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포르쉐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포르쉐가 공개한 순수 전기 SUV 카이엔 일렉트릭이 마침내 공개됐다. 우선 터보 일렉트릭의 성능 수치가 예사롭지 않다. 최대 1156마력(850kW)의 순간 출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2.5초, 최고속도 260km/h로 내연기관 슈퍼카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다르게 고출력을 장시간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는 극한 주행에서도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일반적인 전기차가 한두 번의 급가속 이후 열로 인해 출력 제한(thermal derating)에 직면하지만 카이엔 일렉트릭은 트랙에서 ‘반복 가능한 고성능 주행’을 목표로 설계됐다. 성능의 핵심은 다섯 가지다.
1. 레이싱 기반 냉각식 고출력 모터 시스템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포르쉐 제공)
핵심은 모터스포츠에서 직접 가져온 냉각식 고출력 모터 시스템이다. 기존 전기차가 모터 외부를 냉각하는 방식이었다면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는 포르쉐 포뮬러-E 레이스카(99X Electric)의 기술을 응용해 모터 내부에 냉각 오일을 직접 분사한다. 이 방식은 열이 발생하는 즉시 제거돼 과열로 인한 출력 저하를 막고 풀가속 상태를 반복하더라도 제어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 한 번의 가속이 아닌, 반복되는 가속까지 견디는 구조를 갖고 있다.
2. 순간 출력 'Push-to-Pass' 모드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포르쉐 제공)
여기에 더해 ‘Push-to-Pass’ 기능은 포르쉐가 레이스카에 적용해온 순간 출력 증강 기술을 그대로 도입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약 857마력(630kW)을 발휘하는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는 10초간 순간적으로 176마력이 추가돼 최고 1156마력까지 출력이 치솟는다. 이를 통해 추월이나 드래그 상황에서 극적인 가속 반응을 가능하게 한다. 스티어링 휠의 전용 버튼으로 활성화할 수 있고 듀얼 모터 AWD 시스템과 고반응형 인버터가 이를 빠르게 구현, 순간 가속력을 한계점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3. 초고속 충전 및 회생 에너지 시스템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포르쉐 제공)
고출력 드라이브가 가능하도록 에너지 순환과 충전 시스템 또한 고도화됐다. 회생 제동만으로도 최대 240kW를 회수할 수 있는 재생 시스템이 적용됐고 주행 상황을 분석해 배터리 상태를 최적화하는 열 제어 기능이 탑재됐다.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의 회생 제동 시스템은 최대 240kW까지 에너지를 회수한다. 일반적인 전기차가 60~100kW 수준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약 2~4배 높은 수치다. 이 수치는 현존 양산 전기차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4. 800V 기반 고효율 전기 시스템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포르쉐 제공)
급속 충전 도중에도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충전 효율과 시간을 개선하는 기술도 포함돼 있다.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는 800V 고전압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돼 최대 350kW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며 차량 전체의 전력 흐름과 구조 효율을 높였다.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등 그룹 내 고성능 전기차에서도 적용된 기술이지만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는 이를 고출력 안정성과 고중량 SUV 차량 특성을 고려해 재설계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5. 0.25 Cd에 불과한 공력 설계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포르쉐 제공)
고속 안정성과 항속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공력 설계에도 세심한 조율이 이뤄졌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공기저항계수(Cd)는 0.25로 SUV로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다. 능동형 에어셔터, 하부 공기 흐름 유도 패널, 주행 조건에 따라 차체 높이를 조절하는 시스템 등이 적용돼 고속 주행 시 다운포스를 확보하는 동시에 냉각 성능까지 고려했다.
카이엔 일렉트릭이 지향하는 목표는 '실용적 고성능'이다. 공로는 물론 트랙에서도 버거움 없이 슈퍼카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핵심 비결은 레이싱 기술 기반 냉각식 고출력 모터, 폭발적인 순간 출력 부스트, 고효율 에너지 관리 시스템, 800V 기반 구조, 고도의 공력 설계에 있다.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은 단 한 번의 자극적인 가속이 아니라 트랙에서 반복 주행 가능한 전기차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단발성 슈퍼카 성능에 도달하는 일반적인 전기차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