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여행에는 낭만이 있다. 캘리포니아의 축복받은 날씨 아래 금문교를 건너고, 해변을 산책하고, 화려한 도심을 누빈다. 또 오랜 전통의 케이블카에 몸을 싣는다. 이왕 돌아다닐 바엔 호텔도 중심 지역에 있으면 좋겠다. 샌프란시스코라면 유니온 스퀘어가 적합하고, 가장 먼저 두 곳의 호텔이 떠오른다.

●비콘 그랜드 유니온 스퀘어 호텔
Beacon Grand A Union Square Hotel
2022년 다시 문을 연 비콘 그랜드 유니온 스퀘어 호텔은 고풍스러운 디자인만큼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호텔이 막 개관한 1928년은 샌프란시스코의 호황기였다. 이러한 시대상에 걸맞게 호텔은 화려했고, 샌프란시스코의 기념물 같은 존재로 많은 사람의 호평을 받았다. 또 도시의 커뮤니티 역할을 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캘리포니아주지사, 할리우드 배우, 턱시도를 빼입은 사람들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어울리는 사교의 장이었던 셈이다.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호텔은 여전히 사람들이 화합하는 공간이다. 특히 21층에 자리한 연회 공간 ‘스타라이트(Starlite)’는 매일 밤 화려하게 차려입은 현지인이 모이는 파티장으로 유명하다.

다시 오늘의 비콘 그랜드 호텔. 호텔을 평가하는 요소는 깨끗한 공간, 감각적인 디자인, 맛있는 음식, 맞춤 서비스 등이 있다. 비콘 그랜드는 대부분을 충족한다. 리뉴얼을 마친 객실은 부티크 호텔과 클래식 호텔의 분위기를 모두 지니고 있다. 로비는 르네상스 시대가 떠오를 정도로 우아하고, 높은 층고 덕분에 웅장함도 느낄 수 있다. 엘리베이터와 욕조에서 세월을 느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샌프란시스코의 100년 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낭만적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저녁은 바를 위한 시간이다. 호텔마다 멋진 바가 있는데, 비콘 그랜드에서는 포스트 룸(The Post Room)을 만날 수 있다. 이왕 미국에 왔으니 버번 위스키를 활용한 칵테일은 필수다. 또 점심에는 빈티지 분위기의 서재 공간에서 여유로운 점심 식사를 즐기는 것도 괜찮다.

호텔 위치는 무척 훌륭하다. 커피가 마시고 싶으면 호텔과 맞닿아 있는 스타벅스, 혹은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블루보틀도 도보 3분이면 갈 수 있다. 바로 맞은편에는 간단한 식료품과 의약품, 잡화가 있는 월그린(Walgreens), 미국의 분식집이자 긴 영업시간이 장점인 로리스 다이너(Lori’s Diner)가 있다.

나이키, 애플, 메이시스(Macy’s)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브뉴(Saks Fifth Avenue) 백화점 등 쇼핑 공간과 유니온 스퀘어도 걸어서 1~5분이면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케이블카 정거장도 코앞에 있다. 여러모로 샌프란시스코 여행에 효율성을 더해주는 호텔임이 분명하다.
●하얏트 리젠시 샌프란스시스코 다운타운 소마
Hyatt Regency San Francisco Downtown Soma
프랜차이즈가 주는 안정감이 있다. 식당보다는 오히려 호텔에서 느끼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낯선 여행지, 호텔이라도 익숙한 브랜드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메리어트, 힐튼, 아코르, 하얏트, IHG, 윈덤 등이 유명한데 이번에는 하얏트다.

샌프란시스코 예술 지구인 소마(SoMa)에 자리한 하얏트 리젠시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소마가 그 무대다. 지역색을 반영한 예술적인 공간이 특징이다. 로비부터 확실히 다르다. 눈을 사로잡는 조각품과 작품을 곳곳에 배치했고, 의자 하나도 평이하지 않다. 호텔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객실(총 686개)도 새롭게 단장해 편의성과 쾌적함을 한껏 높였다. 미국 호텔을 보면 샤워기가 고정된 곳들이 많아 꽤 불편한데, 이곳은 샤워호스 방식이라 무척 편하다. 흰색과 검은색 등 무채색으로 꾸며진 방은 중후한 멋이 있고, 유리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조식과 저녁, 바 3가지 역할을 담당하는 라 소시에트 바 & 카페(La Société Bar & Café)도 매력적이다. 아침 식사는 미국식에 충실하면서도 단백질과 채소, 탄수화물 등 균형적인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넉넉한 인심과 친근한 아침 인사를 건네는 커피 서비스도 인상적이다. 미국 특유의 환대인 셈이다.

근처에 갈 곳도 많다. 도보로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예르바 부에나 센터 포 디 아츠(Yerba Buena Center for the Arts), 유대인 현대미술관(The Contemporary Jewish Museum) 등 아트 공간이 있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정류소에서 트램을 타면 페리빌딩, 원마켓 플라자 등도 10분 내로 닿을 수 있다. 물론 유니온 스퀘어, 메이시스 백화점, 트래이더 조(Trader Joe’s, 식료품점) 등도 걸어서 5~7분이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호텔 예약 팁. 이 호텔에 국한된 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전반에 유효하다. 샌프란시스코는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다양한 산업군이 밀집한 도시다. 수많은 비즈니스 여행자가 몰려와 오히려 평일 객실 요금이 비싸고, 주말(금~일요일)이 저렴하다.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해 여행 일정을 짜면 미국의 비싼 물가를 조금이라도 대비할 수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