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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기네스가 허락된 시간이 있다

2019.11.22. 10: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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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노을이 뒤섞이고
기네스를 마셔야 할 때가 오고 있다”

스무 살에는 처음 해보는 것이 많았다. 첫 아르바이트, 첫 맥주, 첫 월급을 받은 다음에 가장 먼저 부린 사치는 편의점에서 산 기네스 맥주였다. 개강 모임에서 맥주를 부어라 마셔라 했는데, 한 선배는 기네스를 마셨거든. 같은 공간에 있어도 뭔가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고 할까. 나도 언젠가는 이 고급스러운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할 거라 생각했다.

기대되는 마음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캔 뚜껑을 땄다. 성공의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곧이어 기네스를 들이켰다. 어라, 내가 아는 맥주의 맛이 나지 않았다. 이것은 뭐랄까 밍숭맹숭해. 잘못 산건가. 놔두자니 아까웠던 정적이 방을 감돌았다.

그것이 첫 기네스의 추억이다. 그때는 몰랐지. 10년이 넘도록 기네스의 매력에 허우적 될 줄은. 마시즘의 맥주 플레이리스트. 오늘은 마실수록 매력이 짙어지는 기네스에 대한 이야기다.


잔에 따르지 않으면
기네스가 아니다

(기네스 처음에 캔으로만 마셔본 사람, 저만 있는 거 아니죠?)

“기네스를 처음부터 맛있게 마신 사람이 어디 있어!” 선배는 나의 기네스 경험담에 깔깔 웃었다. 하지만 “그게 캔맥주로 따자마자 마셨거든요”라는 나의 대답에 선배의 웃음기가 사라졌다. 기네스… 국 아니 아일랜드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기네스를 캔 채로 마시는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이야기다. 기네스 하면 거품인데, 캔으로 마시면 거품을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열변을 토하던 선배는 유리잔에 기네스를 따라줬다. 푸쉭 소리와 함께 짙은 빛의 기네스 맥주가 따라지고 위에는 하얀 거품층이 만들어졌다. 보통의 맥주 거품들은 방울방울이 보일 정도지만 이 녀석은 입자가 작고 단단해서 스펀지 같았다. “자 마셔 봐” 그것이 기네스와 두 번째 추억이다.

(전용잔에 따랐을 때가 진정한 기네스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기네스는 잔에 따라 마시는 것이었다. 캔으로 마셨을 때는 살짝 한약 같았던 맛이 부드러운 거품이 함께 입안에 들어오자 빛이 났다. 밍밍하다고 느꼈던 맛은 씁쓸함과 달콤함이 꾹꾹 절제되어 있는 것이었고. 부드럽게 입과 목을 타고 들어가 마시고 나서 까지 입안에 향이 남아돌게 하였다. 이것이 기네스의 맛이구나.


기네스에 숨어있는
질소 거품의 미학

(영국인들에게 인터넷보다 위대한 발명품으로 선정된 기네스 ‘위젯’)

이제는 퇴근길에 ‘기네스’를 챙기줄 아는 녀석이 되었다. 다른 녀석들은 갈증을 해소하는 느낌인데, 이 녀석은 하루를 보상하는 느낌이었다. 잔에 따라지면서 만들어지는 기네스 거품이야 말로 인어공주의 물거품, 부동산 거품(?)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3대 거품’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셋 중에서는 가장 유익하다고.

몇 캔의 기네스를 마시고 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이 거품의 비결은 캔 안에 들어있는 작은 구슬이었다. 위젯(Widget)이라고 불리는 이 구슬은 캔을 열 때 질소를 방출해서 기네스 특유의 거품층을 만들게 해 준다. 이것도 모르고 마시고 나면 빈 캔에 딸랑딸랑 소리가 난다며. 리필을 알리는 호출벨 같은 거라고 착각했던 것은 비밀.

보통의 맥주가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졌다면 기네스에는 질소가 함께 섞여있다. 때문에 기포가 작아서 부드럽고, 잘 사그라들지 않는 휘핑크림 같은 거품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질소 거품은 유리잔에 기네스를 따를 때 기포들이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서징(Surging) 현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쯤 되면 거의 눈으로 먼저 기네스의 맛을 본다고나 할까.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사실상 이 서징현상을 보려고 기네스를 마신다고 볼 수 있다)

같은 기네스를 같은 유리잔에 따라도 맛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래 봤자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라는 생각을 했다. 잔을 45도로 꺾고, 뭐… 119.5초를 기다렸다가 다시 따르라고요?

하지만 그 말이 맞다. 앞서 말했듯 기네스는 거품을 중요시한다. 전용잔 기준으로 기네스의 하프 위치 정도까지 따르고 나면 첫 번째 거품이 올라온다. 여기에서 119.5초를 기다리는 것은 큰 거품들이 터지게 하고 조밀한 거품들이 남게 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1차로 따른 기네스 위에 다시 기네스를 채워주면 컵 위로 돔 모양의 크리미 헤드가 쌓이게 된다.

따르는 방법만큼이나 마시는 방법도 차이가 난다. 홀짝홀짝 마시기보다 기네스를 입에 가득 머금고 한 번에 꿀꺽 삼킨다. 그리고 숨을 뱉으면 잔향이 남아도는 것이 느껴진다.


고단한 하루를 위로하는
가장 완벽한 한 잔

우리가 기네스를 놓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어제 마신 기네스보다 오늘 마실 기네스가 맛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마치 예술작품처럼 찬찬히 뜯어볼수록 매력이 더해진다. 심지어 아직 전부를 아는 것이 아니어서 아이리쉬 펍에서도 자주 마셔봐야 하고, 더블린에 가서도 마셔봐야 한다. 단순히 멋처럼 보였던 기네스는 나에게 하나의 기대감이 되었다.

하루의 바쁜 일이 마무리된다. 서서히 해가 저물고, 도시의 머리 위로 어둠과 노을이 섞이는 서징 현상을 바라본다. 이 모습이 마치 기네스 같아서 퇴근길을 기다리게 된다. 단순히 갈증을 해결하기 위함이 아닌, 고단한 하루를 부드러운 기네스로 위로하는 하나의 의식이랄까.

날씨는 쌀쌀해지고 창밖의 어둠이 찾아왔다. 기네스를 마시기에 가장 좋은 시간. 기네스 타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누구에게나 기네스가 허락된 시간이 있다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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