰 등에서 사용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ing) 방식을 채택했다.
AC iPurifier+는 또한 극성과 접지 상태도 알려준다. 벽체 콘센트와 극성이 반대로 연결되면 극성(Polarity) LED에 붉은색 불이 들어오고 제대로 맞으면 녹색 불이 들어온다. 빨간색 불이 들어오면 파워케이블 플러그를 반대 방향으로 해서 벽체 콘센트에 꽂으면 된다.
접지가 안 이뤄진 벽체 콘센트나 기기와 연결하면 접지(Earth) LED에 붉은색 불이 들어온다. 옆에 있는 4.4mm 단자는 옵션 접지케이블 연결용. 이피오디오에서는 이러한 접지 관리 대책을 인텔리전트 그라운드(Intelligent Ground)라고 부르고 있다.
전원 인렛단에는 온 오프 스위치가 달렸다. 옆에서 보면 사다리꼴 모양으로, 케이싱 재질은 알루미늄이다. 길이는 478mm, 최대 폭은 96mm, 높이는 76mm, 무게는 1.98kg. 마감 완성도가 매우 높다.
6구 슈코(Schuko) 소켓. 개별 소켓을 볼트 4개로 단단히 체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속살
후면 볼트 8개를 풀어 속살을 봤다. 속살을 바로 들러낼 줄 알았는데, 한번의 추가 차폐와 쇼트를 방지하고자 하는 금속 차폐재가 먼저 들어왔다. 차폐재를 빼내자 3개의 구리 부스바(busbar)와 각 소켓마다 노란색 커패시터가 하나씩 붙어 있는 모습이 여느 멀티탭과는 다르다. 이 커패시터들 역시 전자파 노이즈(EMI, RFI)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즉, 이피오디오의 파워스테이션 멀티탭은 액티브와 패시브 방식 모두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전자파 노이즈를 없애고, 강력한 그라운드 대책을 마련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편 소켓 쪽에는 은색 알루미늄 바가 위아래로 2개 투입돼 소켓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전원 인렛단쪽 모습. 자세히 보면 붉은색 라인선(Hot)과 검은색 중성선(Neutral. Return), 녹색/노란색 접지선(Ground. Earth)이 일단 온 오프 스위치를 거친 후 왼쪽 고무 튜브를 통과해 AC iPurifier+ 쪽을 향해 가고 있다. 이 때 배선 색깔은 라인선이 갈색, 중성선이 파란색. 접지선은 섀시 접지 후에 합류한다. 배선 굵기는 13AWG, 선재는 6N 등급의 OFHC(Oxygen-Free High-Conductivity) 구리를 썼다. 부스바 역시 6N 순동이다.
AC iPurifier+ 쪽 모습. 갈색 라인선이 가운데 세워져 있는 부스바에 납땜으로 연결된 후 다시 빨간색 배선을 통해 AC iPurifier+ 쪽으로 가고 있다. 파란색 중성선은 왼쪽 부스브에 역시 납땜으로 연결된 후 검은색 배선을 통해 AC iPurifier+ 쪽으로 가고 있다. 녹색/노란색 접지선은 오른쪽 부스바에 역시 납땜으로 연결된 후 다시 AC iPurifier+ 쪽으로 가고 있다. 이렇게 3선이 모두 AC iPurifier+로 들어간 것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에는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AC iPurifier+ 안에 들어간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PCB. 2단 구조다. 앞에 보이는 4.4mm 잭이 AC iPurifier+ 바깥에서 보이던 접지케이블 연결 잭이다.
라인선(L)과 중성선(N), 접지선(E)이 들어오는 하단 PCB에서 실질적인 무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이뤄진다. AC 전원에 끼어든 노이즈(전자파 노이즈) 파형과 위상이 정반대인 파형을 생산, 두 파형을 서로 상쇄 키는 원리다. 이피오디오는 이 기술을 WPS(Wireless Purification System)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전자파 노이즈(EMI, RFI)는 기본적으로 무선 노이즈이기 때문이다. 한편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패시브 필터가 주로 고역대 주파수만을 건드리는 것과 달리, 중저역 주파수까지 효과적으로 제거(-40dB) 할 수 있다고 한다.
부스바와 커패시터 부분이다. 왼쪽 부스바가 라인선, 가운데가 중성선, 오른쪽이 접지선과 연결됐다. 노란색 커패시터는 당연히 라인선과 중성선 부스바와 연결됐다. 커패시터는 DGCX사의 0.22uF MPX(Metalized Polypropylene film dielectric Suppression) 필름 커패시터로, 주로 스파크 억제와 전자파노이즈(EMI, RFI) 필터용으로 쓰인다. 멀티탭을 매개로 전자파노이즈가 루프 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으로 짐작된다.
들어보기
하이파이클럽 제1시청실에서 파워스테이션을 시청했다. 소스기기는 에어(Ayre)의 QX-5 Twenty, 인티앰프는 오디오넷(Audionet)의 WATT. 스피커는 B&W의 802 D3를 동원했다. 인티앰프 파워케이블을 파워스테이션과 벽체 콘센트에 번갈아 체결하며 AB테스트를 했다.
정명화 -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
한(恨), 꿈, 그리움
정명화가 연주한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파워스테이션과 연결했을 때 첼로가 보다 진짜 악기처럼 연주를 했다. 스피커 진동판이 움직여 내는 소리가 아니라 시청실에서 직접 연주를 하는 듯. 데이브 브루벡 콰르텟의 'Take Five'는 무대 뒷공간이 활짝 열리고 좌우 폭마저 넓어지는 좀체 믿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다. 벽체 콘센트에 직결하면 음의 찰기가 줄어들고 필자와 무대 사이에 흐릿한 막이 생겼다.
Lamb of God
Ashes Of The Wake
램 오브 갓의 'Ashes of the Wake'는 파워스테이션에 연결했을 때 한 음 한 음이 보다 또박또박 들렸고 음의 윤곽선도 다림질을 한 것처럼 매끈해졌다. 스피드와 에너지감도 늘었다. 이에 비해 벽체 콘센트에 직결하면 음끝이 약간 거칠어지고 투박해지는 모습이 관찰됐다. 드럼 속주의 좌우 이동폭도 조금 좁아졌다는 인상. 파트리샤 바버의 'Regular Pleasure'는 보컬이 더 잘 들리고 악기들도 보다 선명하고 맑게 등장했다.
총평
이피오디오 파워스테이션 투입 후 음질 개선 정도는 누가 들어도 인정할 만큼 확연했다. 해상도와 공간감의 증가로 요약되는데, 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패시브 필터를 통해 멀티탭으로 유입되는 전자파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제거한 덕분이다. 결국 AC iPurifier+와 MPX 커패시터가 일등공신인 셈. 13AWG에 달하는 굵은 순동 배선과 부스바, 그리고 둘을 클램프 방식이 아니라 단단히 납땜 처리한 점도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Specification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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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se reduction | > 40dB (> 100x) |
Surge Protection | max. 30,000A @ 1,000V/10uS |
Operating Voltage | 90V – 265V |
Size | ø 478mm (l) x 96mm (w) x 76mm (h) ø 18.8′ (l) x 3.8′ (w) x 2.9′ (h) |
Weight | 1.98 (kg) / 4.37 (lbs) |
Warranty period | 12 months |
iFi Audio Power Statio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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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 | 사운드캣 |
수입사 홈페이지 | soundcat.com |
구매문의 | 02-582-98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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