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AMD 라데온 베가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00번대가 경쟁하던 때의 일이다. 라데온 베가 64, 56이 시장에 공개될 무렵, 벤치마크를 통해 출시된 두 그래픽카드의 성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경쟁 모델은 정확히 GTX 1080이다. 베가 64는 GTX 1080보다 성능이 높고, 베가 56은 반대로 GTX 1080보다 성능이 소폭 낮았다.

덕분에 GTX 1080의 위치가 조금 난처해졌다. 당시 압도적인 성능을 지녔던 GTX 1080 Ti와는 달리 GTX 1080은 경쟁 모델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전력 소비나 발열량에서야 GTX 1080이 우위였다지만, 그래도 새롭게 등장한 경쟁 제품들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이 때 엔비디아가 선택한 방법이 GTX 1070 Ti의 출시였다. GTX 1070 Ti는 GTX 1070보다는 GTX 1080에 가까운 성능을 지녔고, 베가 56보다 더 나은 성능을 지녔다.

그러면서도 저렴했고, 성능으로 기존 GTX 1080을 팀킬(오버클럭 미적용 시)하지는 않았다. 실로 절묘한 위치선정이었다. 엔비디아는 GTX 1070 Ti를 통해 베가 56의 판매를 방해할 수 있었고,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려던 게이머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시한 것이다.

넷기어도 이처럼 절묘한 위치선정이 특징인 게이밍 공유기를 선보였다. 넷기어 RAX50(이하 RAX50)이다. 해당 공유기는 AX6000을 지원하는 넷기어 RAX80과 AX3000을 지원하는 넷기어 RAX40(이하 RAX40)의 사이에 있다. 속도만 놓고 보면 AX5400으로 넷기어 RAX80에 가깝다.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 가성비가 뛰어난 듀얼밴드 AX5400 공유기

▲ 넷기어 RAX50

RAX50은 통합 속도 5400Mbps를 지원하는 Wi-Fi 6 기가비트 공유기다. 해당 공유기는 와이파이 장치들이 밀집된 환경에 강하다. 전세대 제품 대비 4배 더 많은 장치를 수용하고, 처리 속도는 40% 빨라졌다. 커버리지는 50% 향상됐고 성능도 뛰어나다. 대략 4K UHD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면서 멀티플레이 게임을 부드럽게 즐길 수 있을 정도다.

주요 특징은 AX5400으로 듀얼밴드 구성이라는 점이다. 2.4GHz는 2x2(Tx/Rx) 1024/256-QAM에 최대 600Mbps로 동작한다. 5GHz는 4x4(Tx/Rx) 1024-QAM에 최대 4800Mbps로 동작한다. 구형 장치는 2.4GHz, 신형 고성능 장치는 5GHz 대역폭을 사용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안테나는 4개다.

▲ 무선 설정 화면에서 AX 활성화 여부를 정할 수 있다. OFDMA 기능 활성화 및 스마트 커넥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 LED를 통해 작동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하위 모델인 RAX40과의 차이는 안테나 개수 및 속도다. RAX40은 안테나 2개에 통합 속도 3000Mbps로 동작한다. 2.4GHz는 600Mbps로 같지만, 5GHz는 2400Mbps다. RAX50의 안테나는 4개로 RAX40보다 두 배 더 많고, 5GHz 속도도 두 배 더 빠르다. 참고로 CPU 성능도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성능은 어떨까? RAX50은 1.5GHz 트리플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RAX40에 탑재된 듀얼 코어 프로세서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공유기에 들어가는 CPU 중에서도 뛰어난 편이라 볼 수 있다. 더불어 풀 패킷 프로세싱 오프로드로 CPU에 부하가 없고, 4K UHD 비디오 스트리밍 및 게임에도 적합한 성능을 지녔다.

색상은 무광 블랙 컬러다. 디자인은 나이트호크 공유기답게 멋지며, 4개의 고성능 외장 안테나는 탈착식이다. 안테나 덕분에 최대 1.5배 향상된 와이파이 커버리지가 제공된다. 참고로 주파수 대역폭은 Wi-Fi 6답게 5GHz 밴드에서 160MHz까지 넓어졌다. 평범한 공유기가 5GHz에서 80MHz를 지원하는 것의 두 배다. 덕분에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 시 최대의 와이파이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 주파수 대역폭이 160MHz까지 넓어졌다

후면은 WAN 포트 1개, 1Gbps LAN 포트 4개, USB 포트 1개가 지원된다. WAN 포트는 노란 선으로 구분됐다. 참고로 USB 포트의 속도는 USB 3.0이다. 공유기 상단의 통풍구가 크기에 발열도 잘 식혀 준다.

▲넷기어 RAX50 후면 인터페이스

■ 빔 포밍+와 다이나믹 QoS 기능 지원

빔 포밍 기술은 무선 전송 신호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넷기어는 이를 빔 포밍+라 부른다. 빔 포밍+는 넷기어 공유기에 연결된 스마트 기기의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해 해당 방향으로 무선 신호를 집중해서 몰아 준다.

다이나믹 QoS 기능은 사용중인 앱을 감지해 자동으로 트래픽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기능이다. 게임 등 응답속도가 중요한 게임은 트래픽을 우선으로 처리하고, 기타 트래픽을 나중에 처리해 랙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좋은 기술이다.

넷기어 스마트 커넥트도 주목할 만하다. 해당 기술은 듀얼 밴드를 하나의 SSID로 통합할 수 있다. 이후 각 단말기와 연결 시 자동으로 단말기마다 쾌적한 속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 스마트 커넥트를 활성화하면 넷기어02, 넷기어02-5G를 하나의 SSID로 묶을 수 있다

추가로 USB 3.0 포트에는 저장장치를 연결한 뒤 간이 NAS처럼 사용할 수 있다. 넷기어 ReadySHARE 기능이다. DLNA 미디어 서버 및 NAS 파일 서버를 지원한다. 또한, 간이 NAS가 생각보다 쓸 만하다.

▲ USB 포트에 USB를 연결한 뒤 간이 NAS처럼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RAX50은 강력한 보안엔진인 넷기어 아머가 제공된다. 넷기어 아머는 안티바이러스 및 랜섬웨어 보호, 보안 취약점 검사, 모든 장치에게 다중 계층 보안, 야외에서 어디서나 확인 등이 특징이다.

▲ 강력한 보안 엔진인 넷기어 아머가 탑재된다

■ 강력한 성능을 지녔다

넷기어 나이트호크 제품군은 성능에 비해 다루기가 매우 쉬운 편이다. RAX50도 나이트호크 제품군에 속해 설치부터 쉽다. 앱설치 후 공유기로 QR코드를 인식시켜 설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한글화도 잘 되어있고 설치도 매우 쉽고 편하게 진행됐다.

▲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설치 후 세부 설정은 나이트호크 앱으로 설정할 수 있다. 나이트호크 앱은 장치 관리자, 인터넷 속도, 와이파이 분석, 네트워크 맵 등이다.

▲ 나이트호크 앱을 통해 속도 테스트 및 설치된 장소의 환경을 파악할 수 있다

▲ 신호 강도도 확인할 수 있다

유무선 속도 성능은 기가비트 인터넷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유선 상태에서 벤치비로는 다운로드 805Mbps, 업로드 868Mbps로 확인됐다. 나이트호크 앱 내부의 인터넷 속도 테스트를 진행해 보니 다운로드 605Mbps, 업로드 786Mbps로 기가비트 인터넷 환경에 맞게 측정됐다.

▲ 데스크톱에서 벤치비 프로그램을 실행해 속도를 측정했다. 다운로드 805Mbps, 업로드 868Mbps로 높게 확인됐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인터넷 속도에 대한 평가도 진행되는데, 해당 결과값은 여러 장치에서 동시에 4K 동영상을 스트리밍하고 온라인 게임을 즐기며 대용량 파일도 공유할 수 있을 정도다.

▲ 나이트호크 앱 내부의 자체 테스트에서는 다운로드 650.56Mbps, 업로드 786.93Mbps로 확인됐다.여러 장치에서 동시에 4K 동영상 스트리밍 및 온라인 게임을 즐기며 대용량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

설정 화면에 접속한 상황이다. QoS 설정 내부의 스피드 테스트에서 다운로드 753Mbps, 업로드 748Mbps로 측정됐다. 참고로 LG전자 V50 ThinQ와 삼성전자 갤럭시탭 S6 Lite가 동시에 연결된 상황이었다.

■ 가성비까지 뛰어난 공유기

넷기어 RAX50은 고성능 공유기 중에서도 성능은 수준급에 속한다. 5GHz 무선 속도가 아주 빠른 편이다. 거기에 다수의 기기가 동시에 연결돼더라도 성능은 크게 변함없다. 4K UHD 영상도 무난하게 시청할 수 있을 정도며, 게임도 온라인 상태로 가능했다. 가성비 게이밍 공유기가 필요하다면 RAX50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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