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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족에게 리장고성을 묻다

2025.07.07. 13:00:15
조회 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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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800년 역사의 리장고성을 걸었다.
리장에서 나고 자란 나시족인 그는, 내게 이곳을 이렇게 소개했다.
2시간의 일방적 대화.

Hong, Tour Guide of Amandayan 홍, 투어 가이드
Hong, Tour Guide of Amandayan 홍, 투어 가이드

Q. 선생님? 선생님, 천천히.
리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리장은 평균 해발 2,400m에 자리한 분지라, 처음에는 숨쉬기 어려워요. 그나저나 운동을 좀 꾸준히 하셔야겠는데요? 리장고성은 이제 시작인데 말이죠. 여기 전체를 걸어서 돌아보려면 하루도 부족해요, 벌써 이러시면.


Q. ...네?
여기 앉아서 숨 좀 고르세요. 리장은 중국 유일의 나시족 자치구역이에요. 저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시족입니다. 현재는 ‘아만다얀(Amandayan)’의 시티투어 가이드를 하고 있죠. 사실 나시족의 문자와 언어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우리는 이 문자를 ‘동파문(東巴文)’이라고 합니다. 현재까지도 쓰이고 있는 유일한 상형문자인데, 이젠 할머니 세대가 아니고선 거의 읽지는 못합니다. 나시족의 ‘나’는 검은색을 뜻하고 ‘시’는 사람을 뜻합니다. 나시족에게 ‘검다는 것’은 ‘위대하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와 별개로 나시족은 하얀색을 숭배합니다. 나시족의 창세기인 ‘총판투(崇盤圖)’를 보면 나시족의 조상이 하얀 알에서 태어났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과 달, 산과 나무 역시 모든 것이 하얀색에서 시작됐다고 믿습니다.

또 재밌는 점은 나시족이 ‘모계사회’라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과거에 있던 ‘아주’라는 제도가 좋겠네요. 남녀가 가정을 꾸리지 않아도 연인이 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였습니다. ‘아주’는 나시족 언어로 ‘친구’를 뜻합니다. 결혼하지 않은 친구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어머니에게 귀속되고, 남자는 만약 관계가 끝나더라도 생활을 평생 지원해야 합니다. 가족 간에 어떤 분쟁이 생긴다면 그에 대한 판결은 집안의 여성 연장자가 내립니다.

동파문에서도 여성을 뜻하는 상형문자가 어떤 단어에 포함되면 그 의미가 증폭됩니다. 반면 남성을 뜻하는 상형문자가 단어에 포함되면 그 의미가 축소되죠. 리장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충의시장(’을 가면 아마 놀라게 될 겁니다. 정육은 100%의 확률로 여자가 담당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남자 정육인을 거의 보지 못했어요. 충의시장에서는 지금까지도 여자만 고기를 판답니다.

나시족의 동파문자. 문자의 외형만 보면 그림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형체, 발음, 의미를 모두 갖춘 문자이다.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상형문자는 동파문이 유일하다. 글자의 모양과 의미가 긴밀하게 밀착되어 있어 그 뜻을 어렴풋이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나무의 종류는 특정 모양과 특징을 자세히 묘사해 의미를 표현한다.
나시족의 동파문자. 문자의 외형만 보면 그림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형체, 발음, 의미를 모두 갖춘 문자이다.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상형문자는 동파문이 유일하다. 글자의 모양과 의미가 긴밀하게 밀착되어 있어 그 뜻을 어렴풋이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나무의 종류는 특정 모양과 특징을 자세히 묘사해 의미를 표현한다.

Q. 이제야 좀 숨이 쉬어지네요. 고성 바닥이 전부 돌이라 걷기 힘든 것 같아요.

보통 돌바닥이라 더 걷기 좋다고 하는데 말이죠. 환경의 문제보다는 개인의 문제로 진단하겠습니다(웃음). 리장에는 총 3개의 고성이 있는데, 모든 고성의 바닥은 전부 돌입니다. 이 지역에서 많이 나는 화강암이 대부분이죠.

나시족 사람들은 리장을 리장이라 부르지 않아요. ‘이쿠디(Yi Gu Di)’라고 부릅니다. ‘강 옆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에요. 리장(丽江, 여강)이 ‘아름다운 강’을 뜻하는 데 비하면 좀 더 담백한 의미죠. 리장은 중국의 4대 고성 중 유일하게 성벽이 없는 성입니다. 일각에선 이 지역을 다스리던 이들이 황제로부터 목(木)씨 성을 하사받았는데, 성벽을 두르게 되면 그 형국이 곤궁함을 뜻하는 ‘곤(困)’ 자가 되기 때문에 담을 두르지 않은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도 그럴 만하고, 애초에 리장고성 내에는 수많은 수로가 뒤얽혀 있기 때문에 성벽 건설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았을 겁니다.

고성 내 모든 인도는 물길에 따라 구획됐습니다. 그래서 어느 길도 균형적으로 뻗어 있지 않은 것이 리장고성의 특징이죠. 수로에 흐르는 물은 전부 옥룡설산에서 흘러 내려온 위허(玉河, 옥하)의 물줄기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그러니까 벌써 40년 전인가요, 지금보다 2배는 깊고 훨씬 맑았어요. 심지어 마시기도 했으니까요. 튜브 대신 타이어를 타고 매일같이 수로에서 물놀이를 즐겼어요. 그때는 부모님이 참 걱정을 많이 하셨죠.

리장고성의 특징을 좀 더 짚어 보자면, 리장고성 내 건물은 독자적인 나시족 스타일의 건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보통 중국에서는 순조로움을 의미하는 6이나 재물을 의미하는 8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데, 나시족은 3, 5, 7을 행운의 숫자로 여겨요. 그래서 리장고성 내 있는 건물은 대부분 방이 3개, 5개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참 아이러니한 점은 리장 지역 번호는 ‘0888’이라는 사실이죠. 중국인 친구들이 항상 번호를 보고 부럽다고 난리죠.

현재 리장고성 내에는 100개의 작은 도로가 있고, 수로 사이를 이어 주는 다리가 300여 개에 달합니다. 리장고성의 중심광장을 ‘스팡지에(四方街, 사방로)’라고 하는데, 사실 저 어렸을 때는 여기가 전부 채소 시장이었어요. 그래서 장사가 끝나는 저녁마다 수로를 막아 물을 넘치게 했죠. 그러면 하루 동안 쌓인 광장의 때가 자연스럽게 물에 씻겨 가는 방식입니다.

그나저나 오늘 비가 와서 그런가, 삼각매(三角梅, 부겐빌레아) 꽃이 유난히 밝고 아름답네요. 이 꽃은 리장 골목 어디서나 볼 수 있어요. 돌바닥 이야기하다 말이 한참 셌네요. 어쨌든 이 리장의 돌바닥은 통풍과 배수, 무엇보다 돌은 습기 보존력이 탁월해요. 고산지대라 워낙 건조한 기후인데, 돌이 고성 곳곳을 관통하는 수로의 물을 흡수해 햇빛을 받으면 은은히 습기를 배출해 준답니다. 천연 가습기 역할도 겸하는 셈이죠.

수로를 따라 구획된 리장고성
수로를 따라 구획된 리장고성

Q. 조금은 불편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최근 중국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리장이 헌팅의 메카로 꼽힌다고 해요. 리장고성 어느 골목을 따라서 전체가 클럽이고, 라이브 카페며 객잔도 가득하니까요. 과거의 리장과 오늘날의 리장은 참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도 자주 봤어요. 연간 최대 3,00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찾는 도시다 보니, 상업화는 어찌 보면 당연한 변화일지도 모르겠고요. 현지인, 그러니까 나시족이 바라보는 리장고성의 현재는 어떤 느낌인가요?

과거에 비하면 소란스럽죠. 사람도 많아졌고요. 수로에 흐르는 수량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리장은 과거부터 그래야만 하는 곳이었어요. 나시족 언어로 리장 올드시티를 ‘구뺀지(Gu Ben Zhi)’라고 합니다. ‘가게(Store)’라는 뜻이죠.

리장은 예로부터 차마고도(茶馬古道)에서, 이를테면 ‘무역 센터’와 같은 역할의 도시였어요. 상인들이 리장에 모여들어 운남에서 생산되는 차 가격을 흥정했고, 티베트로부터 넘어온 말을 사들였죠. 가격을 합의하려면 시간이 필요했고, 자연스레 상인들이 머물 만한 객잔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밥집이 생겼고, 상점이 생겼죠. 모든 골목이 판매와 흥정으로 가득 차게 된 것이죠. 그것이 리장이란 곳의 뿌리이자 본질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날, 수많은 여행객으로 인해 상업화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니라, 애초에 상업을 목적으로 생겨난 도시인 거죠. 시장은 언제나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판매합니다. 그래야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지금의 리장이 사람들에게 그렇게 비추어진다면, 그것이 필히 여행자들의 필요일 것입니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리장고성의 돌바닥을 자세히 들여다봐 보세요. 길을 따라 세로 방향 돌이 있고, 길의 방향과 반대인 가로 방향 돌이 있죠. 세로 방향 돌은 리장고성이 생겨날 때부터 있었던 길입니다. 리장을 스친 수많은 이들이 밟고 또 밟아 돌이 매끈매끈해졌죠. 가로 방향의 돌자리는 과거 말이 걸어 다녔던 흙바닥이었어요. 현대에 들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길 전체를 돌바닥으로 깔았고, 그 세월을 구분하기 위해 이처럼 돌의 방향을 바꿔 배치한 것이죠. 보세요, 새로 깔아 놓은 돌은 아직 울퉁불퉁하죠? 이 돌이 맨질맨질해져야 비로소 사람이 붐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리장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고 봅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물건을 흥정하고, 어떤 이야기든 나누고 보는 곳이죠.


글·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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