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모두 무더운 여름에 안녕들 하신지. 뉴스에서는 매일 "내일이 더 덥다"며 폭염을 예보하고 있다. 평소엔 맨날 틀리던 기상청은 이번엔 참 신통방통하게도 잘 맞추더라. 요즘 같아선 여기가 한국인지 동남아인지 모르겠다. 집밖을 나설 때 훅 하고 밀려오는 습하고 더운 공기가 꼭 동남아로 여행갔을 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만나는 그 공기 같다.
햇볕이 강렬하니 빨래는 잘 마를 것 같다고? 그렇지도 않다. 습도가 높아서 빨래가 제대로 마르지 않아 퀴퀴한 냄새가 난다. 여름엔 빨랫감이 넘쳐나는데 난감한 일이다. 조금이나마 이 여름을 쾌적하게 해줄 방법을 가져왔다. 여름에 유용한 가전 3종이다. 각자의 장단점도 함께 나열했으니 자기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골라보자.
보송보송 습기 잡는 제습기
▲ 위닉스 제습기
겨울엔 가습기가 필요하다면, 여름엔 제습기다. 습도만 잡아도 불쾌지수를 확실히 낮출 수 있다. 습도를 낮추는 가전이기 때문에 습기 제거는 확실하게 해준다. 장마 때나 빨래 말릴 때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곰팡이가 잘 피는 곳에 두어도 효과가 확실하다. 에어컨보다 전기요금 부담도 덜하다.
다만 에어컨처럼 더위를 가시게 하지는 못한다. 고온다습에서 고온건조의 상황을 만들어 주는 기계니까. 제습기가 돌아가면서 더운 바람이 나오므로 한낮에 거실이나 사람이 있는 방에서 쓰는 건 비추한다. 사람 없는 방에 건조대를 펴놓고 제습기를 틀어두는 방법이 좋다.
제습기 장점 :
습기 제거 효과가 확실하다
전기요금 부담이 덜한 편
제습기 단점 :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여름철 한정 단점)
▶ 위닉스 뽀송 DO2E160-HWK
제습기에서만큼은 LG, 삼성보다 위닉스라는 브랜드가 더 유명하다. 특히 기자가 고른 모델은 제습 능력이 16리터, 물탱크 용량이 6.5리터로 넉넉하고 바퀴가 달려있어서 이동이 쉽다. 제습이 필요한 곳이 어디든 돌돌돌 끌고가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에너지효율 등급이 1등급이라 얼마든지 필요한 만큼 써도 될 것. 타이머가 있으니 예약 운전을 걸어두면 더 알뜰하게 쓸 수 있다. 집중 건조할 수 있는 호스가 포함되어 있어서 신발장이나 옷장 등에 호스를 집어넣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제습기라고 제습 기능만 한다면 어딘가 서운하다. 이 제품은 공기청정 기능도 갖추고 있다. 공기 중 박테리아와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를 제거해준다. 한국공기청정협회의 HD인증, 대한아토피협회의 KAA 아토피 인증도 받아 기능을 믿을 수 있다.
▶ LG전자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 DQ168PPE
LG전자가 빠지면 섭하다. 휘센의 제습기는 인버터 방식. 자사의 비 인버터 제품과 비교했을 때 제습 속도는 두배 더 빨라지고, 절전 효과는 43.5%나 누릴 수 있다고. 이 제품 역시 바퀴가 달려있어 이동이 편하다. 제습 능력은 16리터, 물탱크 용량은 4리터로 위닉스보다는 조금 작은 편. 물탱크가 조금 작은 대신 한 손으로 분리가 가능하고 착탈이 쉬워 비우기가 편하다.
LG가 요즘 밀고 있는 스마트씽큐라는 IoT 기술이 이 제품에도 탑재돼 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제습기를 컨트롤 할 수 있다. 스마트 제습 모드는 희망 습도를 설정해두면 알아서 쾌적한 습도로 맞춰주는 모드다. 습도가 높으면 제습기도 소음이 세지기 마련이다. 이 제품에는 저소음 제습 모드가 있어서 한밤중엔 이 모드를 사용하면 좋다. LG에선 제균 이오나이저라고 부르는 일종의 공기청정 기능도 있다. 이온이 배출돼 공기 중에 세균을 제거해 준다고.
▶ 대유위니아 제습기 EDHA11W3
위니아 제습기도 가성비가 좋다. 작지만 강한 제습기랄까. 희망 습도를 선택하면 알아서 원하는 습도로 제습해주기도 하고 파워제습으로 강력한 제습 기능을 뽐내기도 한다. 베란다나 다용도실 같이 결로가 생기기 쉬운 곳에서는 결로방지 기능을 사용하면 좋다.
듀얼 컴프레셔 설계로 제습 효율은 높이고 진동을 줄여 조용하다고. 상단에 팬이 자동으로 회전해 보송해진 공기를 널리널리 퍼뜨리는 역할을 하는데 이 컴프레셔 덕에 더운 바람도 덜 나온다고 한다. 제습 능력은 11리터, 물탱크 용량은 5리터다. 위에 두 제품은 30평형대에 적합하다면 이 제품은 20평형대에 알맞다. 에너지효율은 2등급이지만 온종일 틀지 않을 테니 이정도도 괜찮다.
시원한 바람이 솔솔, 에어컨
올여름은 도저히 에어컨 없이는 날 수 없는 날씨다. 차가운 바람이 퐁퐁 샘솟듯 나오는 에어컨에도 제습 기능이 있다. 물론 제습기처럼 완벽하게 공기 중 습도를 컨트롤 하진 않지만 틀어두면 보송해지긴 한다. 에어컨의 원리 상 자연적으로 제습이 되기 때문. 에어컨의 제습 모드가 실제로 약 냉방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문제는 무턱대고 돌리다 보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 에너지효율이 1등급이라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단, 요즘같은 불볕더위에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계속 구동한다면? 이왕 그렇게 된 거라면, 에어컨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에어컨 장점 :
시원하다
시원하려고 틀어두면 덩달아 제습이 된다
에어컨 단점 :
전기요금 폭탄의 위험이 있다
제습기처럼 완벽한 습도 컨트롤은 불가능하다
▶ LG전자 휘센 에어컨 FQ17V8WWC1
LG전자의 에어컨 광고를 보면 에어컨이 세상 그렇게 똑똑할 수가 없더라. 인공지능 학습 기능이 있어서 상황에 맞게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알아서 작동시킨다.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쾌적 온도를 인지하고 알아서 설정해주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건 놀랍지도 않다.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집이 시원했으면 좋겠다면 미리 스마트폰으로 에어컨을 틀어두는 것도 좋겠다.
듀얼 인버터는 전기료 부담을 덜어준다. 인공지능과 듀얼 인버터가 만나 절전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고. 스마트폰으로 사용 전력량을 확인할 수 있어서 전기요금을 더 꼼꼼하게 아낄 수 있다. 또 자동건조 기능이라는 게 있는데 이건 제습이랑은 다르다. 에어컨 내부를 건조한다는 얘기다. 에어컨 내부가 젖어있을 경우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해 냄새가 날 수 있다. 에어컨 전원을 끄면 알아서 에어컨을 완전히 건조한 후에 문이 닫힌다.
▶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AF16N7574WZK
삼성전자 에어컨의 가장 큰 특징은 무풍이다. 본래 에어컨이라는 게 키면 춥고 끄면 덥기 마련인데 이 무풍에어컨은 춥지 않고 딱 쾌적한 실내환경을 만들어 준다. LG전자처럼 삼성의 에어컨도 실내 환경을 학습해 알맞은 모드로 작동한다. 아침 시간엔 무풍 냉방, 한낮에는 터보 냉방, 수면 시간에는 무풍 열대야 쾌면 모드로 들어간다. 이 무풍모드가 더 기특한 건 절전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무풍 제습 기능 같은 경우 4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다고.
냉방 효율도 아주 높아서 초강력 회오리 바람으로 한낮의 무더위를 빠르게 식힌다. 아주 더울 때 터보 모드로 돌려 공기를 식힌 다음 무풍모드로 사용하면 된다. 이 제품도 자동 건조 기능이 있다. 에어컨을 끄면 10분간 자동으로 건조한 다음 습도 센서가 물기가 있는지 파악해 완벽히 건조되지 않으면 자동 건조 시간을 알아서 추가한다. 재밌는 기능이 하나 있는데 목표 전력량을 설정할 수 있는 것. 목표 전력량의 몇 퍼센트나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전기요금을 더 확실하게 절약할 수 있다.
▶ 대유위니아 위니아 MRV07BHH
벽걸이형 에어컨도 하나 소개한다. 요즘은 자취인들에게도 에어컨은 필수니까. 이왕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했으면 에너지효율등급은 1등급으로 고르자. 위니아의 벽걸이 에어컨은 인버터 시스템이 있어 에너지효율이 좋다. 희망 온도를 설정해두면 온도변화에 따라 섬세하게 냉방량을 조절한다.
7평형으로 작지만 강력냉방, 제습, 자동 운전에 체온 감지 기능, 쾌적취침 모드까지 다양한 모드를 제공한다. 공기 흡입구에는 에어프리필터가 설치돼 있어 간단한 생활 먼지 같은 건 걸러내 공기청정기능까지 더했다.
이것은 신세계, 의류건조기
당신이 습도를 잡으려는 목적이 오로지 빨래 때문이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건조기를 사면 된다. 개인적으로 집안일 중에 빨래 너는 게 제일 귀찮은데 그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추천 이유 하나. 베란다나 방안에 보기 싫게 건조대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추천 이유 둘. 먼지를 어마어마하게 걸러내 준다는 게 추천 이유 셋. 마지막으로 빨래가 특히 수건이 아주 뽀송뽀송하다는 게 네번째 이유다.
햇볕에 바싹 마른 수건은 빳빳한데 건조기에서 나온 수건은 호텔 수건이 따로 없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앞서 소개한 두 가전에 비해 시끄럽고 이녀석도 제습기처럼 더운 바람이 나온다. 또 에어컨 만큼은 아니지만, 한번 돌리면 오래 돌기 때문에 전력소모량도 꽤 있다. 옷에 따라 건조기에 넣으면 안 되는 것들도 있고.
건조기 장점 :
의류, 수건, 이불 등을 가장 확실하게 말려준다.
말리는 과정이 가장 간편하다.
빨래 먼지를 걸러준다.
건조기 단점 :
열기를 뿜어낸다 (여름 한정 단점)
소음과 진동이 있다.
옷감에 따라 넣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 LG전자 트롬 건조기 RH14VH
인버터 + 인버터 듀얼 인버터로 건조 효율을 높이고 전기는 덜 쓰는 제품이다. 5kg 빨래를 한시간도 안 걸려 말려준다. 표준코스, 에너지모드로 한번 돌리는데 드는 전기료가 고작 117원 정도라고. 리모컨이 있어 세탁기 위에 설치해도 작동하는 게 불편할 일이 없다. 오히려 빨래를 넣고 빼는 일은 더 편해질 것. LG 제품이니 스마트한 기능들도 모두 들어 있다. 스마트폰으로 작동할 수 있고 스마트 케어 버튼 하나면 사용자의 패턴과 외부 환경 조건을 파악해 알아서 적당한 모드를 추천해준다.
콘덴서 부분은 축축한 먼지들이 끼기 마련인데 건조가 끝나면 자동으로 세척해 번거롭게 청소하지 않아도 된다. 여름에 필요한 기능은 아니지만 패딩 리프레쉬 코스도 재미있다. 세탁 후 홀쭉해진 패딩이 건조기에 들어갔다 나오면 빵빵해진다. 이 모델의 경우 상단에 배수통이 있어 따로 배수관을 달 필요가 없어서 콘센트만 있으면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다.
▶ 삼성전자 건조기 그랑데 DV14N8520KV
하이브리드 이중건조로 건조 시간을 확 줄였단다. 스피드모드로 돌리면 59분 만에 빨래가 마르고 에코모드로 돌리면 1회 사용 전기료는 164원이라고. LG건조기처럼 패딩케어 기능도 있고 거기다 고어텍스 같은 기능성 의류의 생활 방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아웃도어 발수케어 모드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컨트롤이 가능한데 건조기 진단부터 옷감에 따른 건조 모드를 설명해두는 등 아주 쓸모 있는 정보가 많다. 이 모델은 배수통이 따로 없어 배수관을 연결하거나 따로 물받이함을 둬야 한다. 설치 전에 잘 알아볼 것.
▶ 대우전자 클라쎄 DWR-10MCWRH
위의 제품들은 14kg 대용량인데 반해 이 제품은 10kg 용량이다. 그래도 침구나 이불까지 들어간다고 하니 걱정 없다. 다이나믹 인버터 기술로 건조 효율을 높였다. 옷감에 따라 건조 모드가 16가지나 되는 걸 보니 옷감 손상에 특별히 신경 쓴 것 같다. 이 제품 역시 배관이 필요 없는 모델이다.
공간제습=제습기, 냉방+제습=에어컨, 의류건조=건조기
자 위에서 살펴본 결과, 각 제품의 장점이 나왔다. 제습기는 방 하나 정도의 특정한 공간을 제습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건조기에 넣을 수 없는 귀한 옷이나, 상하기 쉬운 옷감의 의류가 많다면 제습기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에어컨은 여름철 제습, 건조에 딱이다. 일단 요즘처럼 더운 날엔 에어컨을 틀어야 버틸 수 있으니까 별도로 제습기나 건조기를 돌리지 않고 에어컨만 틀어도 적당히 제습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에어컨 바람만으로 빨래를 완전히 뽀송뽀송하게 말리기는 어려우니 주의할 것.
건조기는 말이 필요없는 의류, 수건 건조의 제왕이다. 이것만 있으면 끝난다. 물론 설치할만한 공간과 비용, 진동과 소음은 감수해야한다.
이제 결정은 여러분의 몫이다. 장담하건대 무엇을 선택해도 절대 후회할 일은 없다. 삶의 질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걸 경험할 테니까. 무더위에 고생하고 있는 우리 존재들, 이정도 문명은 맘껏 누리며 살자.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염아영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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