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와 KG 모빌리티의 중원 싸움이 치열하다. 하반기 내수 시장 관전 포인트는 그랑 콜레오스의 볼륨이 유지될 것인지, 최근 하이브리드 및 전동화 라인업을 대거 확장하는 KGM의 반격이 성공을 거둘지에 있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상반기 국내 완성차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의 독주로 시작해 독주로 끝났다. 하반기가 시작하는 7월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3위 경쟁은 치열하다. 르노코리아의 수성이냐, KG 모빌리티(KGM)의 반전이냐를 두고 벌이고 있는 경쟁이 여름 폭염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상반기 전체 내수 판매량은 총 약 68만 5830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35만 4900대를 판매해 약 52.6%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기아는 27만 6423대를 기록해 41.0%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두 브랜드를 합치면 국내 시장의 95.8%를 점유한 셈이다.
르노코리아, KGM, 한국지엠 마이너 3사의 상반기 총 판매 대수는 총 5만 4507대에 그쳤다. 기아 쏘렌토 한 개 모델이 기록한 상반기 판매 대는 5만 1129대와 큰 차이가 없다. 예상과 달리 르노코리아와 KGM의 상반기 3위권 경쟁은 승부가 쉽게 갈렸다.
‘치열한 접전’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반기 결과는 르노코리아의 압도적인 승리로 귀결됐다. 르노코리아는 상반기 총 2만 8065대를 팔아 약 4.1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차지했다. KGM은 1만 8321대로 2.71% 점유율에 그쳤다.
르노의 압도적인 성과는 ‘그랑 콜레오스’ 단일 모델의 성공 덕분이다. 상반기 르노코리아가 판매한 2만 8065대 중 2만 3110대가 그랑 콜레오스였다. 전체 판매의 82.3%를 차지하는 수치로, 사실상 ‘원카 브랜드’로 시장을 지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E-Tech 모델은 세련된 외모와 함께 직병렬 듀얼 모터를 기반으로 동급 최고 수준인 245마력의 시스템 출력과 15.7km/L의 복합연비를 갖춘 것이 소비자 선택을 이끈 주요 요인이 됐다.
문제는 르노의 다른 차종들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QM6는 2294대, 아르카나는 2288대를 기록했으며, SM6는 221대, 마스터 밴은 142대, 그리고 세닉은 10대 판매에 그쳤다. 판매 구조가 한 차종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어 그랑 콜레오스의 수요가 둔화될 경우 르노의 입지는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KGM의 하반기 역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관측도 있다. 상반기에는 다소 밀렸지만 토레스 EVX와 무쏘 EV, 그리고 액티언 하이브리드 등 파생 모델을 포함해 총 14개의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특히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토레스와 무쏘 스포츠, 티불리, 액티언 등이 적게는 2000대, 많게는 4000대로 볼륨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도 기대를 갖게 한다.
따라서 하반기 국내 완성차 시장의 중위권 구도는 르노의 단일 모델 중심 전략이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또는 KGM의 다양한 전동화 라인업이 시장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르노는 현재 뚜렷한 1-모델 중심의 전략으로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랑 콜레오스 이외의 인기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반면 KGM은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하반기 신차 출시를 바탕으로 충분한 반등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중위권 경쟁의 승자는 결국 ‘단일 모델 집중’과 ‘다양한 라인업 확보’라는 두 전략 중 어떤 방식이 소비자의 선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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