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다. 종종 추위가 물러가는 날도 있지만 그런 날에는 미세먼지가 확 몰려오기 때문에 추운 날 못지 않게 나가기 싫어진다. 게다가 코로나19도 건재하니······.
하여튼 따뜻한 집에서만 머물다 보면 금세 무료해지기 마련이어서 PC 게임을 하면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화려한 그래픽과 키보드·마우스를 이용하는 편리함, 큼직한 모니터 화면 등등. 기왕 집에 있다면 PC 게임이 더 끌린다.
▲ 화질이 끝내주는 최신 PC 게임 (이미지: 사이버펑크 2077)
최신 PC 게임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여러 가지 기기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 중 하나는 모니터다. 게이머가 눈으로 보는 게임 속 모든 콘텐츠가 펼쳐지는 기기여서 화질에 깊게 연관되어 있으니 게임 시 몰입감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근래에는 아예 게임 환경에 최적화시킨 게이밍 모니터가 대중화되었는데 중견 PC 하드웨어 기업인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는 지난 해 12월 게이밍 모니터 브랜드 ‘카이저’(Kyzer)를 선보였다.
마이크로닉스가 한발 앞서 선보인 고급형 게이밍 모니터 브랜드 '마이뷰'(Myview)보다 가격대를 낮췄지만 게이머에게 꼭 필요한 기능은 쏙쏙 집어넣은 실속형 모니터 브랜드다.
▲ 마이크로닉스 카이저 P27F165 카이팅
현재 27인치 모델인 ‘Kyzer P27F165 Kiting’(이하 카이저 P27F165 카이팅)과 32인치 모델인 ‘Kyzer P32Q165 Poking’(이하 카이저 P32Q165 포킹)이 출시된 상태인데, 이번 기사에서는 카이저 P27F165 카이팅을 통해 마이크로닉스의 카이저 게이밍 모니터에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아보겠다.
명암 표현에 강한 VA 패널
카이저 P27F165 카이팅은 27인치 VA(Vertical Alignment) 패널이 적용되었다. VA 패널은 액정 분자를 수직에서 수평으로 움직여서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식으로 검은색을 표현하는데, 그에 따라 다른 종류 패널에 비해 명암을 표현하는 성능이 훨씬 우수하다.
다만 VA 패널은 영상이 다른 영상으로 변화할 때 걸리는 시간인 응답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인데, 카이저 모니터에는 영상 출력량을 높이는 오버 드라이브(Over Drive) 기술이 있어서 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오버 드라이브를 이용하면 카이저 모니터 응답 속도는 1ms(밀리세컨드, 천 분의 1초)가 되며, 이는 다른 패널과 동일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최대 해상도는 카이저 P27F165 카이팅이 1920x1080(FHD)이고, 카이저 P32Q165 포킹은 2560x1440(QHD)이다.
화면시야각은 수평 · 수직 모두 178도여서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아도 화면이 잘 보인다. 보급형 모니터에 흔히 사용되는 TN(Twisted Nematic) 패널은 화면 정면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색상이나 명암이 본래와 다르게 보이는 문제가 있다.
한번 바닥에 누워서 카이저 P27F165 카이팅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았다. 마치 거실에서 TV를 보는 것처럼 불편함 없이 시청 가능하였고 스피커(2W+2W)도 내장되어서 소리도 잘 들렸다.
따라서 셋톱박스를 연결한다면 TV용으로도 무난하다. 스피커 음질은 대형 TV(50인치 이상)와 비교한다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카이저 모니터 후면에 있는 3.5mm 오디오 출력 포트에 따로 스피커를 연결해서 보완하면 된다.
패널 테두리 두께는 7mm에 불과해서 화면을 볼 때 몰입감을 높여준다. 다른 부분도 전반적으로 얇게 만들어져서 모니터를 거치하는 공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제품 무게는 3.4kg이다.
모니터 인터페이스와 버튼 구성
▲ 카이저 P27F165 카이팅 인터페이스 구성
카이저 모니터는 후면에 외부 기기 연결용 인터페이스가 있다. 카이저 P27F165 카이팅에는 HDMI(1.4 버전)와 DP(DisplayPort, 1.4 버전)가 한 개씩 제공되고 3.5mm 오디오 출력 포트에 스피커나 헤드폰을 연결해 이용할 수 있다.
USB 포트는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는 용도이고 우측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는 튼튼한 줄로 모니터를 고정해서 도난을 방지하는 켄싱턴 락 홀도 있다.
▲ 카이저 P32Q165 포킹 인터페이스 구성
카이저 P32Q165 포킹도 전반적인 인터페이스 구성은 비슷한데 각 포트가 배치된 위치가 다르고 HDMI 포트는 1개 더 제공된다. PC 외에 셋톱박스 비디오 게임기(게임 콘솔) 등 다른 기기도 자주 사용하는 경우 HDMI 포트가 2개 이상이면 좋은데 카이저 P32Q165 포킹은 그 조건에 부합한다.
▲ 스틱형 버튼이 장착된 카이저 P27F165 카이팅
카이저 P27F165 카이팅은 모니터 전원을 켜거나 OSD(On Screen Display) 메뉴를 이용할 때 스틱형 버튼을 사용한다. 한번 누르면 전원이 켜지고 3초 이상 누르면 전원이 꺼진다.
그리고 스틱형 버튼은 누르는 대신 네 방향으로 기울여서 지정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각 기능은 위 사진에 표기한 대로 작동한다.
카이저 32Q165 포킹은 앞서 소개한 인터페이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스틱형 버튼 대신 일반 버튼 5개가 제공된다.
긴박한 게임 화면, 화면주사율 165Hz로 정확하게 포착
게임 속 캐릭터들은 미친듯이 빠르다. 그래서 게임을 하다 보면 눈에 힘주고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때 캐릭터나 화면이 흐릿하게 보이거나 잔상이 나타나면 골치가 아파진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이밍 모니터는 화면재생률(화면주사율)이 일반 모니터보다 높게 설정된다.
카이저 모니터는 화면재생률을 최대 165Hz(헤르츠)까지 설정할 수 있다. 1초마다 화면을 165번 출력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모니터는 화면재생률이 높을수록 PC에서 입력 받는 그래픽 신호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게임 진행 시 화면 시점이 빠르게 전환되거나 캐릭터가 신속하게 움직이는 경우에도 화면이 끊기거나 잔상이 남는 문제가 최소화되어서 유리하다.
대다수 모니터는 화면재생률이 60Hz이며 보통 120Hz 이상이면 게이밍 모니터로 분류하는데, 카이저 모니터는 165Hz나 되므로 게임 환경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 카이저 P27F165 카이팅과 60Hz 모니터 '오버워치' 게임 화면 비교과연 실제로 화면재생률 165Hz가 유용한지 알아보기 위해 인기 게임 '오버워치'를 실행하여 카이저 P27F165 카이팅과 60Hz 모니터를 비교해보았다.
디스플레이 복제 모드로 두 모니터에 같은 화면을 표시하도록 설정하고 게임 내 옵션에서 FPS(초당 프레임) 최대치를 해제한 상태에서 2세대 아이폰 SE로 슬로모션(240FPS, 720p)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였다. 이렇게 촬영한 동영상을 느린 속도로 재생하면 각 모니터의 게임 화면 차이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동일한 구간을 몇 차례 반복해서 보면 카이저 P27F165 카이팅은 캐릭터가 빠르게 움직이거나 시점을 돌려도 화면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반면에 60Hz 모니터는 화면이 자주 끊기는 느낌이 든다.
▲ 모니터 백라이트 깜빡임을 없애는 플리커프리 (이미지: 마이크로닉스)
참고로 재생 속도가 느릴 때 60Hz 모니터만 화면이 깜빡 거리는 이유는 화면 밝기를 제어하는 백라이트가 계속 켜지고 꺼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깜빡 거리기 때문이다. 본래 사람 눈으로는 그 깜빡임을 알아채지 못하지만 슬로모션 동영상으로 촬영한 다음 느린 속도로 재생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다.
카이저 P27F165 카이팅에도 백라이트는 있지만 플리커프리(Flicker-free) 기술이 적용되어서 전력 조정 방식으로 밝기를 제어하므로 깜빡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단순히 보기 좋은 기술이 아니라 모니터 사용자의 눈에 쌓이는 피로를 줄여줄 수 있으므로 장시간 PC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AMD 프리싱크 · NVIDIA 지싱크로 균일한 화질 보장
PC 게이머라면 위쪽 이미지에 붉은색 칸으로 표시한 것처럼 게임 도중 화면에서 상하가 어긋나는 현상을 자주 보았을 것이다. 바로 티어링(Tearing) 현상이다. PC 그래픽 처리 속도가 모니터 화면재생률보다 빠르면 아직 모니터에 남아있는 영상과 겹쳐서 생기는 문제다.
티어링은 모니터 화면재생률과 FPS(PC 그래픽 처리 속도)를 동일하게 맞추면 해결 가능하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가변 동기화 기술인 ‘AMD 프리싱크’(FreeSync)와 ‘엔비디아 지싱크’(NVIDIA G-Sync)가 있다.
카이저 모니터로는 프리싱크와 ‘지싱크 호환’(G-Sync Compatible)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지싱크 호환은 모니터에 전용 하드웨어가 필요한 지싱크 기술을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구현한 것인데 사용법이나 효과는 양쪽 모두 같다.
카이저 모니터에 라데온(Radeon) 그래픽카드를 연결하면 프리싱크, 지포스(GeForce) 그래픽카드를 연결하면 지싱크 호환 기술을 쓸 수 있다. 프리싱크는 HDMI와 DP(DisplayPort) 중 어느 쪽에 연결해도 작동하지만 지싱크 호환은 오직 DP에 연결해야만 작동 가능하므로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AMD 프리싱크와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기술을 사용하려면 우선 카이저 모니터 OSD 메뉴에서 ‘FREESYNC’ 항목을 켜야 한다.
▲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설정 화면
▲ AMD 프리싱크 설정 화면
그 다음에는 각 그래픽카드 제어판에서 가변 동기화 기술 항목을 활성화해야 한다. 지싱크 호환은 ‘NVIDIA 제어판’에서 활성화하고, 프리싱크는 ‘Radeon 설정’에서 활성화하면 된다.
▲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끔
▲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켬
지포스 GTX 1660 Ti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테스트 시스템에 카이저 P27F165 카이팅 모니터를 연결해서 ‘지싱크 펜듈럼 데모’(G-SYNC Pendulum Demo)를 사용해 지싱크 호환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보았다.
화면을 비교해 보면 가변 동기화 기술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는 회색 막대에 티어링이 심하게 나타났는데, 지싱크 호환 기술을 켜면 티어링 현상이 사라져서 깔끔하게 보인다.
HDR 기술로 빛과 어둠 명확하게 표현
카이저 모니터에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도 적용되었다. 화면에서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하여 실사에 가깝게 명암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어두운 곳에 숨은 적 캐릭터에게 기습을 받아서 객사하기 십상인데 HDR이 있다면 화면이 한층 더 자연스러워져서 그런 불상사를 피하기 쉬워진다. 물론 게임 말고 사진과 영상 등 다른 분야에도 HDR이 적용되고 있는데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도 어렵지 않게 HDR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HDR을 이용하려면 OSD 메뉴에서 'HDR MODE’(모드)를 ‘AUTO’나 ‘2084’로 변경해야 한다. AUTO는 전반적인 HDR 콘텐츠에 대응하는 모드, 2084는 HDR 비디오(동영상) 콘텐츠에 최적화된 모드다.
OSD 메뉴에서 HDR을 켠 다음에는 운영체제에서도 HDR 항목을 설정해야 한다. 윈도우 PC는 운영체제로 윈도우 10(1803 버전 이상)이 설치되어야 하며 바탕화면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여 ‘디스플레이 설정’으로 들어가 ‘HDR 사용’ 항목을 켜야한다. 항목을 켜면 화면 색상이 전체적으로 변화한다.
그래픽카드나 CPU 내장 그래픽도 HDR을 공식 지원해야 하므로 혹시 운영체제에서 HDR 항목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하드웨어가 조건을 충족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셋톱박스, 비디오 게임기 등 다른 기기도 마찬가지다.
HDR 사진을 이용해서 모드 별로 화질을 비교해 보았다. 모니터 화면을 카메라로 촬영한 다음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GIF 이미지로 변경한 것이기 때문에 위 사진은 육안으로 보는 것과 차이가 난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HDR 사진은 HDR AUTO 모드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색상으로 보였으며 HDR 2084 모드에서는 색감과 밝기가 다소 차이가 난다. HDR 동영상이라면 HDR 2084 모드가 더 나은 화질로 보일 수 있다.
한편 HDR 콘텐츠가 아니라면 HDR 모드를 켠 상태에서 오히려 색감이 이상하게 보이므로 일반 콘텐츠를 더 자주 감상한다면 HDR 모드는 필요할 때만 켜는 것이 좋다.
사용자의 시력을 배려한 로우 블루라이트
모니터를 오랫동안 바라보면 눈이 아프다. 틈틈이 쉬면서 눈에 쌓이는 피로를 줄여준다면 문제없지만 오버워치처럼 다른 게이머들과 팀을 이뤄서 하는 게임을 하고 있을 때 눈 아프니까 잠시 빠진다고 말한다면 강퇴가 기다릴 뿐이다.
모니터를 오래 봐도 눈이 덜 피곤해진다면 좋을 텐데 그때 도움되는 기술이 ‘로우 블루라이트’(Low Blue Light)이다. 로우 블루라이트는 눈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청색 파장을 모니터에서 일정량 줄여서 사용자의 눈 부담을 줄여준다.
카이저 모니터는 블루라이트를 총 다섯 단계(0-25-50-75-100)로 조절할 수 있다.
파란색이 많이 포함된 이미지를 화면에 띄워놓고 로우 블루라이트를 단계 별로 비교해보았다. 숫자가 높아질수록 화면에서 파란색이 많이 옅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눈은 편해지지만 게임을 하거나 사진 · 동영상을 감상할 때 곤란해지므로 평소에는 25 이하로 맞춰서 쓰는 것이 좋다. 50 이상부터는 장시간 문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적합하다.
고객을 위한 조립 동영상 제공
▲ 모니터 조립 동영상 링크로 연결되는 QR 코드 (이미지: 마이크로닉스)
모니터를 처음 구매하거나 오랜만에 교체하는 사람이라면 모니터 조립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카이저 모니터는 문제없다. 마이크로닉스가 조립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마이크로닉스 채널에 접속하거나 마이크로닉스 홈페이지에 있는 QR 코드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접속 가능하다.
▲ 카이저 모니터 조립 동영상 (사진: 마이크로닉스 유튜브 채널)
카이저 모니터 포장을 뜯는 것부터 받침대 나사를 조이는 과정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므로 따라하면 쉽게 조립할 수 있다.
실속 있는 마이크로닉스 카이저 게이밍 모니터
지금까지 마이크로닉스 카이저 게이밍 모니터를 살펴보았다. 165Hz 화면재생률과 빠른 응답 속도, AMD 프리싱크,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등 PC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유용한 기능이 대거 포함되었고, 세세한 명암 표현이 가능한 VA 패널과 HDR로 게임은 물론 다른 콘텐츠를 감상하는 용도로도 제격이다.
가격은 카이저 P27F165 카이팅이 219,000원, 카이저 P32Q165 포킹은 319,000원이어서 화면 크기와 제원을 고려하면 구매 시 비용 부담도 크지 않으므로 그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재 가격 대 성능비가 우수한 게이밍 모니터를 찾고 있는 소비자라면 마이크로닉스의 카이저 게이밍 모니터도 꼭 살펴보기를 권한다.
방수호 기자/bsh2503@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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