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17년 기준 2,253만 대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은 가정이 드물고, 두 대 이상의 자동차를 소유한 가정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자동차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 그중 개인 소비자를 겨냥한 자동차 소모품 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자동차의 작은 고장이나 소모품 교체도 정비소를 통해 작업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정비 비용이 부담스러운 차주들은 간단한 작업을 직접 정비하기 시작했고, 인터넷을 통해 관련 정보가 활발히 교환되면서 이제는 자신의 자동차를 직접 관리하는 DIY 차주들이 늘고 있다. 물론 모든 소모품을 차주가 직접 교환하거나 점검하기는 어렵다. 비교적 간단하고 쉬운 소모품의 자가 교체가 대부분이고, 관련 시장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량용 소모품 교체 DIY, 어디까지 가능할까?
일단,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거나 흔히 구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한 부품이나 소모품 교체 작업은 자가 교체로 적합하지 않다. 잘못된 교체나 점검으로 자동차가 손상될 수 있고, 비용 절감이나 만족감보다 더 많은 수고가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보자가 접근하기 가장 쉬운 자가 교체 소모품은 각종 오일 첨가제, 윤활유, 그리고 와이퍼와 에어컨필터 등이 있다. 모두 자가 교환 난이도가 쉽고, 관련 물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① 와이퍼 교환 방법
아마도 초보 운전자 중에 와이퍼까지 신경 쓰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비가 오지 않으면 사용할 일이 많지 않고, 애초에 와이퍼가 소모품이라는 생각 자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와이퍼의 재질은 고무인 데다 외부에 노출되는 만큼 날씨 변화에 따라 손상과 오염이 발생한다. 보통 계절이 한 번 순환하고 1년 마다 교환해 주는 걸 권장하고, 1년 이내라도 손상이나 오염이 심해서 얼룩이 남고 잘 닦이지 않으면 교환해야 한다.
와이퍼 교환 방법은 어렵지 않다. 와이퍼를 동작 방향과 직각 방향으로 당겨서 날 부분을 바깥쪽으로 향하게 한 후 고리 연결부의 고정 장치를 해제하고 날 째로 빼면 된다. 그리고 새로운 와이퍼 날을 반대 순서로 고정해 주면 끝이다. 와이퍼는 마트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차종에 따라 와이퍼의 길이가 다르고, 같은 차종도 운전석 쪽 와이퍼와 조수석 쪽 와이퍼의 길이가 다르다는 점이다. 구매하기 전에 와이퍼의 길이를 꼭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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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형과 플랫형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형 와이퍼. 운전석과 조수석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라파이트코팅과 발수코팅까지 되어 있어 부드럽게 동작하면서 물기를 완벽히 제거해 맑은 시야를 확보해 준다.
② 워셔액 충전하기
워셔액은 자동차의 앞유리를 세척할 때 뿌리는 세정액이다. 앞유리에 먼지가 많이 쌓여 뿌옇거나 이물질이 달라붙어 오염되면 워셔액을 분출한 후 와이퍼를 작동시켜 오염을 제거한다. 자동차가 자동으로 워셔액을 만들어 낼 수는 없으니 주기적으로 보충을 해주어야 한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보닛을 열고 워셔액 탱크에 워셔액을 넣으면 된다.
워셔액은 세척력 강화를 위해 알코올 성분으로 되어 있는데, 과거에는 값싼 메탄올이 자주 사용됐지만, 지금은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고급형 제품은 첨가제를 넣어 세척력을 높이거나 발수코팅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보통 워셔액은 1.8L로 통으로 판매되는데 워셔액을 부족할 때는 한 통을 통째로 부어도 다 채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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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셔액에 메탄올 사용이 금지되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올랐는데, 이 제품은 1.8L 한 통에 1천 원 이하의 뛰어난 가성비를 보여준다. 워셔액 사용량이 많은 운전자라면 대량으로 구매해 놓고 사용하는 것도 방법.
③ 연료첨가제의 효능과 사용방법
자동차에는 연료를 비롯해 윤활유, 냉각수 등의 많은 액체 물질들이 탑재되어 있는데, 보통 이들의 성능 향상을 위해 많은 첨가제가 사용되고 있다. 첨가제의 효과에 대해 불신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실제 효과를 봤다는 사용자도 많다. 첨가제의 종류도 많고 이름이 비슷한 경우도 있어서 가끔 분간이 안 갈 때도 있는데, 첨가제를 잘못된 위치에 넣으면 차량 손상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연료에는 불순물이 섞이면 안 좋다는 인식이 있지만, 여기에도 첨가제는 사용된다. 오히려 첨가제를 넣음으로써 노폐물과 수분 등의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고, 옥탄가를 높여 엔진의 안정성과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연료첨가제는 연료 주입구에 직접 넣을 수 있는데, 연료와의 혼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료 주입 전에 넣는 걸 권장한다. 혼합비율은 제품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제품에서 권장하는 비율을 확인하고 사용해야 한다.
연료첨가제는 연료 종류에 따라, 또 형태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휘발유, 경유 차량용 첨가제가 다르므로 연료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연료첨가제는 연료와 혼합해 효과를 내는 만큼 보통은 액체형 제품이 많지만, 알약 형태로 되어 연료 탱크 안에서 천천히 녹으면서 섞이는 첨가제도 있다. 또한, 연료 주입시마다 첨가제를 넣을 필요는 없으며, 주행 거리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사용한다.
★ PICK UP - 불스원 불스원샷 7만km
7만km 이상 달린 자동차에 사용하는 연료첨가제로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상품. 옥탄가를 높이고 강력한 세정 작용으로 노후 된 엔진을 복원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휘발유 차량용 상품과 경유 차량용 상품을 따로 판매 중이다.
④ 엔진첨가제 효능과 사용방법
엔진첨가제는 엔진오일에 섞어서 사용하게 되므로 엔진오일 첨가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시중에 판매 중인 엔진오일에는 이미 다양한 첨가제가 혼합되어 있고 배합도 적절하게 이루어져 있으므로, 엔진오일 제조사에서는 여기에 추가 첨가제를 넣는 건 권고하지 않는다. 그래서 추가적인 엔진첨가제는 엔진오일이 취약한 점을 보강해 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엔진첨가제의 대표적인 효능은 엔진 세정과 코팅이다. 자동차 엔진은 엔진오일의 보호를 받지만, 장시간 주차 후 시동을 걸 때는 미처 엔진오일의 보호를 받기 전에 엔진이 작동하면서 미세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엔진코팅제는 이러한 손상으로부터 엔진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엔진첨가제는 엔진오일 교환 같은 복잡한 과정 없이, 엔진오일 주입구를 통해 추가해 주면 된다.
★ PICK UP - 리퀴몰리 세라텍 블랙 엔진코팅제
프리미엄급 엔진코팅제를 표방하는 상품으로, 엔진 종류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용량은 300mL로 적정 사용량은 엔진오일 4~6L에 한 통을 전부 사용하면 된다. 엔진오일 교환시 함께 넣어주면 좋다.
⑤ 에어컨필터 교환하기
요즘처럼 무더우면서 덥기까지 한 계절에는 에어컨이 절실하다. 자동차의 공기는 에어컨필터를 거쳐서 내부에서 순환이 되는데, 이 에어컨필터가 제 역할을 못 한다면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시게 된다. 에어컨필터는 보통 6개월마다, 혹은 1만km마다 교환하기를 권장하는데, 봄철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더 자주 확인하고 교환해 주는 것이 좋다.
에어컨필터는 자가 교환 중에서는 매우 쉽고 빠르게 끝나는 작업이다. 먼저 자동차의 규격에 맞는 에어컨필터를 준비해 준다. 조수석 앞의 글로브박스를 열고 안쪽의 고정핀을 제거하면 글로브박스가 밑으로 처지면서 뒤로 에어컨필터 장착 입구가 노출된다. 뚜껑을 열고 오염된 에어컨필터를 꺼낸 후 새 에어컨필터를 넣으면 끝이다. 에어컨필터에는 방향이 있으므로 그것만 주의하면 된다.
★ PICK UP - 3M PM2.5 초미세먼지 활성탄 필터
자동차는 밀폐된 상태에서 운행시 에어컨필터만 제대로 기능하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유입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3M의 초미세먼지 방지 필터는 활성탄 필터를 통해 미세먼지뿐 아니라 유해물질과 알레르기 유발물질도 걸러 내준다.
⑥ 흡기필터 교환하기
자동차 엔진은 내연기관이다. 내연기관은 내부에서 연료를 연소시켜 여기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동력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연료를 연소시키려면 공기가 필요하므로 외부의 공기를 빨아들이게 되는데, 이때 이물질이 함께 들어오면 엔진의 효율이 급감하고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엔진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는 필터를 거치게 되는데, 이를 흡기필터 혹은 에어필터나 에어클리너라고 부른다. 보통 엔진오일과 같은 주기로 교환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흡기필터의 교환 방법은 에어컨필터 못지 않게 쉽다. 일단 새 필터를 준비하고 보닛을 연다. 그리고 엔진 옆에 흡기필터 케이스를 찾는다. 케이스를 분리해서 오래된 필터를 꺼내고, 준비한 새로운 필터를 넣으면 교환은 마무리된다. 엔진의 수명에 직접 영향을 주는 흡기필터의 중요성은 에어컨필터보다 훨씬 높지만, 두 필터의 교환 난이도에는 별 차이가 없다.
★ PICK UP - 보쉬 에어필터
각 자동차 제조사의 순정 필터 외에는 보쉬의 제품이 가장 잘 팔린다. 특별히 성능이 좋다기보다 가성비가 좋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쉬 에어필터를 구매할 때는 차종의 규격을 확인하도록 한다.
⑦ 연료필터 교환하기
연료필터는 연료탱크의 연료가 엔진으로 이동할 때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방지해 주는 필터다. 특히 수분을 막아주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휘발유 차량은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는 소모품인데, 수분에 민감한 경유 차량은 필히 주기적으로 교환해 주어야 한다. 이쯤 되면 조금씩 DIY의 난이도가 올라간다.
연료필터 교체는 어렵다기보다는 복잡한 편에 속한다. 연결된 호스와 커넥터들이 많기 때문인데, 교환을 위해 분리할 때 하나하나 표시를 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할 수 있다. 연료필터에는 앗세이(어셈블리)라 부르는 풀키트가 있고, 내부 카트리지만 교환하는 방법이 있는데, 카트리지 교환을 위해서는 앗세이(어셈블리)를 분리해야 하므로 난이도는 동일하다.
★ PICK UP - 보쉬 커먼레일 차량 연료필터 앗세이(어셈블리)
카트리지만 교환할 때와 전체를 교환할 때 드는 수고는 비슷하므로 전체를 교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호환 제품인 만큼 구매 전에 본인 차량과 호환이 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⑧ 브레이크액 교환
자동차 브레이크의 구동계는 유압식으로 작동한다. 이 구동 방식을 이용하면 적은 힘을 가해 큰 힘을 전달할 수 있으며, 파워 스티어링에도 동일한 계통의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유압방식 구동계에서는 액체가 힘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되는데, 브레이크 구동에 사용되는 액체가 바로 브레이크오일, 혹은 브레이크액이다.
브레이크액은 자가 교환을 하기 위한 난이도가 제법 높은 편이다. 초보자가 하기에는 과정도 복잡하고 어려운 데다, 준비해야 할 장비도 있어서 정비소에 공임을 주고 맡기는 것이 가장 좋다. 대신 브레이크 오일은 직접 구매해서 맡길 수 있는데, 미국 교통부에서 규정한 DOT 등급 표시로 대략적인 성능을 알 수 있다.
★ PICK UP - 보쉬 DOT4 브레이크액
보쉬 DOT4 브레이크액은 끓는점 265℃, Wet 끓는점 165℃의 제품으로 수분이 기화해 공기층을 형성하는 베이퍼 록 현상을 방지하는 특성도 지니고 있다. 대부분 보쉬 제품이 그렇듯 호환성이 좋고 가성비가 뛰어나 인기가 많다.
⑨ 파워 스티어링 오일 교환
흔히 파워오일이라고도 부르는 파워 스티어링 오일은 운전대 조작을 바퀴에 전달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브레이크액보다는 자가 교체가 쉬운 편이다. 브레이크액의 경우 바퀴 쪽의 오래된 액도 빼주어야 했지만 파워 스티어링 오일은 그보다 간단하게 교환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 출시되는 자동차 중 일부는 유압식이 아닌 전기로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파워 스티어링 오일이 필요 없는 차종도 있다.
파워오일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먼저 간단한 펌프 장치를 준비한다. 샴푸 등에 사용하는 펌프 장치로도 충분하다. 보닛을 열고 엔진룸 옆의 파워오일 탱크 뚜껑을 연다. 펌프를 이용해 오래된 파워오일을 빼 주고, 뺀 만큼 새 오일을 채워준다. 그리고 운전석으로 가서 운전대를 좌우로 4~5차례 돌려준다. 그러면 파워오일이 순환되면서 새 오일이 들어가는 만큼 오래된 오일이 빠져나온다. 그러면 다시 펌프로 오일을 빼 주고 새 오일을 채워서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폐오일이 안 나올 때까지 반복하면 된다.
기획, 편집/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석주원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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