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4인치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SE' 국내 출고가가 59만~73만원에 책정됐다. 이에 소비자들과 업계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20일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아이폰SE' 16GB, 64GB 모델의 언락폰 출고가는 각각 59만원, 73만원에 책정됐다.

'아이폰SE'는 애플이 출시한 두 번째 보급형 단말기다. 이 제품에는 4인치 디스플레이, 64비트 'A9' 칩셋이 탑재됐으며, 아이폰6S에 처음 들어간 '라이브 포토'와 터치ID(지문인식), NFC(애플페이) 기능도 채용됐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아이폰5S'와 흡사하며, 색상은 실버·골드·스페이스 그레이·로즈골드 등 4가지다.
'아이폰SE' 국내 출고가가 59만~73만원으로 정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적잖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이라고 보기엔 너무 비싼 가격에 책정됐다는 이유에서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한 모바일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제품 가격에 대한 실망스러운 반응들이 나타났다.
트위터 아이디 @eugea***의 네티즌은 "너무 비싸게 출시된 거 아닌가"라는 글을 올렸으며, @myol** 아이디의 네티즌은 "4인치에 대한 욕망에 아이폰SE를 기다렸지만, 가격보고 확 실망했네"라며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지난 2013년 출시된 첫 번째 보급형 '아이폰5C' 16GB, 32GB 모델의 국내 출고가는 75만원, 88만원이었다. '아이폰SE'가 첫 번째 보급형 아이폰보다 15만~16만원 가량 저렴해지고, 내장메모리 용량이 더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이런 실망감을 나타내는 이유는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 대비 20만~30만원 가량 비싸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인기를 끈 루나, 갤럭시그랜드맥스 등 보급형 스마트폰 대부분은 30만~40만원 대에 형성됐다. 또 갤럭시S7, G5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도 80만원대 초반이기 때문에 '아이폰SE' 출고가와 별 차이가 없다.
휴대폰 유통 업계 관계자는 "요즘 나오는 보급형 스마트폰 치곤 가격이 비싸게 책정됐다"며 "아이폰SE 구입을 결심했다가 비싼 가격 때문에 삼성, LG, 화웨이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도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50만~70만원대 가격은 애매한 포지션에 걸쳐 있어 성공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아 보인다"면서 "조금 더 주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택할 수 있고, 조금 아끼면 30만~40만원대 저렴한 보급형 제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재필 기자 mobile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