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나오면서 내세운 주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오버클럭이다.
코어당 하이퍼 쓰레딩을 끄고 켤 수 있게 되었고, PEG/ DMI 오버클럭은 물론 전압 - 주파수 커브 제어도 가능해졌다. 여기에 오버클럭 및 모니터링을 위한 Extreme Tuning Utility도 이러한 신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 혹은 용산 조립 업체들이 미리 세팅해 놓은 제품을 구매해 '사용'만 하는 일반 사용자에게 오버클럭은 관심있는 이야기가 아니겠지만, 완성품을 사용하다 성능에 부족함을 느껴 CPU를 업그레이드하고, 최고 성능 CPU로 바꾸고도 현재 다루는 작업 성능에 부족함을 느낀다면 오버클럭이 솔깃한 옵션이 되어줄 것이다.
이번 기사서는 오버클럭 초보자들을 위해 오버클럭이란 무엇이고, 도전할 때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았다.
오버클럭, 가성비 향상 또는 한계 이상의 성능을 추구
오버클럭(Over Clock)은 명칭 그대로 기본 설정된 CPU의 동작 속도(Clock)를 임의로 더욱 빠르게 설정하는 것이다.
아무리 CPU의 코어가 많아지고 응용 프로그램의 멀티 코어 활용성이 높아지는 추세라고는 하나, 동일 아키텍처가 쓰인 CPU의 코어당 성능은 동작 속도에 비례하고, 프로그램에 따라 사용하는 CPU 코어가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CPU 클럭은 작업 성능을 좌우하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이러한 오버클럭은 PC의 초창기로 볼 수 있는 386 시절부터 알려지기 시작했고, 당시에는 지금처럼 체계적인 오버클럭 지원이 이뤄지지 않던 시기라 물리적인 튜닝이 필요했기에 난이도가 높았으며,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펜티엄이라는 브랜드의 시작으로 널리 알려진 586 시절에는 점퍼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오버클럭이 쉬워지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단순히 바이오스에서 몇몇 숫자만 바꿔주면 누구나 손쉽게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오버클럭 시도가 쉬워지면서, 지금처럼 CPU의 기본 성능 자체가 높지 않던 시절에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사용자들이 일부러 낮은 등급의 CPU를 사서 오버클럭해 쓰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펜티엄 듀얼 코어 콘로 E2160 G0 스테핑은 2배 까지 오버클럭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러한 가성비를 중시한 오버클럭은 태생적으로 상위 모델의 성능에 더해진 오버클럭을 이기기는 쉽지 않았고, 가성비보다 성능이 우선적으로 중요한 사용자는 최고성능 제품의 잠재력을 최대한 뽑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오버클럭을 시도해 왔다.
이 과정에서 A라는 제품을 오버클럭할 경우 경험적으로 'B'라는 수준까지는 특별한 문제없이 가능한다는, 일명 '국민오버'라는 단어가 오버클러커들 사이에 생겨나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다.
얕잡아 보면 큰코 다치는 오버클럭, 주의할 점은?
코어 i9-9900K, Prime95 29.8 build6 부하 테스트, 온도가 순식간에 90℃를 넘긴다
사용자는 오버클럭을 통해 기본 이상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지만, 제조사가 정상적인 동작을 보증한 클럭으로 강제 동작 시키는 만큼, 오버클럭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반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초보자라면 조심스럽게 시도해야 한다.
그렇다면, 오버클럭을 시도함에 있어 조심해야하는 내용은 무엇이 있을까?
ElmorLabs, i9-10900K 오버클럭 위한 액화질소 냉각을 사용 중인 모습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열 관리다.
오버클럭은 CPU와, CPU에 전력을 공급해주는 메인보드 전원부, 파워서플라이의 온도 상승으로 이어지니, 열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PC가 물리적으로 고장날 수 있다.
최신 CPU와 메인보드는 보호 기능이 잘 마련되어 있어 오버클럭에 의한 과열이 물리적 고장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오버클럭으로 인해 높아진 열을 적절히 식혀주지 못하면 처음에는 문제없이 보여도, 예상치 못한 순간 시스템 다운이나 리부팅, 블루 스크린을 마주하게 된다.
CPU 오버클럭은 기본 상태에서보다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파워서플라이와 메인보드 또한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
사람이 전력질주하면 몸에서 요구하는 에너지가 많아지면서 이를 공급하기 위해 혈액 순환을 담당하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처럼, CPU 오버클럭시에는 그만큼 늘어나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부담이 높아지는 파워서플라이와 메인보드의 안정성도 중요하게 따져봐야 한다.
생각보다 쉬운 오버클럭, 도전을 위해 준비할 것은?
앞서 기자가 정리한 오버클럭에 대한 설명을 초보자가 본다면 오버클럭하겠다는 마음을 먹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오버클럭을 통해 CPU의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내고 싶다거나, 세계 기록을 달성하겠다는 식의 일부 하이엔드 오버클러커가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인텔의 CPU 자동 오버클럭 툴, 퍼포먼스 맥시마이저(IPM)
지금은 메인보드 제조사에서 자동 오버클럭 툴을 내놓기 시작한지 십 수년이 지나면서 충분히 안정화되었고, CPU와 메인보드, PSU의 기본 안전장치도 튼실하므로, 초보자라도 일단 자동화 툴을 이용해 오버클럭을 시도하면 자신의 시스템 환경에 적합한 수준의 오버클럭이 가능하다.
시작은 메인보드 제조사였지만 이제는 인텔 같은 CPU 제조사에서도 자동 오버클럭 툴을 내놓고 있다. '자동화'의 특성상 수동 오버클럭한 다른 사용자들의 경험담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띌 수 있지만, 이때는 두 수치를 비교해가며 조금씩 자신의 시스템에 적합한 값을 찾아나가면 된다.
모든 CPU와 모든 칩셋 메인보드서 오버클럭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버클럭 도전 자체는 쉬워졌지만, 아쉽게도 모든 PC 사용자가 오버클럭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CPU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한참 PC가 발전하던 시기와 비교해 메인스트림 사용자들의 오버클럭 필요성이 낮아졌고, 이에 따라 현재는 일부 CPU와 특정 칩셋 메인보드에서만 오버클럭이 가능한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인텔은 'K' 접미사가 붙은 CPU와 하이엔드로 분류되는 Z 시리즈 칩셋(ex: Z490) 메인보드에서만 가능한데, 'K' 모델은 각 라인업 중 가장 고성능 모델로만 제한적으로 나오고 있어, 기본적으로 한계 이상의 성능을 추구하는 사용자 계층을 타겟으로한 인텔의 정책을 짐작케 한다.
반면 AMD 기본적으로 모든 CPU와 하이엔드 X 시리즈 칩셋(ex: X570)과 메인스트림 B 시리즈 칩셋(ex: B550) 메인보드에서 오버클럭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오버클럭의 효용 중 '가성비'를 추구하는 모습이다.
오버클럭용 메인보드, 전원부 페이즈와 쿨링 솔루션 설계를 살펴보자
오버클럭 가능한 CPU를 선택했다면, 앞서 설명과 같이 메인보드도 그에 맞게 전원부 디자인이 잘 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오버클럭용 메인보드는, 기본적으로 페이즈라 불리는 CPU 전원 공급 구성 단위가 많을수록 좋다. 보통 CPU 장착 소켓을 둘러싼 직육면체 형태의 초크 1개가 1페이즈에 대응한다.
세부적으로 어떤 부품을 썼는지, 컨트롤러와 공급 설계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등에 따라 효율이나 발열, 안정성등에 차이가 있지만, 이론상 페이즈가 많을수록 CPU에 전력을 공급하는 각 페이즈에 걸리는 부담이 줄어들어 발열도 낮아지고, 더욱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는 전원부의 쿨링이다. CPU를 오버클럭하면 그에 전력을 공급해주는 전원부에 부하가 높아지기에 그만큼 열도 많이나므로, CPU처럼 메인보드 전원부도 적절히 식혀줄 수 있어야 한다. 히트파이프 여부나 방열판 크기와 디자인을 주의깊게 살펴보자.
오버클럭 = CPU 발열 상승, 고성능 사제 쿨러도 필수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오버클럭은 강제로 기본 스펙보다 높은 성능을 내도록 옵션을 조정하므로, 그만큼 높아진 CPU의 열을 안정적으로 식혀줄 수 있도록 좋은 쿨러를 사용해야 한다.
위험 부담이 낮은 '국민오버' 수준이라면 120mm 팬이 쓰인 메인스트림급 타워형 공랭 쿨러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오버클럭을 시도해 보겠다면 쿨링팬이 2개 들어가는 라디에이터를 쓴다하여 2열 수랭 쿨러라 분류되는 제품 이상의 고성능 쿨러를 고민해 보면 좋다.
제품에 따라서는 수랭 쿨러가 타워형 공랭 쿨러보다 싼 모델도 많기에 수랭 쿨러 구입 부담 자체는 썩 크지 않지만, 수랭 쿨러라고 무조건 공랭 쿨러보다 냉각 성능이 높은 것은 아니므로, 구매 전 실제 냉각 성능 확인이 필요하다.
빼놓지 말고 살펴볼 것 중에 자칫 놓치기 쉬운 것이 바로 파워서플라이다.
본 기사 중반쯤에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품질 낮은 파워서플라이는 CPU를 오버클럭하지 않더라도 급격한 전압 변동에 의한 전기적 충격으로 PC 수명을 좀먹을 수 있고, 여기에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오버클럭이 더해지면, 최악의 경우 PC를 한 순간에 고장낼 수 있다.
따라서, 오버클럭을 시도할 때는 파워서플라이의 전압 출렁임이 적은, 안정성 높은 제품을 선택하면 좋은데, 아쉽게도 이를 객관화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그나마 기본적인 품질 기준으로 80플러스 인증이 꼽히고 있으나, 80플러스는 엄밀히 말해 '효율'에 대한 인증이지, 얼마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지에 대한 인증이 아니다.
높은 효율을 위해 제품 품질이 높을 것이라는 암묵적 합의하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 선택 기준 중 하나로 이용될 뿐이니, CPU 오버클럭시 적절한 파워서플라이는 가급적 벤치마크 사이트나, PC 전문 커뮤니티에서 적절한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다.
한편, CPU를 오버클럭하면 그에 비래해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므로, 같거나 비슷한 스펙의 PC 사용자들이 쓰는 파워서플라이보다 조금 더 넉넉한 전력 공급이 가능한 모델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신경쓸게 많아보여도 도전 어렵지 않은 오버클럭
기자가 위에서 언급한 CPU 오버클럭시 신경써야할 부분을 구구절절 이야기했지만, 이정도로 신경 써야하는 오버클럭은 말 그대로 '각잡고' CPU의 한계치까지 잠재력을 끌어내려는 사용자나 그렇지,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오버클럭이 된다니 국민오버 정도를 해보겠다'는 정도의 생각이라면, 온도를 잡기 위해 쿨러에만 조금 더 신경 써주는 정도에서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
기사 초반에 이야기했던 자동화 오버클럭 툴도 있고, 메인보드도 가격을 우선시한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민오버 정도는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전원부가 넉넉하게 설계되어 있으며, 파워서플라이도 이름난 업체의 제품이라면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은 품질을 보이고 있다.
CPU와 메인보드, 파워서플라이도 보호 기능을 잘 갖추고 나오고 있어, 처음부터 과도한 오버클럭 세팅을 하지 않았다면 물리적 손상으로까지 이어지는 일도 드물다. 가성비를 위해서건 최고 이상의 성능이 필요하기 때문이건, 여건이 허락한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한 번쯤 오버클럭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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