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이 되기 전 1시간 이상 자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 직장인 P씨
"미리미리 차분한 성격을 기르자. 통잠을 못 자면 성군도 폭군이 된다." - 에디터 J씨
"다른 의미의 아포칼립스를 경험할 수 있다." - 전업주부 K씨
혹시 출산 예정인가?
사랑의 결실이며 축복인 아기가 태어났을 때 여러분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축하 인사와 선물을 받게 된다. 그리고 걱정 어린 응원도 들을 것이다.
“6개월은 못 잘 거야. 그래도 힘내!”
필자는 육아를 경험한 선배들로부터 위 조언을 4년 전에 들었다. 그들의 말은 사실이었다. 작은 사람이 내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 졸릴 땐 바로 자고, 좋은 꿈을 꾸며 늦잠을 자던 행복한 시절은 완전히 박살났다. 낮과 밤이 뒤바뀐 정도는 애교다. 2시간 이상 통잠을 자지 못하는 생활이 끝없이 이어지고, 사람이던 부부는 바이러스 감염도 없이 좀비로 변해갔다.
지금이야 아이가 성장한 덕에 당시의 고통은 추억이 되었으나, 주변에서 임신 혹은 출산 소식이 들려오면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잠은 다 잤네' 절로 동정하게 된다.
왜 아기들은 깊게 잠들지 못하는 걸까? 정말로 아기가 태어나면 잠을 포기해야 할까? 독박 육아를 하는 엄마(혹은 아빠)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 예비 엄마아빠들과 꿀잠이 그리운 초보 엄빠를 위한 답이 준비돼 있다.
왜 아기들은 깊이 잠들지 못할까?
초보 엄빠들이 가장 많이 당황할 때는 아기가 스스로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때다. 신생아들은 수면시간이 길다고 하던데, 실제 아기를 보면 도통 잘 생각이 없어 보인다. 가끔 칭얼대는 걸 보면 졸린 것 같아서 침대에 뉘었더니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도 많다. 잠을 잘 자야 뇌가 건강해지는데, 아기는 잠들지 않고, 초보 엄빠는 걱정에 피로에 녹초가 되어버린다.
아기는 스스로 잠드는 방법을 모른다. 쉽게 말해 자야 할 시간과 자는 법을 알고 태어나지 않는다. 특히 생후 1~3개월의 아기들은 엄마의 자궁 속에서 10개월간 성장했기 때문에 낮과 밤의 개념이 없다. 아기가 성인과 같은 수면 패턴을 인지하기까지는 최소 6주의 시간이 걸리며, 성인과 비슷한 수면 주기를 갖기까지는 생후 4개월~8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는 어쩔 수 없다. 꾸준한 수면연상(아기가 쉽게 잠들 수 있도록 돕는 행위나 물건)을 통해 아기가 올바른 수면 습관을 갖도록 부모가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 아기, 어떻게 해야 잘 잘 수 있을까?
아기에게 좋은 수면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선 수면 교육이 필수다. 특히 생후 9~12개월 사이가 중요한데, 이때 아기의 수면습관을 잘못 들이면 아이의 정서도 불안해지고 부모의 고생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혼자 잠들지 못하는 아기가 칭얼대고 울 때마다 부모가 안아주면 아기는 부모가 안아주는 행위를 수면연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면 아기는 혼자 잠드는 습관을 키우지 못하고 잠이 올 때마다 안아달라고 울고 떼쓰게 된다. 자칫 이 과정을 통해 아기의 고집이 세지거나 분리 불안이 커질 수도 있다.
아기는 엄마와 아빠가 교육하는 대로 자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수면 교육은 아기가 스스로 잠들 요령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부모에게 안기거나 업혀서, 혹은 모유나 우유를 먹으면서 잠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는 것을 배우게 해주는 것이다.
수면 교육은 보통 6~8주에 시작하는데, 이때 아기는 울지 않고 자연히 잠에서 깨게 된다. 다양한 활동을 하다 잠이 들 시간이 되면 동적인 활동을 멈추고 목욕이나 책 읽기, 자장가 불러주기 등의 수면 의식(아기가 ‘잠’을 인지하는 연습)을 통해 아기에게 잘 시간이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알려준다. 백색소음이나 어두운 조명 등으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면 의식 중 아기가 졸린 것 같으면 잠자리에 눕히고 토닥여준다. 만약 아기가 심하게 울면 잠시 안아서 달래주고 바로 눕혀 재우는 것을 시도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다고 안아서 재우지 말고, 진정시킨 후 다시 눕혀 재우는 것’이다.
이론만 봤을 땐 쉬운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작디작은 아기가 안아달라고 용을 쓰며 우는데 수면 교육을 한다고 계속 울게 두는 것은 부모의 입장에서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다. 아기에게 못 할 짓을 한다는 죄책감도 들고, 안아주면 금방 잘 것이라는 유혹도 떨치기 힘들다. 하지만 아기의 숙면을 위해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교육을 시작했다가 다시 이전처럼 안아주거나 모유 혹은 분유를 먹이는 등 스스로 잠드는 훈련을 흐지부지 중지해버리면 아기는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아기를 키우면서, 수면 교육을 하면서, 또 좀 더 자라 훈육을 할 때도 부모의 가장 중요한 태도는 일관성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어차피 못 잘 거라면 양보단 질!
신생아의 수유 텀은 생각보다 짧아서 새벽에도 아이 울음소리에 눈을 뜨게 된다. 부스스 일어나 수유를 하고, 잠들기 무섭게 또 수유 텀이 돌아온다. 도대체 엄마는 언제 자란 말인가?
육아 선배들의 경험 어린 조언을 들려주자면, 아기가 자는 시간에 무조건 자는 방법밖에 없다. 쌓인 집안일도 외면하고, 스마트폰 한 번 들여다보지 않은 채 잠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자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피로를 해소하기 때문이다.
자기 직전에는 되도록 스마트폰을 보지 않아야 한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잠을 방해한다. 과식이나 과음도 금물.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으로 편안해야 잠을 깊이 잘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침대에 누우면 온몸에 힘을 쭉 빼고 전신을 이완시킨다. 덜 씻은 젖병이나 널브러진 빨래 걱정은 멈춘다. 짧은 시간이라도 푹 자야 또 아기의 울음에 즉각 반응하고 해결해줄 수 있다.
육아 꿀템과 사용 시 주의사항
‘육아는 템빨’이라는 말을 이미 많은 육아 선배들에게 들었을 것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 수 있지만 마련한 후에는 없었던 때로 다신 돌아갈 수 없는 것이 육아템의 세계다. 그만큼 다양한 육아용품들이 초보 엄마아빠의 육아를 돕기 위해 출시되었다. 아기의 수면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아이템들이 있다. 초보 엄빠들의 육아를 도와줄 꿀템과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살펴보자.
1) 스와들업 속싸개 & 머미쿨쿨 아기이불
▲ 스와들업 속싸개
신생아들은 바람이 불거나, 소리가 나거나, 머리나 몸의 위치가 변하게 되면 팔을 벌렸다가 다시 움직이는 모로반사 행동을 하는데, 이때 놀라서 깨는 아기들이 많다. 이때 국민 수면템으로 불리는 스와들업 속싸개가 도움될 것이다. 아기의 양팔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고, 엄마가 안아주듯 가슴과 복부를 감싸줘서 모로반사로 깨는 것을 방지하고 꿀잠을 도와준다. 또한 스와들업 속싸개는 엄마 뱃속에서 아기들이 줄곧 취했던 나비잠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편안한 자세로 누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머미쿨쿨 아기이불
머미쿨쿨 아기이불은 패드 양 옆에 좁쌀을 무게감 있게 채워 넣어 아기들의 팔이 번쩍 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해준다.
2) 유아 바디필로우
▲ 몽슈레 바디필로우
100일이 지나고 아기가 통잠을 자기 시작하는 ‘100일의 기적’을 경험하는 부모들도 많지만, 100일쯤 뒤집기를 시작해 아기가 뒤집기를 하고 되집기를 하지 못해 잠이 깨는 ‘100일의 기절’을 경험하는 부모도 많다. 부모가 깊이 잠들면 아기가 뒤집기를 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기는 목의 소근육이 발달하지 못해 뒤집기를 할 경우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칫 영유아 질식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크다. 유아 바디필로우는 아기가 잘 때 뒤집기를 하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해준다. 이로써 사고도 예방하고, 아기와 부모 역시 꿀잠에 들 수 있다.
3) 바운서
▲ 마텔 피셔프라이스 인펀트 투 토들러 락커 바운서 / 뉴나 리프 커브 바운서
바운서는 엄마·아빠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선사하는 효자템이다. 잠투정하던 아기도, 안아달라고 보채던 아기도 바운서에 앉히면 장난감을 보며 놀거나 잠에 든다. 간혹 엄마를 찾지 않고 꺄르르 웃는 아기들도 있다. 하지만 바운서는 오래 사용해선 안 된다. 장시간 사용 시 바운서의 진동 기능은 아기 뇌와 척추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등받이가 경사진 바운서에서 아기를 재우면 질식사 위험이 크다.
▲ 뉴나 리프 바운서는 반자동 수평 회전으로 엄마들이 걱정하는 전자파 노출 걱정이 없다
1세 미만 영아는 기도가 좁기 때문에, 등받이 각도가 경사진 바운서에 오랜 시간 재워두면 기도 압박과 막힘에 의한 질식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경사진 요람에서 자다가 질식한 영아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올바른 바운서 사용법을 홍보하고 있다. 아기를 바운서에 잠깐씩 놀게 해주는 것은 괜찮지만 안전을 위해 잠은 평평한 곳에서 똑바로 눕혀 재우도록 한다.
4) 역류방지쿠션
▲ 에시앙 크라운 역류방지 쿠션
아기들은 엄마 품에서 새근새근 잘 자다가도 바닥에 눕히는 순간 눈을 번쩍 뜬다. 이 때문에 ‘아기들 등에는 센서가 달렸다’는 웃픈 농담이 엄빠 사이에 오가기도 한다. 이런 부모를 가엾게 여겨 등장한 것이 역류방지쿠션이다. 역류방지쿠션은 위장의 크기가 작아 아기가 분유나 모유를 게워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아이템이다.
▲ 제이앤제나 역류방지 쿠션
수유 후 잠시 사용하는 용도로 나왔지만 쿠션의 편안함 덕에 쉽게 잠드는 아기들이 많아 수면템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너무 푹신한 쿠션이라 ‘척추에 나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괜찮다. 체구가 아주 작은 생후 1~2개월 때만 쿠션 위에 수건을 접어 넣어주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완화된다. 불안하다면 쿠션 위에서 자는 시간이 4시간을 넘지 않도록 신경 써주자.
5) 애착 인형
▲ 블랑가또 코끼리 애착인형 / 젤리캣 빅 버니 베이지
아기들은 생후 6개월이 되면 부모와 타인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특히 부모와 강력한 애착 관계가 형성되고 신뢰감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이때 부모 같은 안정감을 주는 상대로 아기는 애착 인형을 선택한다. 애착 인형은 아기가 부모와 떨어지게 되는 순간에도 불안함을 없애주고, 사회성을 기르거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도움을 준다.
▲ MDB팩토리 오가닉 인형 애착웅
밤에도 애착 인형은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편안한 잠을 유도해준다. 대부분의 애착 인형은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돼 끌어안고 있으면 솔솔 잠이 오는 효과도 있다. 아기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잠으로 이끌어줄 효자템이다.
초보 엄빠의 꿈이자 희망인 통잠. 잠은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너무나 중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충분히 잠을 잔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더 안정돼 있고, 예민함도 적다. 아기를 위해, 엄빠를 위해 적절한 육아템과 효율적인 수면 교육을 통해 아기도 부모도 행복한 아침을 맞이하자.
기획, 편집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 장기은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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