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구입 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Ready to Eat(RTE)와 가열해서 먹어야 하는 Ready to Heat(RTH), 그리고 조리과정을 거쳐야 하는 Ready to Cook(RTC)과 원재료만 모아둔 Ready to Repare(RTP)이다. 이 중 즉석밥은 Ready to Heat에 해당하는 즉석조리식품으로 대표적인 상품에는 1996년 말부터 시장에 선을 보인 CJ제일제당의 햇반, 2004년과 2007년에서야 모습을 드러낸 오뚜기의 맛있는 오뚜기밥과 동원F&B의 쎈쿡 등이 있다.
▲ 즉석밥 구분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15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즉석밥 시장(2016)
이번에는 지난 통조림 햄 시식설문에 이어 즉석밥(이하 맨밥)에 대한 평가를 공개한다. 어찌 보면 통조림 햄보다 더 대중적으로 느껴지는 맨밥, 시식단의 평가는 어땠을까?
맨밥, 햇반부터 노브랜드까지
이번에 사용된 맨밥은 총 6종으로 CJ 둥근 햇반, 오뚜기 오뚜기밥, 노브랜드 쌀밥 한 공기 그리고 CJ 발아현미밥, 오뚜기 오뚜기밥 발아현미, 동원F&B 쎈쿡 발아현미밥이다.
맨밥의 대명사격인 CJ 햇반은 1996년 12월에 출시된 연륜 있는 제품으로, 130g, 200g, 300g 등으로 나누어져 양에 따라 먹기 편리한 맨밥이다. 무려 20년 이상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연매출 100억에 달하는 파워 브랜드이다. 속칭 '갓뚜기'로 나날이 인기를 얻고 있는 오뚜기 오뚜기밥도 동원했다. 제조사의 명성만큼이나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상대적으로 가장 후발주자인 이마트 노브랜드는 210g 제품인데 브랜드 고유의 저렴한 가격 정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식단 멤버는 통조림 햄과 동일
역시 식품이라 여러 맨밥에 대한 호불호는 먹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다나와 직원 47명이 모여 제품을 직접 섭취했다. 식감, 향, 맛 항목별로 1~6위까지 순위를 매겼으며 흰밥과 잡곡밥은 별도로 구분하지는 않았다.
통조림 햄 기사와 마찬가지로 시식단의 연령대는 여성 24명, 남성 23명으로 성별은 거의 반반 구성이다. 20대 22명, 30대 23명, 40대 2명이 참가했다.
설문조사 스타트~ 가장 뛰어난 밥맛이 궁금하다
▲ 식감 평가 :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지만 노브랜드 흰밥이 제일 낮다.
제일 먼저 식감에 대한 평가다. 식감에서는 CJ 둥근 햇반과 오뚜기 오뚜기밥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가장 점수가 낮는 건 노브랜드 쌀밥 한 공기인데 상대적으로 식감이 안 좋을 수밖에 없는 현미밥보다도 점수가 낮다는 것이 눈에 띈다.
▲ 향 평가 : 식감이나 맛에 비해 향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
사실 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향. 갓 지어진 밥의 뚜껑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향은 그 자체로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식감에 이어 향 분야에서도 CJ 둥근 햇반이 2관왕을 달성했으며, 역시 노브랜드 쌀밥 한 공기가 최하위에 머물렀다. 더불어 현미밥 분야에서도 CJ 제품이 높은 점수를 차지해 햇반 브랜드 파워를 실감케 했다.
▲ 맛 평가 : 역시나 CJ 둥근 햇반의 점수가 가장 높다.
맛에 대한 평가에서도 햇반이 우위를 점했다. 식감, 향, 맛 모두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CJ제일제당 '햇반'의 품질에 신뢰를 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또한 잡곡밥 중에서도 CJ 햇반 발아현미밥이 향 평가에 이어 다시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오뚜기와 동원의 차이는 미미하다. 문제는 노브랜드. 맛 평가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거꾸로 3관왕'을 달성했다.
통조림 햄과 부쩍 다른 구매 기준
구입 기준은 무얼까? 지난 통조림 햄 시식평가 때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맛(66%)이라고 응답했는데 상대적으로 맛에 대한 변별력이 약한 맨밥은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가격을 꼽았다. 비율은 전체의 46% 정도. 맨밥은 6~10개씩 묶음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뢰도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식품이다보니 적지 않은 수가 브랜드 이미지를 택했다. 영양보단 브랜드라는 뜻.
햇반의 독주, '가격'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까?
통조림 햄 평가설문 당시 서두에서 밝혔듯이, ‘집에서 먹는 외식’이라는 수식어처럼 HMR 국내 실제 판매액(닐슨코리아 POS 데이터 기준)은 2016년 1조 9,081억 원에서 2017년 2조 1,567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맨밥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 덮밥 재료 등이 패키지로 판매되면서 그 폭도 덩달아 넓어지는 추세다.
CJ 햇반이 독주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실제 시장점유율에서도 마찬가지. 난공불락의 햇반을 무너뜨릴 다윗이 나타날 수 있을까? 맨밥의 가장 중요한 구입 기준으로 '가격'이 선정된 것을 보면 후발주자들이 역전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 물론 이마트 노브랜드 쌀밥 한 공기처럼 가격을 낮춤과 동시에 품질까지 낮아지는 안타까운 상황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기획, 편집 / 정도일 doil@danawa.com
글 / 조주연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