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크기와 케이블 연결이 필요없는 편리한 설치, SATA SSD는 따라오지 못할 고성능으로 PC 사용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NVMe M.2 SSD.
그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등장 초기에는 고급형 메인보드에서나 하나 간신히 볼까 말까한 M.2 소켓이 최근에는 M.2 소켓이 2개인 메인스트림 메인보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늘어난 M.2 소켓이 좋기만 한걸까? 메인스트림 사용자도 많은 M.2 SSD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길 일이지만, 세상 모든 M.2 소켓이 평등하다고 믿는 사용자에게는 골치아픈 문제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고성능 NVMe M.2 SSD, 아무데나 꽂으면 먹통되고 성능 깍여
가장 큰 원인은 M.2 소켓이라고 다 같은 M.2 소켓이 아니라는데 있다.
이는 인텔 플랫폼에서 처음 M.2 소켓이 등장했던 9시리즈 칩셋 메인보드 마케팅을 되돌아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당시에는 M.2 SSD의 성능이 대부분 SATA 대역폭에 머물고 있어 보통 PCIe 2.0 x2Lane에 불과했고, 일부 고급모델만 PCIe 3.0 x4Lane을 지원했지만, 이 경우 그래픽 카드 장착을 위해 쓰이는 PCIe 3.0 x16슬롯의 대역폭이 반토막났다.
당시는 물론 지금도 그래픽 카드 성능에 가시적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든 성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완성도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었고, 당시에는 PCIe 3.0 x4Lane 지원 M.2 SSD의 가격은 지금과 비교하면 '천상계'의 이야기였기에 대부분의 PC 사용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러나 AMD 400시리즈와 인텔 300시리즈가 나온 현 시점에서는 이들 PCIe 3.0 x4Lane 기반 NVMe M.2 SSD 가격이 상당히 현실화된데다, 메인스트림 칩셋 메인보드까지 듀얼 M.2 소켓 보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되면서 고민이 필요해졌다.
우선, 디앤디컴에서 국내 유통 중인 ASRock B360M Pro4는 Z97보드에는 듀얼 M.2 소켓이 담겨 있지만 두 소켓의 특성은 서로 다르다.
Ultra M.2로 표기된 소켓은 PCIe 3.0 x4Lane이 할당되어 최대 32Gbps(약 4GB/s)의 성능을 낼 수 있는 반면, B360M Pro4의 별도 표기 없는 M.2 소켓은 PCIe 3.0 x1Lane만 할당되어 8Gbps(약 1GB/s)의 성능만 낼 수 있다. 단순 스펙상 4배의 속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런 차이는 각 플랫폼과 칩셋의 기능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데,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AMD와 인텔 최신 플랫폼의 PCIe Lane 구성을 표로 정리했다.
일단, 이번기사에서 예시로 살펴본 ASRock B360M Pro4 디앤디컴 메인보드에 쓰인 인텔 B360 칩셋과 보드 특성을 설명하기 전, 잠깐 PCIe Lane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PCIe는 USB와 같이 서로 다른 장비간의 데이터 전송/ 통신을 위한 규격이며, 그래픽 카드나 이번 기사의 주제인 NVMe M.2 SSD 등에 쓰이고 있다. x1/ x2/ x4/ x8/ x16 처럼 Lane이라 불리는 기본 규격을 더하고 빼는 식으로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다.
ASRock B360M Pro4 디앤디컴 메인보드는 CPU에서 제공하는 PCIe 3.0 x16Lane과 연결된 최상단의 PCIe x16슬롯을 제외하고, Ultra M.2 소켓(M2_1)이 PCIe 3.0 x4Lane, 나머지 PCIe 확장 슬롯이 총 PCIe 3.0 x6Lane을 쓰며, 이에 따라 칩셋의 PCIe Lane 여분은 PCIe 3.0 x2가 된다.
따라서 남는 PCIe 3.0 x2Lane을 써서 M.2 소켓을 구성하다보니 NVMe M.2 SSD 장착이 가능한 또 다른 M.2 소켓(M2_2)에는 PCIe 3.0 x1Lane만 분배 되었고, 마지막 PCIe 3.0 x1Lane은 Wi-Fi/ BT 모듈 연결용 M.2 소켓에 할당된다.
즉, 메인보드에 2개의 M.2 소켓이 구성되어 있더라도 사용된 칩셋과 구성에 따라 M.2 소켓의 성능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WD 블랙 SSD나 삼성 970 시리즈처럼 PCIe 3.0 x4Lane의 대역폭인 32Gbps(실 대역폭 약 3.94GB/s)에 가까운 성능을 내는 초고성능 NVMe M.2 SSD를 알맞은 소켓에 꽂지 않으면 인터페이스 병목현상 때문에 성능이 절반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
이처럼 고성능 NVMe M.2 SSD를 메인보드에 꽂았을 때 스펙상의 성능보다 실제 성능이 대폭 낮아진다면 SSD나 메인보드 불량이 아닌, SSD의 성능을 발휘하기에 불충분한 소켓에 NVMe M.2 SSD를 꽂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성능 NVMe M.2 SSD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자신의 메인보드에 구성된 M.2 소켓의 스펙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칩셋 특성상 현 시점에서 듀얼 고성능 NVMe M.2 SSD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인텔 H370 또는 Z370 칩셋 메인보드가 유리하다.
고성능 칩셋 메인보드도 안심할 수 없는 M.2 소켓 스펙
충분한 PCIe Lane을 갖춘 H370이나 Z370 메인보드는 메인스트림 칩셋에 비해 두 개의 M.2 소켓 모두에 PCIe 3.0 x4Lane을 여유롭게 할당할 수 있으니 고성능 NVMe M.2 SSD를 두 개 쓰려면 이들 칩셋 제품 중에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
단지, 이들 칩셋에서도 두 M.2 소켓 모두 PCIe 3.0 x4Lane이 배정되지 않은 제품이 있기 때문에, 제품 선택이나 NVMe SSD 장착전 어떤 소켓이 최대 성능을 내줄지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
위는 2018년 7월 초 국내 판매 중인 H370 칩셋 메인보드의 M.2 소켓 스펙인데, 한쪽은 PCIe 3.0 x4Lane이 할당된 반면 다른 쪽은 PCIe 3.0 x2Lane이 할당된다. 당연히 PCIe 3.0 x2Lane이 할당된 소켓에 PCIe 3.0 x4Lane급 성능의 NVMe M.2 SSD를 꽂으면 성능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비교적 H370 칩셋 보드에서 주로 발견되지만 Z370 칩셋 보드도 안심할 수 없는게, 제품에 따라 이런 저런기능을 추가하다보면 SATA 포트 공유 이슈로 바이오스 설정을 변경해 주는 등 별도의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위 H370 칩셋 메인보드와 같은 시기 국내 판매 중인 Z370 칩셋 메인보드의 설명을 보면, M.2 2번 소켓을 PCIe 3.0 x4Lane 모드로 쓰면 SATA 포트 5번과 6번과 자원을 공유한다. 즉, NVMe M.2 SSD(PCIe x4Lane)를 쓰면 SATA 포트 5번과 6번은 먹통이 되는 것이다.
M.2 SSD, 제대로 쓰기엔 아직 신경 쓸 일 남아....
이번 기사에서는 NVMe M.2 SSD의 성능과 관련해 알아둘 필요가 있는 내용을 정리했지만, SATA 프로토콜로 동작하는 M.2 SSD라면 M.2 소켓이 SATA 프로토콜을 지원하는지, 지원할 경우 일반 SATA 포트와 자원 공유가 되는지, 자원 공유가 된다면 몇 번 SATA 포트와 공유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지난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처럼, 아직도 M.2 SSD는 무턱대고 꽂아 쓰다보면 SATA SSD보다 비싸게 주고 산 NVMe M.2 SSD의 성능을 제대로 쓸 수 없거나, 다른 쪽에서 문제 발생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는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최선은 USB처럼 거의 완전한 P&P(Plug & Play) 시대가 오는 것이지만, 그때까지는 M.2 SSD를 쓰기에는 자신의 시스템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필요하다. 다행히 대부분의 메인보드 메뉴얼과 제조사나 유통사 홈페이지의 상품 설명, 가격 비교 사이트의 제품 정보등에 관련 내용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번 기사에서 예시로 든 ASRock B360M Pro4 디앤디컴 메인보드 같이 한글 설명서를 제공하는 제품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이들 정보를 주의깊게 읽어두면 비싼돈 들여 구매한 NVMe M.2 SSD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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