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시국이 길어지면서 이른바 집콕 라이프는 너무도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덩달아 외출을 자제하고 집밥을 직접 해 먹는 인구도 늘어나면서 냉장고에 식품을 쟁여놓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냥 유통기한이 긴 통조림 몇 개가 최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식품의 유통기한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자칫 냉장고 안의 상한 식품을 먹고 병원 신세를 질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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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뒤숭숭한 이 세상, 재난으로 인해 교통이나 통신, 택배, 물류 시스템이 붕괴되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 미리미리 비상식량을 준비해서 나쁠 게 없다. 집 안에 보관하는 식품들의 유통기한을 정확히 파악해서 오래오래 보관하는 지혜를 기르고, 냉장고 안의 천수를 누리고 있는 오래된 식품들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자.
'제조일로부터?', '유통기한' 구별을 확실히!
유통기한이란 음식이 만들어지고 나서 유통될 수 있는 기간을 뜻하는 말이다. 주로 식품의 신선도를 파악할 때 보게 된다.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은 부패하거나 변질되지 않았다고 해도 판매가 법으로 금지된다.
유통기한은 보통 ‘◯◯년 ◯◯월 ◯◯일 까지’, 혹은 ‘◯◯◯◯. ◯◯. ◯◯까지’ 또는 ‘◯◯◯◯년 ◯◯월 ◯◯일까지’로 표시한다.
만약 제조일을 표시하는 경우엔 ‘제조일로부터 ◯◯일까지’, ‘제조일로부터 ◯◯월까지’ 또는 ‘제조일로부터 ◯◯년까지’로 표시한다. 요즘은 수입식품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수출국의 연, 월, 일의 표시순서가 전단의 표시순서와 다를 경우가 있으니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주류 같은 경우 종류에 따라 유통기한이 정해진다. 증류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술은 별도의 유통기한이 없다. 하지만, 막걸리는 냉장 보관 시 10~15일, 실온 보관은 5일이 지나면 변질된다. 마찬가지로 맥주도 알코올 함유량이 적어 병맥주는 최대 1년, 생맥주나 페트병 맥주는 6개월 정도 유통기한이 정해진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인류는 식품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안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건조다. 건조는 식품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영양과 맛, 풍미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수확한 고추를 말려 가루를 내 김치를 만들고 호박을 말렸다가 갖은양념에 버무려 먹는 호박 나물, 햇볕에 건조시켜 당도를 높인 곶감 등 현재도 쉽게 접하는 방식이다. 일반 도시 가정에서 하기엔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식품 건조기를 통해 어렵지 않게 건조할 수 있게 되었다.
리큅 프리미엄 풀스텐 6단 식품건조기 BLD-S600BL은 집에서 쉽게 식품을 건조할 수 있는 건조기다. 과일을 말려서 간식으로 먹을 수 있고, 차로도 마실 수도 있다. 쉽게 상할 수 있는 버섯이나 채소들도 건조하여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다. 살균과 탈취 모드가 있어 식품 건조기 내부의 세균과 식재료의 냄새를 제거해준다.
<이미지 출처 : CJ 홈페이지>
열을 가하지 않고 원래의 향과 영양소 등을 유지하는 '동결건조' 방법도 있다. 주로 과일이나 신선식품 보존에 적합하다. 물질이 얼어있는 상태에서 형태를 보존하며 남아있는 수분을 배출하는 방식이다. 수분이 제거되어 식품의 무게도 매우 가벼워져 옮기기에도 쉽다. 대표적인 것이 익숙한 햇반 종류다.
식품을 포장 후 공기를 제거해 저장 기간을 늘리는 진공포장 기술도 보존 기간을 늘려준다.
일반 포장 시엔 공기가 들어가 미생물이 발생할 수 있는데, 미생물 증식을 차단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진공 백안의 공기를 빨아들여 제거하고 공기 차단 밀봉을 통해 오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지퍼백이나 랩 등의 보관 방법보다 5배 더 오래 신선도가 지속된다. 최근엔 수비드 요리법이 유행하며 덩달아 인기가 높아진 기술이다.
젓갈로 만들어 상하기 쉬운 어패류를 소금으로 저장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염장, 복분자 등의 과일들을 설탕에 절여 청으로 오래 보관하는 당절임법도 식품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보존법들이다. 간장과 고추장, 청국장 등과 김치 등에 이용하는 발효법도 오래전부터 음식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널리 쓰여 왔다. 요즘은 음식에 연기를 쐬어 풍미를 돋우고 보존 기간을 늘리는 훈제 조리법도 많이 쓰이고 있다.
의외로 유통기한이 긴 식품
하지만, 별도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오랫동안 저장하여 먹을 수 있는 식품류도 많다. 쌀과 파스타, 국수 등은 생각보다 유통기한이 긴 제품들이다. 빈 페트병에 넣어주고 밀봉하면 최대 10년 이상 장기 보관도 가능한 제품이다. 물론 조리가 필요한 번거로움은 있지만 쉽게 상하지 않아 구비해두기에 좋다.
꿀은 당분 70%, 수분이 20% 이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미생물이 생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매우 길다. 보통 2년은 기본이며 꽃가루에서 항균 성분까지 얻어와 세균 번식 억제 효과까지 있다. 하지만, 개봉을 자주 하거나 오염된 식기로 취식할 경우엔 어쩔 수 없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설탕도 수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긴 편이다.
비상식량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통조림이다. 통조림은 장기간의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그렇다 보니 비상시에도 아주 유용하다. 살균과정에서 조리가 되어 별도의 조리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다. 통조림의 유통기한은 보통 7년이다. 양념된 참치캔의 경우엔 5년 정도지만 그보다 더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간혹 과일 통조림처럼 산도가 높은 식품의 경우 보관 중에 가스가 발생해 캔에 녹이 발생하면 부패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물의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물을 담은 재질에 따라 소비기한이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 페트병 재질은 열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페트병에 입을 대고 먹거나, 한번 따 놓은 병은 세균이 번식되어 최대한 빨리 먹어야 한다. 페트병의 세균 번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개봉 후라면 빨리 섭취하거나 오래된 것은 버려야 한다.
냉장고 정리는 확실하게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지난 음식들, 냉장고에 두었으니 먹어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냉장 보관은 부패의 속도를 늦춰주긴 하지만 음식을 신선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되도록 음식을 빨리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는 가장 좋다.
재난 상황이나 장기간 집을 비울 경우엔 되도록 유통기한 긴 식품만 두고 나머지는 다 처리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장기간 냉장고 둔다면 냉장고에서 세균이 번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는 세균 증식을 억제할 뿐 사멸시키지는 못한다. 오염된 물이나 육류, 생우유. 아이스크림 등을 통해 감염되는 여시니아균은 0~5도의 냉장고에서도 발육이 가능한 전형적인 저온 세균으로, 진공포장에서도 증식할 수 있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다.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시든 제품은 그때그때 처리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냉장이나 냉동하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버리고 부지런하게 냉장고의 묵은 음식들을 정리해야 한다. 기온이 따뜻해지는 봄은 쉽게 음식이 상할 수도 있는 계절이다. 유통기한을 정확히 확인하고 변질된 음식을 그때그때 버려 건강을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