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폰 업체들은 기왕이면 다양하고 좋은 기능의 핸드폰을 구입한다는 소비자 심리를 반영, 휴대폰에 다양한 기능을 접목시키고 있다. MP3플레이어 기능은 물론 전자사전, 게임, 디카 등의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은 더 이상 전화만이 아닌, 휴대용 PC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휴대폰의 디카 성능은 놀랄만한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2001년, 장난감 취급을 받으며 주목받지 못했던 디카폰은 어느새 디지털카메라의 자리를 꿰차고 들어 앉을 태세다.
삼성전자는 300만화소, 500만화소 디카폰에 이어 다음달, 700만화소 디카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벌써 1000만화소의 디카폰을 개발중이라고 한다.
디카폰 시장은 이미 200만화소를 지나 300만화소 제품이 대세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안으로 3백~5백만화소 폰이 주력으로 떠오르며, 일반 디카의 화소수를 따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의 성능을 판단할 때 화소수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해당 카메라의 기본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인 것은 사실이다.
발전하고 있는 것은 화수수뿐만이 아니다. 광학줌, AF(자동초점), WB(화이트밸런스), 노출보정, 디지털효과 등 기존 부가적인 기능에 지나지 않았던 핸드폰의 디카 기능이 점차 디카를 따라잡고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는 수동기능을 지닌 디카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컴팩트 디카시장의 점령을 의미한다. 현재 컴팩트 디카의 컨셉은, 카메라의 복잡한 기능을 몰라도 가볍게 지니고 다니며, 부담없이 셔터를 눌러 일상을 기록하는 편리함에 있다. 핸드폰에서 컴팩트 디카정도의 기능과 화질이 보장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디카폰일 것이다. 어느 누가 핸드폰과 디카를 따로 들고 다니는 수고를 자처하겠는가?
저렴한 DSLR로 인기를 모았던 캐논 EOS 300D의 후속모델인 EOS 350D. 이렇게 저렴한 DSLR이 경쟁적으로 출시되어 하이엔드 시장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품가격보기>
니콘의 하이엔드 디지털카메라 Collpix 8700. 회전액정, 2/3인치 CCD, 광학 8배줌, 동영상 기능 등 DSLR에서 불가능한 기능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제품가격보기>
디카업체들 DSLR과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할 듯
디지털카메라의 입장에서 볼 때, 보급형 디카는 디카폰에 그 시장을 내어줄 전망이다. 기존의 디카제조사들은 DSLR과 하이엔드급 디카에 총력을 기울일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 제조사의 경쟁적 보급형 DSLR 출시로 인해 DSLR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졌다. DSLR의 가격하락으로 하이엔드 디카의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주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하이엔드 디카는 나름대로의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이엔드 디카의 장점은, DSLR의 구조상 불가능한 실시간뷰 기능, 동영상 기능,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 등이다. 일반적인 디지털카메라는 LCD를 보며 촬영(실시간 뷰 기능)을 한다. 이로 인해, LCD의 회전이 가능하여 다양한 앵글의 촬영과 셀프카메라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같은 원리로 인해, DSLR에서는 불가능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DSLR에서 수백만원을 투자해야 확보할 수 있는 렌즈의 화각을, 고정되어진 하나의 렌즈로 커버한다. 뛰어난 화질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요인들로 볼 때, 미래의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다음과 같이 예측할 수 있다.
사진이나 카메라를 업으로 하거나, 좋아하는 소비자층을 위한 DSLR시장. 또, 자신만의 특화된 기능을 내세운 컨버젼스 컨셉의 하이엔드 디카 시장이 그것이다. 물론, 보급형 디카시장은 핸드폰에 그 영역을 넘겨줄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 디카의 발전방향은, 자신만의 틈새시장을 지켜내기 위한 다기능, 고기능의 컨버젼스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12배의 고배율 광학줌, 뛰어난 수동기능 및 화질, 손떨림 방지기능 등을 지닌 디카와 캠코더의 전천후 제품을 상상할 수 있다.
후지필름의 컴팩트 디카 Finepix F10. 630만화소, 2.5인치 액정, ISO1600지원 등 아직 디카폰이 따라가기 버거운 기능들로 무장하고 있다. <제품가격보기>
파나소닉의 인기기종인 DMC-FX7. 보급형 컴팩트디카로는 최초로 손떨림 보정기능을 채용했다. <제품가격보기>
아직 디카폰보다는 디카+폰 전략을!
그렇다면 지금 보급형 디카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은 디카폰을 사야하는가?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장기전망이다. 현재 출시되는 디카폰들의 성능은 아직 보급형 디카의 그것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다. 위에서도 말했듯, 화소수는 그 디카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되지만 전부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우선 CCD 크기에서 차이가 난다. 보급형 디카들이 2.5인치에서 1.8인치의 CCD를 쓰는데 비해, 대부분의 디카폰들의 CCD는 더 작은 편이다. 이로인해 노이즈가 심해져 사진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어두운곳에서 디카폰으로 찍은 사진에 노이즈가 많은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것이다.
다음은 광학줌 기능이다. 대부분의 보급형 디카가 광학줌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디카폰은 이미지 화질의 저하를 가져오는 디지털줌을 채용한 모델이 대부분이다. 이로인해 오는 촬영의 편리함 역시 아직은 디카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요인이다.
무엇보다도 가격대비 성능. 위에서 지적한 단점인 작은 CCD, 광학줌 기능등을 극복한 디카폰이 출시되고 있기는 하다. 삼성의 300만화소, 500만화소, 700만화소 디카폰이 그것이다. 하지만 현재 판매중인 500만화소 디카폰의 가격이 90만원대이고, 앞으로 출시될 700만화소 디카폰이 100만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격이라면 무난한 성능의 디카폰과 뛰어난 성능의 디지털카메라를 동시에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그 밖에도 카메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여러 기능들과 편리한 인터페이스 등으로 보급형 디카의 입지는 아직 디카폰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얼리아답터라면 고가의 디카폰을 사용해보는것도 좋을것이다. 하지만, 통화품질과 이미지 품질의 두가지 측면을 고려한다면, 아직은 디카와 핸드폰을 따로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