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냉 쿨러가 모두 조용하지 않다는 것은 한 차례 기사로 소개한 바 있다.
한달 전 작성한 수냉 쿨러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서 소음 보다 성능에 초점이 맞춰진 대다수 AIO 쿨러를 한계를 지적한 바 있는데 오늘은 그런 수냉 쿨러를 좀 더 조용하게 쓰기 위해 사용자가 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사실, 적극적인 방법이라고 해서 딱히 특별한 방법은 아니지만 펌프 소음을 줄이기 위한 팁은 될 것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 AIO 수냉 쿨러, ASETEK으로 통한다
팁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AIO 수냉 쿨러의 원천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술 자체를 이해하라는 것은 아니고 특허와 그 배경을 알아야 필자가 말하려는 부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현재 판매 중인 AIO 수냉 쿨러 대부분은 ASETEK에서 생산한 OEM 제품이라는 것이다.
커세어, 쿨러마스터, 아틱, 프렉탈 디자인, eVGA 모두 저마다의 디자인과 제품명을 사용하지만 ASETEK이 보유한 특허로 인해 거의 모든 AIO 수냉 펌프는 ASETEK 제품이나 마찬가지다.
한때 쿨러마스터가 독자 제품을 시도한 적도 있지만 결국 ASETEK에게 60만 달러를 배상한 바 있다.
시장 경쟁이나 기술 발전을 생각하면 ASETEK의 독주를 좋게만 보기 힘들지만 그 덕분에 모두 같은 부품을 사용하고 있어 대부분의 AIO 펌프 소음을 줄일 수 있게 됐다.
■ 펌프 소음, 전압 조절이 해법
AIO 수냉 쿨러 상당수는 펌프 속도가 고정되어 있다. 전압이 12v로 인가되면 정해진 속도로만 움직이고 온도와 소음은 팬 속도만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사용자의 수동 조작을 허용하지 않는 방식이라서 펌프 소음이 거슬려도 참고 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ASETEK 4세대 펌프를 사용한 제품들이 대부분 이런 방식인데 펌프로 들어가는 전원을 변경하면 펌프 속도를 사용자가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팬 컨트롤러를 사용해 펌프로 인가하는 전원 자체를 낮춰도 되고 메인보드의 팬 컨트롤 기능을 사용하도록 헤더에 연결해도 된다.
어떤 방법이든 전압 자체를 낮추면 속도가 줄게 되고 원하는 만큼 소음을 낮출 수 있다.
■ 전압 조절 부작용, RPM 신호선 추가하면 끝
앞서 소개한 방법만으로 펌프 소음은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전압을 너무 낮춘 나머지 작동 자체가 멈춘 것을 몰라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이를 해결 할 방법은 시스템 팬 처럼 RPM을 상시로 체크하면 된다. 다행히 ASETEK의 4세대 펌프가 적용된 AIO 수냉 쿨러들은 RPM 신호를 내보낼 수 있는 기능을 이미 가지고 있다.
모든 제품이 그렇다 말하긴 어렵지만 펌프의 상단 커버를 분리해 노출된 회로에서 D6971 이라는 14핀 칩을 발견했다면 RPM 체크가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이 IC는 DC 모터를 구동하는 드라이버인데 16개의 핀 중 1번에서 RPM 신호가 나오도록 되어 있고 ASETEK 4세대 펌프 대부분은 1번 핀에서 RPM 신호를 뽑을 수 있도록 신호선을 연결하는 자리(MBTACH)가 마련되어 있다.
이 자리에 선을 연결하면 RPM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팬 처럼 펌프의 동작 속도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펌프 속도를 줄이더라도 RPM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오작동이나 동작 자체가 멈추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참고로, 위 사진은 RPM 체크가 가능한 4세대 펌프 모델, 커세어 H55와 RPM 체크 기능이 없는 eVGA 하이브리드 수냉 쿨러의 펌프 내부 모습이다.
보다 시피 커세어 H55에는 MBTACH 부분에도 선이 연결되어 있지만 RPM 체크가 불가능한 eVGA 하이브리드 수냉 쿨러는 MBTACH 부분이 빈자리로 남아 있다.
결국 MBTACH 부분에 선만 연결하면 RPM 체크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데 해외 포럼을 검색해 본 결과 eVGA 담당자도 RPM 체크 로직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 상태였다.
필자도 고민 끝에 eVGA 하이브리드 수냉 쿨러의 MBTACH 부분에 선을 납땜해 RPM 체크 가능하도록 개조해 냈고 메인보드 팬 컨트롤 기능을 이용해 펌프 전압을 60%까지 낮춰 사용 중이다.
펌프 전압을 60%까지 낮추면 속도는 1490RPM 정도로 측정 되는데 여기에 라디에이터 팬 속도까지 절반 이하로 낮춰 900~1000 RPM을 유지하면 GPU 온도가 70도를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지포스 GTX 1080 Ti로 조용한 게이밍 PC를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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