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PC 부품에는 정해진 성능이 있다. 성능은 각자의 가격과 등급에 맞게 정해진다. 누구나 최고를 꿈꾸지만 한정적인 예산이 늘 발목을 잡는다. 그래서 결국에는 자신의 사용 목적에 따라 가장 가격과 성능이 적당한 제품을 찾게 된다.


하지만 정해진 성능을 벗어나는 예외적인 방법도 있다. PC 부품 중에서 일부는 어느 정도 성능 향상에 대한 여유분을 가지고 태어난다. 사용자들은 이 여유분을 자극해서 자신이 투자한 금액보다 더 높은 성능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바로 오버클럭(Overclock)이다. 오버클럭은 주로 프로세서(CPU, GPU)와 메모리(RAM)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성공했을 경우 제법 성능이 올라서 만족도가 높다.


▲ 얘도 오버클럭 가능하고 참 좋긴 한데 가격이...


단, 모든 제품이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 입장에선 저렴한 제품으로 비싼 제품의 성능을 넘보는 오버클럭은 회사가 망하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일부 특별한 프로세서에만 오버클럭을 허용하곤 한다. 인텔의 경우에는 CPU 모델명 뒤에 K가 붙는 제품들에 오버클럭 잠재력을 부여했다.



CPU 오버클럭, 어떻게 하지?


기본적으로 프로세서는 내부 통신속도(Base Clock)에 기반한 BCLK, 이를 증폭시키는 배수(Ratio)를 조합해 최종 작동속도를 결정한다. 


CPU의 최종 클럭 = BCLK  x  배수

예)  4GHz = 100MHz (BCLK)  x  40 (배수)

예)  5GHz = 100MHz (BCLK)  x  50 (배수)


예로 4GHz로 작동하는 프로세서라면 100MHz x 40 이라는 조합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둘 중 하나를 바꾸거나 모두 바꿔서 속도를 높이거나 낮춘다. BCLK는 손 댈 경우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이 저하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오버클럭의 경우 배수만을 컨트롤한다. 


그 과정에서 전압이나 기타 세부 설정을 조금씩 더 만져서 오버클럭의 완성도를 더하는 식이다. 속도가 높아지면 전압이 상승하고 그 과정에서 발열이 발생한다. 발열이 과해지면 시스템이 못 버티고 시스템이 멈춰버리거나 재부팅된다. 그러면 오버클릭을 실패한 것이다. 이런 '실패'를 피하고 최고의 속도를 구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 8세대 코어 i7 8700K로 오버클럭을 시도하는 이들이 많다


인텔은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커피레이크(Coffee Lake) K 프로세서 라인업으로 오버클럭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 최고는 8700K 프로세서로 Z370 칩셋 메인보드를 조합하면 손쉽게 오버클럭이 가능하여 성능을 높일 수 있다. 



i7-8700K, 6코어로 늘어도 잠재력은 여전, 비결은 ‘절정의 공정’


8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핵심은 절정에 달한 미세 공정 기술과 아키텍처 구성에 있다. 몇 세대에 걸쳐 적용된 14nm 공정은 꾸준히 개선이 이뤄져 14nm++급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수치 자체의 변화는 미미해도 그 사이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생산 효율을 높여 전력 대비 성능을 높인 것이다. 무엇보다 기존 세대와 비교해 코어를 2개씩 추가함으로써 성능까지 같이 향상시킨 점에 주목하자.


다이 면적은 150㎟로 기존 대비 커졌다. 7세대 코어 프로세서까지는 코어가 일렬배치되는 형태였지만 이번에는 코어가 위와 아래로 각 3개씩 배치되며 그 사이로 캐시 메모리와 데이터 통로가 지나기 때문. 아키텍처 자체는 기존 스카이레이크(Skylake)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최신 기술 흐름에 발맞춰 세부 조율이 이뤄졌다.


▲ 가격은 2018년 6월 27일 다나와 평균 가격 기준


코어 i7-8700K의 기본 작동속도는 이전 세대 동급 프로세서 대비 500MHz 정도 줄었다. 코어 2개를 추가하고 기존과 비슷한 TDP를 구현하기 위한 선택. 하지만 터보부스트 작동 시 속도는 기존의 4.5GHz에서 200MHz 증가한 4.7GHz가 되면서 특정 환경에서는 더 나은 처리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코어 i7 8700K은 안정적인 오버클럭 지원을 위한 기술이 추가로 담겨 있다. 코어 당(Per Core)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최대 8400MT/s에 달하는 메모리 대역폭 대응, 실시간 메모리 레이턴시 제어, 확장된 PLL Trim 제어, 더 세밀해진 전력 제어 능력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코어 K 라인업 프로세서와 비교해 새로 추가되거나 개선된 기능이다.



5GHz 찍은 코어 i7 8700K, 성능은?


자, 이제 실전에 들어가 볼 차례. 실질적인 성능 향상을 확인하기 위해 벤치마크 및 게임 등을 실행해봤다. 그 전에 오버클럭으로 어느 정도 성능을 높일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보유하고 있는 프로세서, 8세대 코어 i7 8700K는 일단 5GHz 도달은 가능했다. BCLK가 오차범위 내에서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에 실제 표시되는 속도는 4.9~5.1GHz 사이를 오갔다.


▲ 5GHz로 오버클럭한 코어 i7 8700K. 세팅을 좀 더 빡빡하게 하면 5.1~5.2GHz 가량은 가능해 보인다


▲ 바이오스 상에서 올코어 5GHz로 잡았다. 코어 i7 8700K의 경우 5GHz가 국민오버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5GHz를 초과하는 수치로 도전하려면 꽤 심한 스트레스가 동반될 수 있다


시스템은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Z370-G 게이밍 메인보드와 지스킬 트라이던트 Z DDR4-3200 16GB(8GB x 2) 등과 호흡을 맞췄다. 게이밍 테스트를 위해 쓰인 그래픽카드는 조텍 지포스 GTX 1070 AMP 익스트림이다.


▲ 오버클럭 테스트에 사용한 시스템 사진. 오버클럭은 발열이 덤으로 따라오기 때문에 강력한 쿨러는 필수다


5GHz 달성을 위해 쿨링은 일체형 수랭 쿨러를 사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커세어 하이드로 시리즈 H115i가 동원됐다. 140mm 2단 라디에이터를 채용한 일체형 쿨러로 뛰어난 성능을 갖춘 제품 중 하나다. 물론 고성능 공랭 쿨러로도 어느 정도는 고클럭 달성이 가능해 보였다. 농협이라는 별명을 가진 녹투아 NH-D15 같은 거대한 공랭식 쿨러 말이다.


▶ 3DMARK – Fire Strike Extreme


오버클럭 상태에서의 게이밍 성능을 알아보자.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익스트림 테스트를 진행했다. 각 항목을 살펴보니 아무래도 그래픽 성능을 테스트하는 벤치마크이다 보니, 총점은 오버클럭과 비오버클럭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세부적인 부분을 보니 큰 차이가 존재했는데, 바로 프로세서를 활용하는 물리연산(Physics) 항목이다. 그래픽이나 종합 테스트는 큰 차이가 없는데 유독 이 부분만 20% 가량 성능 차이를 보인다. 같은 코어와 작동 구조를 가진 제품이라면 작동속도 차이에 따른 성능 향상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 Call of Duty : WW2


이 기세를 몰아 다음 게임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출시되어 시기는 지났지만 그래픽 효과가 나름 뛰어난 콜오브듀티:월드워2다. 게임 내 미션(S.O.E.)을 진행하며 측정된 프레임을 기준으로 성능 차이를 비교했다. 최저, 최고 그리고 평균 프레임 모두 확인했다. 해상도는 1080p에 그래픽 옵션은 모두 높여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모두에 스트레스를 부여했다.


게임을 신나게 진행해 보니 평균 프레임에서 5GHz로 오버클럭된 i7 8700K가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 약 6프레임 가량 차이를 냈다. 최저, 최고 프레임에서도 차이가 분명했다. 최저 프레임은 일반형 대비 3프레임 상승했고, 최고 프레임은 8프레임 상승했다. 이것이 전체적인 평균 프레임 수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게임 자체가 워낙 부드러워서 차이를 뚜렷하게 느끼진 못해도, 만약 게이머의 시스템이 144Hz 모니터나 기타 고주사율 모니터라면 체감 성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 The Evil Within 2


다음 게임은 이블위딘2로 여전히 사양이 높은(이라고 쓰고 발적화라 읽는다) 게임이다. 초기에 비하면 비교적 나아졌지만 애매한 그래픽카드로는 엄두를 못 내는 엄청난 게임이다. 챕터 2의 근간이 되는 마을을 약 30분간 순회공연하며 프레임을 측정했다. 콜오브듀티처럼 최소, 최고, 평균 프레임을 각각 표시해 두었다. 해상도는 1080p, 그래픽은 모두 최고치다.


열심히 괴물도 잡고 마을도 탐험하다 보니 두 프로세서간 프레임 차이가 조금씩 드러난다. 평균으로 보면 2프레임에 불과하지만 최저, 최고 프레임에서는 약간씩 체감 성능에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최저 프레임이 3.7GHz인 기본 상태에 비해 4프레임 증가했다는 점이 인상적. 간혹 끊기는 듯한 느낌의 화면도 오버클럭이 되니 비교적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 배틀그라운드


마지막 테스트한 게임은 배틀그라운드다. 최근 사녹(SANHOK) 맵이 업데이트 되면서 즐거움도 늘었고 불만(시즌패스?)도 늘었다. 기존의 불만은 잠시 접어두자. 아무튼 배틀그라운드에서 오버클럭의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자. 해상도는 1080p, 그래픽은 높음을 설정한 상태다.


역시 이 게임도 오버클럭에 따른 프레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난다. 최저가 6프레임, 최고 8프레임 가량 상승한다. 그 결과 평균 프레임도 6프레임 가량 상승한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게임을 즐기는데 아무 문제 없지만 해상도가 상승하거나 고주사율 모니터를 쓴다면 체감 성능은 더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오버클럭의 열매는 달다


코어가 2개 증가한 것 외에도 세세한 부분에서 변화가 이뤄진 인텔 코어 i7 8700K. 실제 5GHz로 오버클럭한 다음 이를 기본 작동속도(3.7GHz)와 확인한 결과, 의미 있는 수준의 성능 향상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스펙 상의 터보 부스트 클럭(4.7GHz)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성능 향상이 있는 이유는 1코어 터보 부스트와 올코어 오버클럭의 차이 때문. 터보 부스트는 i7-8700K가 가진 6개의 코어 중에 1개만을 최대로 끌어올릴 때의 수치이다. 그래서 나머지 5개의 코어는 4.7GHz보다 낮은 클럭으로 동작한다. 반면에 바이오스에서 사용자가 직접 세팅한 오버클럭은 6개의 코어 모두를 5GHz로 바꾸기 때문에 성능 향상이 더 크다.


덕분에 3DMARK 피직스 점수 처럼,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최대 20~30% 가량 성능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오버클럭 전과 후를 게이밍 성능만을 비교하면 작동 속도가 높은 쪽이 최저 프레임 상승과 더불어 안정적인 프레임 수치를 기록했다. 초당 프레임 수가 최대 얼마나 나오느냐는 그래픽카드에 달려 있지만, 초당 프레임 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프로세서의 역할임을 보여주는 셈이다. 게임 내에서 프로세서가 처리하게 되는 물리연산이나 오브젝트 정보 처리 등이 빨리 이뤄지면 그만큼 게임 체감 성능이 향상된다.


속도를 높여 성능을 얻는다는 개념은 분명 매력적이다. 다만 과도한 오버클럭은 시스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니 시도 전 냉각장치나 파워서플라이, 메인보드 안정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 테스트에서는 쿨링 장비를 상당히 고사양의 수랭 제품으로 사용하여 5GHz가 수월하게 가능했으나, CPU에 따라서는 5GHz 달성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참고할 것.


예전처럼 오버클럭 실패로 시스템이 망가지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만약 오버클럭 과정에서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면 그 결과는 소비자의 몫이니 이 또한 주의가 필요하다. 욕심을 부려 너무 무리한 수치로 오버클럭할 경우 CPU나 메인보드에 무리가 간다. 가급적 오버클럭 관련 커뮤니티에서 관련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거나, 전문가에게 의뢰해 안전한 오버클럭을 시도하며 차근차근 배워가는 것을 추천한다.



기획, 편집 /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강형석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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