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PC는 인터넷 검색과 간단한 문서 작업에서부터 엔터테인먼트, 게이밍은 물론 콘텐츠 생산 등의 전문 영역에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일과 생활 모두에서 필수품 같은 존재가 되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PC의 활용성의 원천은 성능이며, 특히 PC의 중심인 프로세서의 성능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반적으로 최신 세대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PC는 성능이 낮은 PC보다 같은 작업은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으며, 더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다룰 수 있고, 같은 형태의 작업이라도 다룰 수 있는 규모가 달라진다.
뭐든지 잘 해낼 수 있는 고성능 PC를 위한 프로세서라면 단순히 코어 수만 많아서도, 동작 속도만 높은 것도 아닌, 두 가지 특징이 서로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야 한다. 제한된 전력 소비와 발열이라는 조건에서 코어 수가 너무 많으면 동작 속도가 떨어져 싱글쓰레드 성능에 손해를 보고, 동작 속도만 지나치게 추구하면 코어 수가 적어서 멀티쓰레드 성능에 손해를 보는 등, 서로 약점이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균형적인 측면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영역으로는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게이밍’과 ‘영상 편집’ 등이 꼽히며, 특히 하나의 PC로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 경우 이러한 균형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인텔의 9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높은 동작 속도와 적당한 코어 수를 갖춰, 고성능 PC를 위한 성능 구성의 ‘균형’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들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오버클록킹’ 지원으로 잘 알려진 ‘K 시리즈’ 프로세서 제품군은 기본적으로 일반 제품군 대비 더 높은 동작 속도를 통해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하여, 오버클록킹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성능 측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다. 특히, 오버클록킹을 통해 성능의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낼 수도 있는 만큼, 모든 환경에서 최고의 성능을 기대한다면 눈여겨 보아야 할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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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스트림 PC용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서 ‘K 시리즈’는 제품군별 ‘최고 성능’의 상징이다 |
메인스트림 PC를 위한 인텔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에서 ‘K 시리즈’는 공식적인 ‘오버클록킹’ 지원 모델이라는 의미와 함께, 가장 높은 성능을 가진 최상위 모델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같은 모델명을 가지는 일반 모델과 비교하면 기술적인 특징은 거의 동일하지만, ‘오버클록킹’이 가능하다는 점 뿐만 아니라, 더 높은 TDP를 기반으로 더 높은 기본 동작 속도와 최대 동작 속도를 지원해, 더 높은 성능을 더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 이에, 코어 i7 이상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염두에 두는 경우, 오버클록킹이 아니더라도 최고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K 시리즈’ 프로세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이 ‘K 시리즈’ 프로세서는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시절 처음 선보였으며, 처음 선보이던 시절에는 일반 모델 대비 동작 속도 등은 같은 설정이지만, 터보 부스트 배수를 임의로 조절해 오버클록킹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였다. 그리고, 터보 부스트 배수의 임의 조절을 지원하는 ‘Z 시리즈’ 칩셋 또한 이 때부터 선보였으며, 인텔의 데스크톱용 프로세서에서 오버클록킹을 위한 ‘K 시리즈’ 프로세서와 ‘Z 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 조합도 이 때부터 공식화되었다. 그리고 이후 세대부터는 K 시리즈가 조금이나마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터보 부스트를 1배수 정도 더 주기도 했지만,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시절까지 K 시리즈 프로세서의 선택 목적은 분명히 ‘오버클록킹’ 이었다.
이런 구성에 변화의 조짐이 생긴 건 4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리프레시가 등장할 때쯤이다. 코어 i7-4790K는 그 당시의 4770K보다 기본 동작 속도와 터보 부스트 모두 0.5GHz 씩 오른 기본 4GHz, 최대 터보 부스트 4.4GHz의 높은 동작 속도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 때부터 기껏 해야 1배수 정도의 차이를 두던 K 시리즈와 일반 모델의 동작 속도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i7-4790과 4790K의 동작 속도 차는 기본 동작 속도와 최대 동작 속도 모두 0.4GHz 정도다. 이 때부터, K 시리즈 프로세서는 오버클록킹을 하지 않아도 일반 모델보다 확실한 성능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부터는, 일반 모델들은 최대 65W TDP를 가지지만 K 시리즈 모델들은 91~95W TDP 설정을 가지고, 기본 동작 속도와 터보 부스트를 통한 최대 동작 속도 모두 격차가 꽤 벌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물론 일반 모델의 경우 65W TDP와 낮은 기본 동작 속도에도, 터보 부스트의 동작 폭을 크게 늘려 최대 동작 속도에서는 차이가 좁혀지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는 언제나 보증되는 성능이 아니다. 이런 설정의 특징은 이전 세대들보다 코어 수가 늘어난 8, 9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도 마찬가지이며, K 시리즈 프로세서들은 오버클록킹이 없어도 더 여유있는 TDP를 기반으로 더 높은 동작 속도를, 더욱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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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K 시리즈 모델들은 일반 모델들보다 동작 속도가 높다 (자료제공: Intel.com) |
현재 데스크톱 PC를 위한 인텔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의 최신 세대인 9세대 코어 프로세서에는 코어 i3부터 i9까지 각 제품군별 최상위 모델로 ‘K 시리즈’ 프로세서가 있다. 이들 프로세서들은 동급 모델의 일반 모델 대비 더 높은 동작 속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코어 i5-9600K는 9600 대비 0.6GHz 높은 기본 동작 속도를, 코어 i7-9700K는 9700 대비 0.6GHz 높은 기본 동작 속도와 0.2GHz 높은 최대 동작 속도를 가지고 있다. 코어 i9-9900K는 9900 대비 0.5GHz 높은 기본 동작 속도를 제공하며, 최대 동작 속도는 양 쪽 모두 5GHz지만, 9900 쪽은 TVB(Thermal Velocity Boost)를 통한 제한적인 5GHz라, 실질적으로는 9900K가 0.1GHz 더 높은 동작 속도를 갖추고 있다.
9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선택에서, ‘K 시리즈’ 프로세서는 오버클록킹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에도 기본 동작 속도 자체가 높아, 성능 측면에서 좀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K 시리즈와 일반 모델의 비교에서, 터보 부스트 동작을 모두 감안한다면 동작 속도의 차이는 거의 없거나, 1~2배수 정도로 작게 보일 수도 있지만, 터보 부스트의 경우는 쿨링과 전력 공급 등의 상황에 따라 언제나 보증되는 동작 속도가 아니다. 이에 짧은 시간의 벤치마크에서는 그 차이가 크지 않을지라도, 장시간의 작업에서는 TDP와 기본 동작 속도의 차이에 따라 동작 속도의 유지에 차이가 생기고, 이런 부분이 성능의 차이로 이어지게 된다.
K 시리즈 프로세서를 사용하면서 오버클록킹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 굳이 비교적 고가의 Z 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일반 모델보다는 더 높은 TDP를 기반으로, 더 나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Z 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를 사용하고, 쿨링이 충분히 확보된 경우라면, 기본적으로 설정된 동작 속도를 바꾸지 않더라도 메인보드의 전원부 설정에서 몇 가지 제약을 해제함으로써, TDP 제약을 완화시키고 터보 부스트 동작 속도의 지속 시간을 늘리는 것도 가능해, 이론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대 성능을 큰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 물론 이 경우 메인보드의 전원부에 부담이 높아지지만, Z390 칩셋 기반 메인보드라면 거의 무리 없이 지원 가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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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에서 ‘K 시리즈’는 오버클록킹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
제조사가 보증하는 기본 동작 속도보다 더 높은 속도로 프로세서를 동작시키는 ‘오버클록킹’은 ‘K 시리즈’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프로세서를 더 높은 속도로 동작시키기 위한 오버클록킹으로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K 시리즈 프로세서의 경우 터보 부스트 배수의 재정의를 통한 오버클록킹 방법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물론, 이 외에도 최근 세대의 코어 프로세서 플랫폼에서는 프로세서와 플랫폼의 동작 속도에서 기준이 되는 ‘베이스 클록(BCLK)’를 높이는 방법도 다시금 사용할 수 있는데, 이제 BCLK와 메모리, PCIe 버스 등과의 비동기화 설정도 지원되고는 있지만, 위험 부담과 함께 실용성의 문제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모습이다.
K 시리즈 코어 프로세서를 가장 간편하게 오버클록킹하는 방법은 프로세서의 터보 부스트 설정을 재정의하는 것으로, 흔히 ‘배수 조절’이라고도 한다. 메인보드의 바이오스나 오버클록킹을 위한 프로그램들에서 최대 동작 배수를 쉽게 설정할 수 있으며, 사용되는 코어 수에 따라 적용되는 배수를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고, 모든 상황에 같은 배수를 적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오버클록킹이 된 상황에서도 프로세서의 사용량이 많지 않을 때 동작 속도와 전압을 내려 소비 전력을 줄이는 절전 기능들을 적용할 수도 있다. 한편,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에서, 성공적인 오버클록킹의 기준으로는 보통 모든 코어가 활성화된 풀 로드 상황에서 5GHz의 안정적인 동작이 꼽힌다.
터보 부스트 배수 설정을 조절한 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하도록 프로세서에 공급되는 전압을 좀 더 높여줄 필요가 있다. 무리하지 않는 수준의 오버클록킹에서는 1.3~1.35V 정도의 설정 정도에서 대부분 타협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1.4V 이상은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TDP에 따라 설정되는 메인보드 전원부에서의 전류 제한 등의 설정도 최대 한도로 풀어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전압 설정도 모든 상황에서의 고정 전압, 상황에 따른 가변 전압 설정 중 선택할 수 있는데,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가변 전압 설정이지만 설정이 꽤 까다롭고, 고정 전압 설정은 편리하지만 발열 등에서의 효율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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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클록킹을 통해, 몇 세대 뒤의 ‘미래의 성능’을 미리 만나볼 수도 있다 |
정규 동작 조건보다 동작 속도를 올리는 프로세서의 오버클록킹을 통한 성능 향상은 이론적으로는 ‘올린 만큼’ 나오며, 프로세서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코어 i9-9900K를 올 코어 5GHz로 오버클록킹했을 때, 멀티쓰레드 애플리케이션에서는 9900K의 올 코어 터보 부스트가 최대 4.7GHz이므로 6% 정도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적인 오버클록킹은 이러한 결과가 발열이나 시스템의 불안정한 동작 없이, 기대했던 수준의 성능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세밀한 설정과 함께 안정성에 대한 검증 과정도 필요하다.
오버클록킹 이후 안정성에 대한 검증은 보통 시스템에 최대한의 부하를 줌으로써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Linpack, Prime95 등의 도구를 사용하거나, 게이밍 환경에서는 3DMark나 주로 하는 게임들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PC가 멈추거나 재부팅되지 않는지, 결과는 예상한 수준으로 나오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불안정한 오버클록킹의 경우 PC가 멈추거나 재부팅되는 경우도 있지만, 오버클록킹 전보다 성능 수치가 오히려 낮게 나오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한편, 동작 속도와 전압을 올린 만큼 늘어나는 발열 측면에서도, 풀 로드 상황에서의 온도 확인과 함께, 필요하다면 쿨링을 보강해 주는 것도 지속적인 성능과 안정성의 유지에 도움이 된다.기본 동작 속도부터 높고 오버클록킹까지 가능한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K 시리즈’는 당대 최고 성능의 PC에 도전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선택이다.
특히 오버클록킹을 통해서, 지금까지 기대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성능 수준을 몇 세대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은 고성능 PC 애호가들에 아주 매력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K 시리즈’ 프로세서가 기본적으로 갖춘 높은 동작 속도 등이 제공하는 고성능에 대한 매력도 만만치 않으며, 오버클록킹이 아니더라도 고성능 PC를 위해 선택할 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이에, ‘K 시리즈’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PC를 어떻게 사용하든지간에, 최고 성능의 PC를 위한 당연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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