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북서쪽 끝자락, 알래스카와 국경을 맞댄 거대한 자연의 땅 유콘.
‘야생의 유콘’을 경험할 수 있는 투어를 한데 모았다.
Dog Sledding Tour
설원을 가르는 개썰매, 개썰매 투어
눈 덮인 산맥과 고요한 숲. 유콘 준주의 주도인 화이트호스에서 차로 약 30분 떨어진 피쉬 레이크 인근에 스카이 하이 윌더니스 랜치(Sky High Wilderness Ranch)가 있다.
유콘을 대표하는 40여 년 경력의 개썰매 체험지로, 초보자도 참여할 수 있는 반일·종일 투어를 제공한다. 트레일은 숲과 호수 주변으로 이어지는데, 지형 변화가 크지 않아 허스키 팀이 일정한 속도로 달리기 좋다. 썰매가 출발하면 개들의 호흡과 눈 위를 미끄러지는 진동이 선명하게 전해진다.
달리는 눈길 위로는 산맥의 능선과 흰 숲이 천천히 펼쳐진다. 체험을 마친 뒤 모닥불 앞에서 호호 불어 마시는 따끈한 핫초코와 구운 마시멜로는, 겨울 유콘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작은 보너스다.
*20여 년 넘게 유콘에서 현지 투어를 운영해 온 노던 테일즈(Northern Tales). 그들은 거친 유콘의 자연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여행사로 손꼽힌다. 오로라 관측부터 다양한 야외 액티비티까지, 북쪽 땅을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이들의 투어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Yukon Wildlife Preserve
북쪽의 생명들을 마주하다, 유콘 야생동물보호구역
유콘의 정제되지 않은 야생의 매력을 가장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곳. 넓은 평원과 황금빛으로 물든 침엽수림이 이어지는 유콘 야생동물보호구역은 북부 기후에 적응한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약 283만 평방미터 규모의 넓은 보호구역에는 순록, 사향소, 엘크, 산양, 여우 등 11여 종의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버스로 이동하며 관람하는데, 중간중간 내려 걷는 구간에서는 한층 가까운 거리에서 동물들을 마주할 수 있어 경험의 밀도가 높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동물들이 넓은 자연 방목지에서 생활한다는 점. 우리나 철창 너머가 아닌, 실제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 속에서 그들의 습성과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투어가 끝난 뒤에도, 그들이 들려 주는 조용한 호흡만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Eclipse Nordic Hot Springs
따뜻한 파라다이스, 이클립스 노르딕 핫 스프링스
유콘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차로 5분만 달리면 닿는 따뜻한 파라다이스. 유콘의 고요한 자연 속에서 온천과 하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4개의 바위 풀과 아로마 스팀 룸, 사우나, 온열 라운저 등을 갖춘 유콘의 대표 웰니스 시설로, 스칸디나비아식 힐링 방식에 일본식 온천의 정취가 더해져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노천 온천에 들어가면 유콘의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온천물의 대비가 만들어 내는 그 짜릿함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온천욕 후 배가 고파졌다면 건물 안 레스토랑을 이용해 볼 것. 상상 이상으로 맛있는 홈메이드 당근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Whitehorse City Tour
북쪽 도시의 리듬, 화이트호스 시티 투어
화이트호스는 인구 4만명 남짓의 작은 도시지만, 그 안에는 도시와 자연이 맞닿아 있는 유콘 특유의 리듬이 살아 있다. 그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여정이 바로 화이트호스 시티 투어다.
시내의 주요 거리와 유콘 강을 따라 이어지는 역사적 장소들을 천천히 둘러본 뒤, 도시 경계에서 곧바로 펼쳐지는 자연 풍경까지 한 번에 이어서 체험할 수 있는 구성이다. 전문 가이드의 입에서는 골드러시 시절의 흔적과 퍼스트 네이션의 문화, 그리고 이 거친 땅에서 형성된 도시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흘러나온다. 길게 이동하지 않아도 화이트호스의 과거와 현재, 자연과 사람의 삶이 한눈에 들어오는, 작지만 알찬 여정이다.
Hyatt Place Whitehorse
하얏트 플레이스 화이트호스
화이트호스에서 가장 ‘팬시(fancy)’한 호텔을 꼽으라면 단연 여기다. 화이트호스 최초의 글로벌 체인 호텔 브랜드이자 2025년 8월에 문을 연 신축 호텔답게 공간은 세련되고 기능적이다.
시내 메인 스트리트에 자리해 식당, 카페, 박물관, 강변 산책로 등 주요 동선이 모두 도보권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큰 장점. 총 115개의 객실은 천연 소재 인테리어와 선주민 예술 작품들로 꾸며져 있고, 대부분의 객실에서 다운타운이나 주변 산 능선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스위트룸에는 간이 주방도 마련돼 있어 간단한 취사도 가능하다. 참, 로비 라운지는 의외의 맛집이다. 버거부터 윙, 수프 등 어느 메뉴를 골라도 상당히 수준급이다.
Aurora Viewing
오로라를 향해 떠나는 밤, 오로라 뷰잉
유콘을 찾는 여행자 대부분이 품는 첫 기대는 단연 ‘오로라’다. 노던 테일즈의 오로라 뷰잉 투어는 그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화이트호스에서 불과 25분 떨어진 전용 관측지로 여행자를 데려간다.
도시에선 볼 수 없는 어둠의 밀도, 난방이 켜진 아늑한 캐빈, 뜨끈한 핫초코와 각종 스낵들. 북쪽 밤공기의 차가움도, 끝없는 기다림도 전부 설렘으로 바꿔 주는 요소들이다. 가이드들은 오로라의 움직임을 읽어 내는 데 능숙해 적절한 타이밍에 밖으로 불러낸다.
초보 여행자도 프로처럼 찍을 수 있게 사진 촬영을 도와 주는 건 기본!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초록빛 커튼이 하늘을 열어젖히는 순간을 마주하면, 왜 전 세계 여행자들이 이 먼 북쪽 땅까지 찾아오는지 단박에 이해하게 된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