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컨트롤만으로 거대 몬스터를 사냥해야 하는 극한 수렵 액션게임! 몬스터 헌터 : 월드(이하 몬헌 월드)로 주변이 온통 화제다. 게임이 대대적으로 흥하다 보니 배틀그라운드 초창기때와 비슷하게 최적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요는 최저사양이나 권장사양에 비해 프레임이 잘 안 나온다는 것. 사양 질문이나 국민 그래픽 옵션을 문의하는 질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스팀에 공개된 몬스터 헌터 : 월드 PC버전의 사양 정보. 그런데, 맨 아래가 좀 이상하다?
필자가 확인해 본 결과, 이는 몬헌 월드의 시스템 최소/권장 사양 정보가 일반적인 PC게임과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PC 게임의 시스템 사양 정보는 FHD 해상도(1080p)에서 초당 60프레임을 충족하느냐 못하느냐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콘솔 기반인 몬헌 월드의 경우 그 절반인 초당 30프레임을 만족하는 수준으로 최소/권장 사양 정보를 공개했다. 그러다보니 권장 사양보다 좋은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60프레임이 안 나온다는 말들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필자가 직접 여러대의 본체로 진짜 사양을 확인해봤다
그렇다면, 몬헌 월드 PC버전은 도대체 어떤 사양에서 어느 정도의 프레임을 뽑아주는 것일까? 일부 해외 벤치마크 사이트에서 진행한 벤치마크 결과가 있긴 하지만, 기본 사양(CPU, RAM 등)이 아주 좋은 본체로 진행한 벤치마크인데다 몬헌 월드가 자체 벤치마크 옵션이 없기 때문에 각각 게임 상에서 프레임을 측정하는 구간이 달라 기준으로 삼기가 어렵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DPG존 PC방을 찾아 우리에게 익숙한 사양의 본체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 테스트를 진행하는 게임 내의 측정 구간도 변수가 별로 없고 + 시스템에 부하가 평균 이상으로 가해지는 장면을 선택했다. 악조건을 골라 측정했기 때문에 실제로 플레이 할 때는 아래의 벤치마크 결과보다 조금 더 쾌적할 수 있다.
물론 더 최악의 상황도 있다. 넓은 공터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중에 갑자기 바젤기우스가 난입해서 융단폭격을 한다면? (너무 끔찍한 장면이어서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테스트 사양
1. 인텔 코어 i7-7700 + GTX 1080 Ti
2. 인텔 코어 i7-7700 + GTX 1080
3. 인텔 코어 i5-7500 + GTX 1070 Ti
4. 인텔 코어 i5-7500 + GTX 1070
5. 인텔 코어 i5-7500 + GTX 1060 6GB
*시스템 메모리는 모두 16GB, 메모리의 동작주파수도 모두 동일
테스트 구간
1. 마을(아스테라) 입구의 두 번째 나무턱 중앙 기준. NPC와 오브젝트가 많이 묘사되는 마을 안쪽을 2분동안 바라보며 프레임 측정
2. 필드(고대수의 숲) 입구의 작은 돌바닥 기준. 캐릭터와 야자나무, 고대수 가지를 일직선으로 놓고 몬스터와 오브젝트가 많이 묘사되는 원경을 2분동안 바라보며 프레임 측정
*매 테스트마다 위치나 시야가 미세하게 다를 수 있음
테스트 방법
1. 해상도 FHD(1080p) 고정
2. 수직동기화 OFF, 프레임 제한 OFF
3. 게임 내 그래픽 옵션 프리셋 (중-고-최고)를 변경해가며 측정
단 '중' 프리셋의 경우 세부옵션에서 이미지 품질을 '중'으로 수동 설정
4. 최고 프리셋에서 '볼륨 묘사 품질' 옵션 (끔-저-중-고-최고)을 변경해가며 측정
5. 측정 프로그램은 MSI Afterburner 최신버전을 공식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하여 이용
*테스트 본체 1개당 측정항목 7개이며, 각 2회 측정 후 높은 값을 결과로 선정
*테스트 본체 5개의 총 테스트 횟수 60회
테스트 장면들
▲ 마을(아스테라) 입구에서 마을을 바라보는 장면, 부하가 많이 걸리는 구간이다
▲ 필드 프레임 측정장면, '몬린이의 통곡의 벽'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초반깡패 안자냐프가 멀리 보인다
벤치마크 결과 1 : 그래픽 프리셋 '중'
그래픽 프리셋 '중' 옵션은 말 그대로 중옵에 해당한다. 그런데 FHD 해상도에서 '중' 프리셋을 고를 경우 세부 옵션인 이미지 퀄리티를 '해상도에 기반한 가변'으로 맞추기 때문에 실제 이미지 퀄리티는 '중'보다 '고'에 가깝다. 그래서 '중' 프리셋의 경우 이미지 퀄리티를 수동으로 '중'으로 고정했다.
우선 마을에서 가장 프레임이 안 나오는 구간 중 하나인 마을 입구에서 측정한 결과를 보자. 어떤 조합이라도 '중' 옵션에서는 초당 60프레임 이상이 나온다. 측정 장소인 마을입구보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보급품 상인 근처) NPC들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면서 순간적으로 프레임이 더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할 것.
▲ i5-7500+1060 테스트 스샷. 중옵인데 60프레임이 안 나온다. 높은 CPU 점유율에 주목하자
필드인 고대수의 숲으로 나오면 프레임이 더 떨어지는 구간이 있다. 남서쪽 캠프에서 고대수의 숲으로 처음 나오는 장소다. 이 장면은 넓은 공터에 오브젝트와 몬스터가 많고, 아주 먼 거리의 오브젝트까지 묘사되는 구간이라서 프레임이 하락한다. (단, 해당 구간을 벗어나서 실제 게임을 플레이 할때는 평균적으로 더 높은 초당 프레임 수를 얻을 수 있다)
벤치 결과를 보면 넓은 공터 + 원거리 묘사 + 많은 오브젝트의 악조건에서는 CPU의 영향이 다소 커 보인다. 인텔 코어 i5-7500과 GTX 1070 / GTX 1060의 경우 60프레임 방어가 쉽지 않다. 몬헌 월드는 CPU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편이어서 4코어 4스레드인 i5-7500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i5-7500을 쓴 본체의 경우 GTX 1070과 / GTX 1060 6G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을 눈여겨보자.
벤치마크 결과 2 : 그래픽 프리셋 '고'
몬헌 월드 PC버전에서 그래픽 프리셋 '고' 세팅은 성능과 화질의 밸런스가 가장 잘 잡힌 프리셋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픽 퀄리티에서 '최고' 프리셋 대비 큰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게임 플레이에 무난한 초당 프레임 수가 나오는 프리셋이다. 아마 국민 프리셋으로 많이 사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을에서 측정한 결과부터 보자. i5-7500 + 1060 6G의 조합이 60프레임 방어에 실패하긴 했지만, 해당 측정 구간의 경우 악조건을 일부로 고른 것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플레이에서는 60프레임 방어에 지장이 없는 편이다.
필드에 나갔을 때는 i5-7500의 한계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1060 6G와 1070은 3DMARK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 기준 약 20% 이상의 성능 차이가 있는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평균 프레임 차이가 거의 없다. 따라서 CPU가 발목을 잡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i5-7500 + 1070Ti도 '중' 프리셋에 비해 평균 프레임이 많이 저하돼 60프레임 아래로 자주 떨어졌다.
벤치마크 결과 3 : 그래픽 프리셋 '최고'
2018년 8월 20일 기준, 몬헌 월드 PC버전의 '최고' 프리셋은 넘사벽급 사양을 요구한다. FHD 해상도에서 i7-7700 + GTX 1080 조합이 마을에서 60프레임을 약간 넘기고, 필드 악조건 구간에서는 60프레임 방어가 쉽지 않다.
i5-7500 + GTX 1070Ti / 1070 / 1060 6G는 '최고' 프리셋에서 60프레임 정복이 거의 어려운 상황이다. 해상도가 WQHD 이상으로 올라가면 i7-7700 + 1080Ti 조합도 60프레임 사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벤치마크 결과 4 : 그래픽 프리셋 '최고' + 볼륨 묘사 품질 (최고→끔)
몬헌 월드 PC버전 그래픽 옵션 중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옵션이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볼륨 묘사 품질' 옵션이다.
'볼륨 묘사 품질' 옵션은 총 5단계(끔-저-중-고-최고)로 조절할 수 있다. 최고 단계로 갈수록 광원 효과와 먼지처럼 뽀얀 후처리 효과가 더 강해지고 자연스러워진다.
▲ 화면 왼쪽 상단에 흰색으로 나오는 평균 프레임이 점점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옵션을 활성화할 경우 원근감이 살아나서 더 실제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옵션을 높일 수록 초당 프레임 수가 많이 감소하고 원거리 시야가 답답해지는 문제가 있다. 덕분에 이 옵션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식물 밀집도 조절 옵션과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다. 차라리 끄는게 낫다거나, '저' 옵션으로도 '최고'와 큰 차이가 없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래서 테스트 하는김에 이 옵션을 조절해가며 프레임이 얼마나 차이나는지 지켜봤다. 결과부터 바로 확인해보자.
▲ 메인 테스트보다 이쪽이 더 힘들었다
결과를 보면 각 옵션별로 프레임 상승 폭이 크진 않지만, 옵션이 끔-저-중-고-최고까지 총 5단계이기 때문에 끔 vs 최고 옵션을 비교해보면 프레임 상승 폭이 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필자가 테스트한 결과에서는 CPU가 좋을 수록 프레임의 절대값이 더 많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최고'와 '저'의 화면 품질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기 때문에, 만약 사양이 약간 부족하여 초당프레임이 잘 안 나오는 사용자라면 해당 옵션을 '저'에 두는 것을 추천한다. '끔'의 경우 화면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원근감이 약해지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히 '저'와 '끔'을 오가는 것이 좋겠다.
결론 : 4코어 8스레드 이상의 CPU에서 원활, 그래픽카드는 차순위
▲ 몬스터 헌터 : 월드의 3대 혈압상승요인 (아이보, 멀티오류, 바젤기우스) 중 하나, 벤치 중에도 계속 뜬다
테스트 결과 몬스터 헌터 : 월드 PC버전은 FHD 해상도 기준 그래픽카드는 GTX 1060이면 중~고 프리셋으로 무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CPU다. 4코어 4스레드인 i5-7500으로는 몬헌 월드가 CPU를 괴롭히는 것을 다 받아내지 못해 초당프레임 수에서 손해를 본다. 때문에 몬헌 월드 PC버전을 그래픽 프리셋 '고(상옵)' 이상에서 60프레임을 방어하고 싶다면 최소 4코어 8스레드 CPU를 사용하거나, 최신 6코어 6스레드 이상의 CPU를 사용해야 한다.
4코어 4스레드 이하의 CPU에서는 추가적인 옵션 타협이 필요하며, 동일한 그래픽카드를 쓰더라도 프레임을 손해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몬헌 월드를 대비한다면 우선 CPU를 먼저 챙기고, 그래픽카드는 느긋하게 준비하자. 마침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카드가 발매를 앞두고 있으니 기다릴 명분도 충분하다.
'볼륨 묘사 품질' 옵션은 프레임 확보를 위해 '저'에 두거나 '끔'에 두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할 경우 '최고' 옵션 대비 평균적으로 약 10% 이상의 프레임 수 향상 효과가 있다.
한편, 벤치마크 내내 i7-7700은 8스레드 모두 85~95%를 점유했으며, i5-7500의 경우 4스레드 모두 95~100%를 점유할 정도로 CPU를 꾸준히 로드한다. 그래서 CPU 온도가 많이 오르는 편이다. 따라서 몬헌 월드 PC버전을 플레이할 계획이라면 CPU 쿨링에도 다소 신경쓰는 것이 좋겠다.
기획, 글, 사진 / 송기윤 iamsong@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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