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모바일 영역에서도 역사가 깊은 회사로, 이미 2000년부터 모바일 운영체제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2007년 등장한 애플의 아이폰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MS의 모바일 운영체제 ‘윈도우 모바일’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010년 새로운 이름 ‘윈도우폰7’로 재탄생했다.

윈도우폰7은 2010년 2월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실 제품은 그해 10월이 되서야 나왔다. 그리고 이듬해 노키아는 쓰러져가는 제국을 재건하고자 MS와 협약을 맺고, 윈도우폰을 노키아의 공식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국내도 2011년 12월에 노키아의 루미아 710이 출시됐다. 처음으로 나온 윈도우폰이며, 그 이후로 나온 윈도우폰은 아직까지 없다. 모습을 드러낸지 이미 삼년이 지났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존재감이 미미하다. 많은 시장 조사 기관이 윈도우폰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MS는 올해 6월 개최된 윈도우폰 개발자 써밋 2012(Windows Phone Developer Summit 2012)에서 차기 버전인 윈도우폰8 아폴로를 공개했다. MS는 내심 자신 있는 눈치다. 과연 전작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듀얼 코어로 개선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윈도우폰8을 한마디로 말하면 다른 모바일 운영체제와 견줘도 밀리지 않을 '탄탄한 기능'을 갖춘 운영체제다. 먼저 하드웨어와 관련, 멀티 코어 프로세서를 쓸 수 있게 된다. 기존 윈도우폰7.x까지만 하더라도 싱글 코어 프로세서만 지원했다.

MS는 윈도우폰 8에 사용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이하 AP)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S4 플러스를 선정했다. 최대 1.7GHz로 작동하는 듀얼 코어 프로세서와 향상된 GPU, LTE가 통합된 원칩 솔루션이다.

멀티 코어를 쓸 수 있다곤 하지만, 이 AP가 듀얼 코어이기 때문에 연말 윈도우폰8을 적용한 제품에서 쿼드 코어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쿼드 코어 탑재 제품이 본격 시동을 걸고 있음을 감안하면, 사양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셈이다.

물론 스마트폰의 성능을 하드웨어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만, 윈도우폰이 워낙 가벼운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듀얼 코어를 쓰는 것만으로도 성능상 큰 향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윈도우폰을 사용해 보지 않은 소비자가 대부분이고, 숫자만으로 모든 걸 판단해 버리는 요즘 사람들의 특성상 쿼드 코어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선택의 폭 넓어지는 해상도

지원 가능한 해상도로는 두 종류가 추가된다. 아이폰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촉발된 고해상도 경쟁에 따라, 윈도우폰8 채택 스마트폰은 종전의 800 x 480과 1280 x 768, 그리고 HDTV  해상도인 1280 x 768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해상도의 추가와 함께 시작 화면도 변화를 주었다. 타일의 크기를 사용자가 더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된다. 이로 말미암아 최대 2열까지의 타일 배치를 이젠 4열로 쓸 수 있다. 윈도우폰도 큰 화면과 HD를 지원하는 현재의 트렌드를 따랐다.

윈도우폰8의 가장 큰 변화는 멀티 코어 커널 채택

윈도우폰8의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윈도우8과 같은 멀티 코어 커널(Multi-Core Kernel)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윈도우폰7은 윈도우 모바일에 사용하던 윈도우 CE 5.0 커널에 이은 윈도우 임베디드(Embeded) CE 6.X를 이용했다.

그런데 윈도우폰8이 윈도우8 코어 커널 프로세서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네트워킹, 보안, 미디어, 웹브라우징, 파일 시스템 등을 공유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윈도우폰8용 앱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PC 버전인 윈도우8로 이식하는 게 수월해진다는 의미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네이티브 코드 지원으로 C와 C++로 앱을 만들 수 있게 되며, 앱 내 결제 기능까지 지원된다.

윈도우폰용 앱은 이제 겨우 10만 개를 넘긴 상황이다. 이 수준까지 도달하는데 걸린 시간은 오히려 안드로이드보다 빠르지만, 전체 수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세다.

기본 브라우저는 윈도우8과 동일한 인터넷 익스플로러 10이 들어간다. MS 측은 "자바스크립트의 4배, HTML5 코드는 2배 빨리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피싱 차단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보안 수준을 한층 높였다.

NFC, 스카이프도 기대해 볼 만

NFC도 도입했다. 해외도 그렇고 국내도 NFC 활성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인데, MS가 윈도우폰8에 이를 도입한 만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우폰8을 필두로 MS의 사업 전 영역으로 NFC가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의 킬러 콘텐츠인 지도는 빙 맵 대신 노키아 맵을 도입했다. 나브텍의 지도 데이터를 사용하며, 오프라인시에도 지도를 이용할 수 있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인터넷 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는 기본 내장된다. 단순한 앱 수준이 아닌 운영체제에 녹아들어 일반 전화와 다를 바 없는 이용량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는 MS가 지난해 스카이프를 인수 할 때부터 이미 정해진 수순이다. 다만, 이동통신사들의 주 수익원에 대한 도전인 만큼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글 김태우 컬럼리스트
기획 및 구성 / 이진 기자 miffy@it.co.kr

상품지식 전문뉴스 미디어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