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거나 독립했거나. 아무튼 냉정한 부엌 세계로 내쳐진 사람들이 주방 살림을 꾸릴 때! 저지르기 쉬운 치명적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장비 부족이다. 누가 요리는 실력이라 하였는가. 개인적으로 필자는 요리는 실력이 30% 템빨이 70%라고 생각한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장인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템에 매우 신경 써야 한다.

▲ 머릿속으로는 호빵맨을 그렸으나 직소가 되고만 똥손의 케이크

요리할 때 무서울 것 없는 똥손들이 무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법. 괜찮겠지~ 하는 관대한 한 스푼이 맛을 확 달라지게 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잘만 골라 쓰면 평타는 칠 수 있게 해주는 주방용품을 만나보자.

저렴이템으로 고렴이 요리 만들기

주방 기기가 모두 비쌀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 적은 돈으로 최대치의 효과를 끌어내길 좋아하는 가성비 휴먼들은 모이자. 쉐프들이 사용하는 이름 모를 그런 아이템 말고. 어차피 내 주방에서 탄생할 요리들은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그들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릴 간단한 아이템들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1. 계량컵

 ▲ 월드키친 파이렉스 계량컵 250mL

요리의 기본이 되는 계량. 대충대충~ 눈높이와 종이컵으로 재던 원시적 계량법은 요리의 맛도 대충으로 만든다. 1mL만 달라도 미묘한 맛의 차이를 보이니 이제는 정확한 계량이 필요하다. 비싼 계량컵 필요 없이 4천 원대 장비만으로도 충분하다. 요리계의 유노윤호같이 무엇 하나 허투루 재는 법이 없는 계량컵으로 국, 찌개, 간식, 베이킹까지 마스터해보자.

2. 칼 세트

주먹도끼 이후 삶의 질을 급상승시켜준 도구인 칼. 하지만 칼을 제대로 다루지도, 보관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겐 그저 흉측한 무기일 뿐이다. 먼저 주방용 식칼 하나만 있으면 모든 요리가 가능할 거란 생각은 접어두자. 칼도 용도에 따라 달리 써야 한다는 기본 중의 기본 사실을 되새기자.

▲ 헹켈 파이브스타

어떤 것을 살지 모른다면 세트 구성을 고르는 게 가장 무난하다. 무엇이든 거침없이 자르는 식도부터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중도, 과일을 손질할 때 쓰는 과도, 가위와 칼갈이까지 필요한 칼들이 모두 모여 있다. 

주방 칼 계의 아이폰으로 불리는 헹켈 칼 세트의 경우 보관용 나무 블록까지 제공되어 사용하지 않을 때는 깔끔하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칼 세트만으로도 완전 무장한 채로 전장에 나가는 듯 든든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미니 화로

▲ 노마드 미니화로, 에떼르 미니화로, 지아이엘 미니화로

고기의 불맛은 고깃집 불판으로만 낼 수 있다? 이런 1차원적 사고는 이제 접어두자. 우리 집 식탁 위에 자리 잡은 미니 화로는 분위기도 살리고 맛도 업그레이드해줄 기특한 꿀템이다.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고기에 불길이 바로 닿아 불맛을 더하는 건 물론, 기름기가 고여있지 않고 철판 사이로 쭉쭉 빠지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대한 죄책감도 덜게 한다.

4. 스테인리스 용기

밀폐 용기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들이 은근히 많다. 밀폐 용기는 공기와 음식의 접촉을 차단해주어 음식의 맛이 변질되는 것을 최대한 늦춰준다. 김치를 괜히 스테인리스 통에 보관하는 게 아니다.

참고로 저렴한 플라스틱 밀폐 용기는 전에 담아 뒀던 음식 냄새가 배어 잡탕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미세한 자국 사이로 냄새가 스며들기 때문. 이러면 냄새 제거도 어려우니 처음부터 꼼꼼히 따져 사야 한다.

▲ 키친아트 스텐밀폐용기 18종 세트

이 제품은 수분 증발을 차단해 신선도를 유지해준다. 또한 잠금형 밀폐방식으로 내용물이 새지 않으며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스테인리스 재질이기 때문에 플라스틱보다 흠집이 적어 착색이나 냄새 걱정 또한 덜어준다.

허세 템인 것 같지만 마련 즉시 주방의 질이 수직 상승하는 고급 템

왠지 우리 집 부엌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아이템 같아도 구매하면 여러모로 요긴하게 쓸 전문가 템을 소개해보겠다. 본새는 살고 활용도는 높으니 절대 후회할 일 없을 것이다.

1. 에어프라이어

요즘 집마다 한 대씩은 있다는 기본 중의 기본 조리도구지만, 요리 초보들에게는 이조차 사치였다. 전자레인지도 있고, 가스레인지도 있는데 굳이 좁은 주방에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써본 사람들이 입 모아 칭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 프로피쿡 에어프라이어 5.5L

기존 밥솥 모양과 달리 사각 모양이 전문 튀김기를 연상케 한다. 주방에 들여만 놔도 제법 전문가 감성이 살아나는 에어프라이어다.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과열방지 온도 센서. 감지기의 온도가 200℃에 달하면 전원이 자동으로 꺼진다. 조리 시 온도 다루기에 미숙한 초보들의 식자재와 주방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다.

 2. 그레이터&후추갈이

미드나 외국 영화 보면 늘 등장하는 주방의 간지 투톱. 통치즈와 통후추라는 문물이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다루는 도구들도 낯설었다. 사실 일반 가정집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 굳이 필요할까 한 아이템이지만 의외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 까사니 다용도 치즈 그레이트

치즈를 그레이터로 갈아 올리면 비주얼과 맛이 업그레이드되는 기적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치즈만 갈아 먹기에는 구매가 아깝다고 생각 말자. 칼질의 고난도 스킬인 채썰기도 가뿐하게 해내는 멋진 아이템이다. 4면으로 칼날의 크기도 다양하니 원하는 굵기로 사용하면 된다.

▲ GALIC 목제페퍼밀

시판 후추보다 입자가 크고 향이 센 통후추를 갈아 넣으면 깊고 진한 풍미를 맛볼 수 있다. 그냥 돌려 깎는 것만으로도 요리를 마스터한 느낌! 후추 말고도 소금, 깨 등 향신료를 갈아보자. 맛은 물론 신나게 페퍼밀을 돌리는 자신의 모습에 취하게 될 것이다.

3. 테이블 매트

2% 부족한 비주얼을 완성해줄 끝판왕. 깔아만 놔도 나의 허름한 주방이 레스토랑으로 변한다. 매트 깔고, 라면 냄비만 얹어 놔도 레스토랑 라면인지 비행기 일등석 라면인지 분간이 힘들다. 

▲ 제이에스컴퍼니 휘게후스 데일리 체크 테이블 매트 

다나와에서 테이블 매트를 검색하면 자그마치 205,173개의 제품이 나오는데(중복도 있음), 이중 여러가지 컬러와 디자인으로 구성된 데일리 체크 테이블 매트 세트는 매일 다른 공간에서 식사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1일 1매트의 즐거움을 느껴보자. 오늘 저녁부터 말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사진 / 김명신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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