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과 노트북은 오랫동안 대학생들의 선택을 가르는 양축이었다. 강력한 성능과 확장성을 앞세운 PC, 이동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삼은 노트북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듯 보였지만, 최근 몇 년간의 기술 발전은 그 구도를 흔들어 놓았다. 고성능 노트북이 데스크톱의 자리를 위협하는가 하면, 가격 대비 성능에서 여전히 앞서는 데스크톱은 존재감을 유지하며 두 기기 간의 경계를 좁히고 있다.
가격비교서비스 다나와는 시대의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왔다. 개별 제품의 가격을 제공하는 수준 그 이상의, 어떠한 기기가 누구에게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며 사실상 시장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
다나와 아카데미는 이러한 정보 제공을 현장 경험으로 확장한 프로그램이다. 온라인으로만 소비되던 정보가 오프라인 현장에서 제품 체험으로 이어지고, 학생들은 눈앞에서 최신 IT 트렌드를 확인한다. 9월 17일 숭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열린 「2025 인텔®&다나와 아카데미 페스티벌」은 시장의 변화가 어떻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
메인 스폰서인 인텔을 비롯해 굵직한 글로벌 PC·IT 브랜드의 전폭적인 참여에 힘입어 현장에는 다양한 기기가 전시됐다. 이곳을 다녀간 대학생은 직접 제품을 체험하며 강점과 한계를 비교해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향후 선택의 기준을 세워볼 기회도 누렸다. 변화하는 시장의 현주소가 숭실대 캠퍼스 한가운데에서 가감 없이 펼쳐진 셈이다.
▲ 마이크로닉스 김희철 마케팅 매니저를 숭실대 아카데미 현장에서 만났다.
마이크로닉스 부스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낯선 로고가 붙은 케이스다. 국내 파워서플라이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져온 마이크로닉스가 전면에 내세운 제품군은 의외로 자사의 기존 라인업이 아닌, APNX라는 새로운 이름이다.
현장을 지킨 김희철 마케팅 매니저는 자신을 “마이크로닉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규 브랜드가 바로 APNX 다”라고 운을 땟다. 그는 “건축적 미학을 강조한 디자인과 냉각 성능을 강화한 구조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대 위에는 블랙과 화이트, 그리고 우드 패널을 채택한 모델이 참관객을 맞이 했다.
왜 APNX 라인업 인가?
마이크로닉스는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 양쪽에서 꾸준히 제품을 내놓아온 기업이다. 그런데도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매니저는 “20만 원 전후의 가격대에서 감성과 기능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층이 분명히 있다”고 잘라 말했다.
국내 케이스 시장은 저가형과 플래그십 고급형으로 양극화돼 있다. 보급형은 무난하지만 개성이 부족하고, 최상위 모델은 성능이 뛰어나도 가격이 높아 대중성이 떨어진다. APNX는 이 두 구간 사이의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다. 고급스러운 감각과 실용적인 기능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해, 중고급 시장에서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젊은 세대를 겨냥했다는 점도 분명하다. 학업과 콘텐츠 제작, 게임 등 다양한 목적으로 PC를 사용하는 대학생들은 차세대 수요층이자 시장의 목소리를 이끌어가는 집단이다. 그들이 현장에서 체험한 학생이 경험을 공유하는 순간, 마이크로닉스는 제조업체 이미지를 벗어나 젊은 세대와 호흡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 마이크로닉스가 APNX를 숭실대 현장에서 신제품을 가장 먼저 공개한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두 가지 모델로 출시 예고
현장에서 공개된 APNX 케이스는 두 가지 모델이다.
V1은 블랙·화이트·우드 패널이 적용된 모델,
V2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 변형 버전이다.
김 매니저는 “45도 각도의 흡기 디자인으로 냉각 효율을 높이고, 듀얼 챔버 구조로 파워서플라이를 분리해 발열을 제어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패널은 볼조인트 방식을 적용해 손쉽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조립 과정에서 불편함을 줄이고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우드 취향을 겨냥한 우드 패널 제품도 있다. 유행을 타는 소재라는 평가도 있지만,“여전히 우드 소재를 찾는 소비자가 꾸준하다”고 강조했다. 낯설지만 따뜻한 감각은 케이스 시장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가격대는 20만 원 안팎으로 설정될 예정이며, 정식 출시는 10월로 잡혀 있다. “플래그십 가격대까지 부담하지 않아도 감성과 성능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마이크로닉스의 설명이다.
파워서플라이 신제품도 전시
마이크로닉스의 근간은 파워서플라이다. 마이크로닉스의 뿌리는 파워서플라이다. 현장에는 WIZMAX G 시리즈와 Classic II Gold 1200W도 함께 전시됐다.
WIZMAX G는 자동화 제조 공정을 거쳐 불량률을 크게 낮췄다는 점이 강조됐다. 김 매니저는 “센터 접수 건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안정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Classic II Gold 1200W는 차세대 그래픽카드 RTX 5090을 고려해 설계됐다. 기존 1050W로는 부족한 사용자를 겨냥해 1200W 출력 모델을 추가한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성을 갖춘 고출력 PSU는 하이엔드 게이밍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적 제품이다.
정리하자면 마이크로닉스의 행보는 케이스와 파워 두 축에서 동시에 존재감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케이스는 하드웨어의 얼굴이고, 파워는 심장이다. CPU와 그래픽카드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를 담아낼 외형과 안정적인 전력이 없다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마이크로닉스가 케이스와 파워 양쪽에서 동시에 메시지를 강화하는 이유다.
APNX라는 신규 브랜드는 글로벌 감각을 불어넣어 디자인과 감성을 강화하고, 파워서플라이는 국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뢰성을 공고히 한다. 글로벌 트렌드와 국내 기술을 한 무대에 세운 투트랙 전략이 핵심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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