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오슝 여행이 시작되는 지점, 가오슝 메리어트 호텔. 도시의 생동감, 자연의 숨결, 푸른 바다의 낭만이 이곳을 중심으로 어우러진다. 그저 머물렀을 뿐인데, 가오슝의 다채로운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무결점의 스펙
실용성을 호텔의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면 가오슝 메리어트 호텔(Kaohsiung Marriott Hotel)은 100점에 가까울 것이다. 12개 타입의 객실 700개, 넓고 편안한 객실(기본 46제터, 약 14평), 10곳의 F&B 공간(프랑스·홍콩·스테이크 하우스·일본·비건 등), 다양한 부대시설(실내 수영장·스파 풀·피트니스 센터·대형 이벤트 공간)을 기본적으로 갖췄다.


여기에 접근성과 쇼핑이 더해진다. 도보 5분 거리에 가오슝 국제공항과 환승 없이 연결되는 지하철역(Aozihdi)이 있고, 쇼핑몰(E SKY MALL)은 호텔과 바로 이어진다. 그야말로 괴물 스펙이다.

또 대형 호텔에 부족할 수 있는 감성은 직원들의 사려 깊은 접객, 객실과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마주하는 가오슝 풍경, 호텔에 비치된 예술 작품이 커버한다.


하드웨어는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그렇다면 속은 어떨까. 덴마크 예술팀 에이 카슨(A Kassen)의 작품(Pour, 2019)이 반겨 주는 로비를 지나 객실로 입성한다.

문을 열자마자 창문에 담긴 가오슝이 인사를 건넨다. 수많은 건물과 아이허강, 아오즈디 포레스트 파크가 보이고, 저 멀리 치진섬과 남중국해도 있다. 카우치 소파에 누워 경치를 보며 여행에 쉼표를 찍어 본다.

좋은 호텔에 투숙할 땐 먹고 마시는 일도 허투루 할 순 없다. 이왕이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조식 뷔페, 호텔 내 레스토랑을 두루 경험하는 게 좋다. 가오슝 메리어트 호텔이라면 더더욱. 라운지의 해피아워(17:00~19:00)는 식사와 음료 모두 부족함 없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아침 식사의 경우, 풍성한 뷔페를 원하면 온갖 동서양 음식이 차려지는 M9를, 가짓수는 적지만 멋진 뷰와 정적인 분위기를 추구하면 라운지를 추천한다. 또 2~3일 머문다면 저녁 한 끼 정도는 전통 광둥요리 레스토랑 황하오(Huang Hao)나 미쉐린 가이드 가오슝에 이름을 올린 마제스티(Majesty)에서 파인다이닝을 즐겨도 괜찮겠다.

한껏 배가 불렀다면 최신 기구를 완비한 피트니스 센터, 3개 레인을 갖춘 수영장에서 뛰놀고, 피곤하면 따뜻한 스파 풀에 몸을 맡기면 된다. 그야말로 빈틈없는 호캉스를 완성하는 공식이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