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선배 캠퍼들의 조언을 통해 최저가 및 중고로 장만한 캠핑 장비들이 이제 슬슬 몸에 익어갈 즈음, 그동안 업그레이드된 캠핑 지식은 장비에 대한 욕심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조금 더 큰 텐트와 타프를 비롯해 각종 브랜드에서 출시된 신제품 등 갖고 싶은 용품 리스트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음을 따라갈 수 있을 만큼 통장의 잔고는 넉넉하지 않다. 꼭 필요하진 않지만, 캠핑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α 제품, 무엇부터 준비해야 마음과 장비 모두 중급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까. 

▲ 어느정도 기본 장비를 갖춘 2단계 모드!

좀 더 따뜻하고 아늑하게, 방이 되어가는 텐트 

가족의 인원수에 맞춘 4인용 텐트, 요리하고 식사할 수 있는 거실 같은 공간을 만들어주는 타프, 바닥의 냉기를 막아주는 그라운드 시트, 방보다 폭신하게 만들어주는 에어매트, 어둠을 밝혀주는 랜턴은 캠핑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기본 용품이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잘 활용해도 중급 캠퍼가 되기에는 2% 아쉬웠던 것이 사실. 이전의 용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들어갈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아늑함을 한층 더할 수 있는 전기장판과 침낭으로 눈을 돌려보자. 그동안은 집에서 사용하던 전기장판과 이불을 가져왔다면 이제는 중급 캠퍼에게 맞게 캠핑용 전기장판과 침낭으로 업그레이드할 때다.

가정용 전기장판은 기본 침구와 함께 사용한다는 전제하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발열이나 물세탁이 가능하다는 것 외에 특별한 기능을 가지기 어렵다. 하지만 캠핑용 전기장판은 그라운드 시트처럼 습기와 냉기를 차단하는 바닥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준다. 텐트의 사이즈를 감안해 바닥을 모두 덮을 수 있다면 추운 한겨울 텐트 안에서 뒹굴뒹굴하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아무리 전기장판의 효율이 높더라도 온기를 지켜줄 침구는 필수다. 그동안 부피도 크고 정리하기도 불편했던 이불을 사용했다면 이제는 침낭을 이용해 보자. 

캠핑용 침낭은 보온성을 강화하면서도 부피가 적어 편리하기 때문에 중급 캠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단, 구매할 때는 내한온도를 비롯해 전체 무게,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의 크기, 세탁력과 탈수력, 흡수력과 통풍력 그리고 사계절 모두 사용이 가능한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요리하는 자, 캠핑을 지배한다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들며 설거지를 하는 데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지만 ‘캠핑이니까....‘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초급 캠퍼. 집 못지않게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중급 캠퍼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세심하게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그릇이나 수저를 비롯해 칼, 도마, 양념통 등을 함께 준비한다면 더 쉽고 빠른 조리가 가능하며, 집에서 먹는 것 못지않게 편리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가능하면 용품은 집에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캠핑용으로 구입하는 것이 휴대하고 관리하기 쉽다.

지금까지 휴대용 가스레인지나 버너를 사용했다면 이제 캠핑용 버너를 사용할 때다(흔히 말하는 브루스타는 블루스타 'Blue Star'라는 브랜드가 일반화된 것으로 버너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캠핑용 버너는 외관은 비슷해 보여도 화력이 훨씬 좋기 때문에 더 빨리 요리를 할 수 있고, 바람막이와 함께 사용하면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도 불이 꺼지는 등의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 2구로 된 제품을 사용한다면 좀 더 편리하게 요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휴대성을 강화시킨 스토브는 크기가 작은 데다가 다양한 연료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캠핑용 버너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토브는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비해 불을 다루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할 때는 항상 주의해야 한다. 

날씨를 극복하고 캠핑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아이템

바베큐, 난로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화로대와 불을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토치는 캠핑을 좀 더 안락하게 만들어준다. 화로대와 토치가 밤을 낭만적으로 만들어주었다면, 로맨틱한 낮을 만들어주는 해먹과 해먹스탠드를 준비해 보자. 

해먹은 자연을 더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몸의 형태를 그대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오래 누워 있어도 편안해 중급 캠퍼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기 하다. 잘 때도 휴식용으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해먹이지만 적당한 지지대가 없으면 설치하기 쉽지 않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해먹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해먹 스탠드.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지 설치할 수 있고, 타프와 함께 이용하면 더욱 아늑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또 캠핑을 하지 않을 때는 집안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색다른 가구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해먹 외에 비박용으로 나온 제품은 모기장, 침낭과 결합돼 백팩킹 캠퍼들에게 유용하다. 

캠핑은 추운 겨울에도 힘들지만 무더운 여름도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지난 여름처럼 그늘조차도 견딜 수 없이 더운 한낮에는 냉방기구 없이 보내기가 쉽지 않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밖으로 나왔는데 에어컨이 켜진 집이나 호텔을 그리워하는 것은 캠퍼로서 있을 수 없는 일. 이럴 때는 ‘장비빨’로 자연의 한계를 극복해 보자. 

겨울에는 캠핑용 히터, 여름에는 캠핑용 선풍기를 준비하면 끝. 핸드폰 보조배터리나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USB 캠핑용 선풍기나 집에서 사용하는 선풍기도 괜찮지만, 캠핑용 선풍기는 휴대하기 쉬우면서도 힘이 좋기 때문에 유용하다. 텐트나 타프 천장에 설치할 수 있는 천장형 선풍기나 써큘레이터는 쾌적한 캠핑 환경을 만들어 주며, 랜턴과 함께 결합된 제품을 이용하면 좀 더 편리하다. 최근에는 태양열로 충전할 수 있는 제품도 출시돼 충전이나 배터리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갖고 싶어지는 것도 많은 것은 캠핑도 마찬가지다. 초급 캠퍼보다 중급 캠퍼가 그리고 중급 캠퍼보다 고급 캠퍼가 캠핑에 대한 지식이 많은 만큼 갖고 싶은 것도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캠핑용품을 집에서 사용할 정도가 돼야 진짜 고수 캠퍼라고 말하는 대선배들도 있지만, 캠핑용품은 캠핑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다. 사용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용품을 괜한 욕심으로 구매하는 것은 낭비이며, 용품을 사용하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들 수도 있다. 더 고급스러운 장비, 더 다양한 장비가 갖고 싶은 것은 캠퍼로서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용품을 고민하고 살까 말까를 결정하는 시간에 캠핑 장소와 시간활용에 대해 고민해 보자. 결국 캠핑의 질을 높여주는 것은 용품이 아니라 마음가짐일 테니까. 

기획, 편집/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조주연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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