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HMR(가정간편식)의 시대다. HMR 국내 실제 판매액(닐슨코리아 POS 데이터 기준)을 보면 2016년 1조 9,081억 원에서 2017년 2조 1,567억 원으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약 10년 뒤 국내 HMR이 17조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하니 요즘 시대의 메가 트렌드 중 하나는 분명 HMR이다. 이렇게 HMR이 주목받는 가운데 다나와에서는 전통적인 HMR 2종으로 통조림 햄과 즉석밥을 선정, 사내 시식회 및 평가 설문을 실시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첫 번째 타자는 햄이다. 햄은 우리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품 중 하나다. 그냥 구워서 먹어도 좋고 각종 요리에 넣어도 훌륭한 맛을 보장한다. 햄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보통 떠올리기 쉬운 건 ‘스팸’과 같은 통조림 햄이다. 일부 제품은 연매출 5,0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설이나 추석 등 명절 시즌에 백화점이나 마트 매대에 줄줄이 전시된 통조림 햄 선물 세트를 보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
다양한 통조림 햄, 원재료와 나트륨 함량이 궁금하다
▲ 국내에서 유통되는 통조림 햄들
통조림 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이 바로 ‘스팸’이다. 2차대전 당시 미군의 식량으로 각광받다가 현재에 와서 통조림 햄의 대명사가 된 것. 물론 현재 시중에서는 ‘스팸’ 외에도 다양한 통조림 햄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통조림 햄은 10여 종에 달하며, 제조사마다 고가, 저가 제품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 오늘 활약해 줄 통조림 햄 선수단
이번 설문조사의 사용된 제품은 CJ 제일제당의 ‘스팸 클래식(이하 스팸)’, 동원F&B의 ‘리챔(이하 리챔)’과 ‘런천미트’, 롯데푸드에서 나온 ‘로스팜(이하 로스팜)’과 ‘런천미트’, 그리고 한성기업의 ‘런천미트’ 이렇게 6종이다. 해당 제품들은 제조사에서 출시하고 있는 고가 라인업 3종, 저가 라인업 3종이다. 런천미트라는 단어는 원래 포장을 뜯어 바로 먹을 수 있는 조미 육류를 말하는 단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저가형 프레스 햄을 통칭하는 말로 변형되어 쓰인다. 하여 제조사별 저가형 제품은 이 런천미트라는 타이틀이 꼭 붙는다.
여기서 눈 여겨 볼 부분은 바로 원재료의 사용 비율이다. 보통 통조림 햄은 돼지고기가 주재료라고 알려져 있지만, 통조림 햄도 프레스 햄의 일종이기 때문에 돼지고기 외에 다양한 재료가 첨가된다. 재료의 비율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지곤 하는데 우선 시식에 사용된 통조림 햄 별로 돼지고기 함유량을 따져보았다.
▲ 각 제품의 돼지고기 사용 비율
먼저 돼지고기가 가장 많이 사용된 제품은 스팸으로, 92.44%가 사용됐다. 뒤를 이어 로스팜이 91.32%, 리챔이 91.1%로 미세한 차이지만, 3개 제품 모두 90% 이상 돼지고기가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아까 언급한 이른바 ‘런천미트’ 시리즈는 돼지고기 이외의 재료가 많이 섞였다. 한성기업 런천미트는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각각 34.92%, 31.66%로 거의 비슷한 비율이다. 동원 런천미트는 돼지고기가 43.92%로 닭고기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롯데 런천미트도 이와 비슷한 수치다.
통조림 햄 계열에서는 돼지고기를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가에 따라 맛이 크게 좌우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또한, 각 제품마다 돼지고기, 닭고기 같은 육류 외에 전분까지 혼합하기 때문에 통조림 햄 구입시 항상 체크해봐야 할 사항이다.
▲ 100g 기준으로 포함된 나트륨 함유량, 스팸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다
통조림 햄은 일반적으로 별도의 양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도록 제조되고 있다. 특히 짠맛이 유독 강한 편인데 각 제품에 따른 나트륨 함량은 어느 정도일까? 가장 높은 나트륨 함량은 100g을 기준으로 스팸(1,080mg)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반대로 가장 낮은 나트륨 함량은 리챔(670mg)이 기록했다. 로스팜과 한성기업 런천미트는 790mg, 770mg으로 근소하게 비슷하다. 동원 런천미트와 롯데 런천미트는 880mg과 850mg.
본격적인 시식을 시작하자
▲ 시식단에는 남, 여 47명의 직원들이 참여했다
이번 통조림 햄에 대한 평가는 다나와 임직원 47명이 직접 제품을 섭취하고 각 문항에 대해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식단의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많은 23명, 뒤를 이어 20대가 22명이 참여했으며, 40대도 2명이 참가했다. 성별 분포는 여성 24명, 남성 23명으로 절반씩 구성했다.
▲ 조리는 구이 방식을 선택했다
조리방식은 구이로 진행했다. 물론 통조림 햄은 찌개를 비롯해 볶음밥, 덮밥, 주먹밥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평가를 위해선 본연의 맛을 가장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조리하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이상할 건 없지만 흔치 않은 섭취방식이라 보고 고려하지 않았다.
▲ 47명 중 31명이 맛이 가장 중요하다고 선택했다
평가는 총 4문항으로 진행됐다. 먼저 통조림 햄을 선택하는 기준이다. 이 문항은 가격, 브랜드 이미지, 맛, 영양성분, 제품 디자인 등 총 5가지 보기를 제시했다. 참여자 47명 중 31명이 통조림 캔의 선택 기준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맛’을 꼽았다. 제조사마다 맛에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나머지 항목들은 대동소이한 수준.
▲ 짠맛의 정도에 대한 평가. 실제 나트륨 함유량과 비슷한 점수다
다음은 짠맛에 대한 의견이다. 짠맛에 대한 시식단 평가는 앞서 소개한 나트륨 첨가와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가장 짜다고 응답한 제품은 스팸으로 4.6점을 기록해 6개의 제품 중 1위를 차지했다. 실제 나트륨 함유량도 가장 높다. 짠맛이 가장 덜한 제품은 리챔이라고 꼽았는데 실제 나트륨 함유량이 가장 낮은 제품 또한 리챔이다. 예상과 달리(?) 시식단의 입맛이 상당히 정확하다.
▲ 향에 대한 만족도 평가. 리챔 이외에는 비슷한 수준이다
향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뤄졌는데, 요리를 완성했을 때 향은 식욕을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전체 중 5개 제품이 중간 이상의 점수를 기록 했는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건 스팸. 돼지고기 함량이 높아 고가 라인업에 속하는 리챔이 런천미트류에 비해 낮은 점수를 기록한 건 의외다.
▲ 식감에 대한 만족도 평가. 향에 대한 평가와 거의 비슷하다
향과 함께 요리에서 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식감이다. 6종의 제품 중 5개가 3점대로 비슷한다. 1위는 향 평가때와 동일한 스팸. 롯데 로스팜과 한성기업 런천미트, 동원 런천미트는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으며, 이 부분에서도 가장 낮은 순위는 리챔이 차지했다.
통조림 햄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제품이 좋을까?
이번에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짠맛, 향, 식감 부분 모두에서 스팸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와 반대로 리챔은 짜지 않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나트륨 함량도 적어 짠맛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식감과 향에서는 다른 통조림 햄에 비해 다소 낮은 결과를 냈다.
스팸과 리챔을 일장일단이 확실한 제품이라고 한다면 로스팜과 한성기업 런천미트는 중간 정도의 평가다. 로스팜은 고가 라인업이고 한성기업 런천미트는 저가 라인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것만 두고 보면 돼지고기 함유량이 중요할 땐 로스팜을, 그보단 저렴한 가격대를 원한다면 한성기업 런천미트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지금까지 통조림 햄에 대한 다나와 직원 47명의 의견을 정리해보았다. 사실 시식회 날, 통조림 햄의 영원한 동반자인 즉석밥에 대한 설문도 함께 진행했다. 지면상 통조림 햄에 대한 설문조사를 먼저 공개한 것이다. 다음 기사에서 즉석밥에 대한 설문조사를 추가로 정리, 분석할 예정이다.
기획, 편집 / 정도일 doil@danawa.com
글 / 민재홍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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