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액션캠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지 않으면서 고프로 액션캠의 경쟁자는 중국산 저가형 '짭프로'가 될 것으로 생각됐지만, 드론 및 영상 기기 전문업체 DJI가 오즈모 짐벌 카메라에 이어 오즈모 액션(OSMO Action)으로 액션캠 시장에 뛰어들면서 브이로그형 액션캠으로 두 제품을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즈모 액션은 이미 올해 상반기 출시되어 검증을 마친 제품으로 고프로 히어로7 블랙에서 갈아타거나 아니면 실망하고 다시 고프로로 돌아가 신제품 출시를 기다렸던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마침내 고프로가 두 가지 새로운 액션캠 히어로8 블랙(HERO 8 Black)과 360 카메라 맥스(MAX)를 가지고 돌아오면서 액션캠-브이로그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히어로 블랙 시리즈의 정통 후계자 고프로 히어로8 블랙과 오즈모 액션의 기능을 간단하게 비교하는 기사를 마련했다. 히어로8 블랙 제품 소개는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고 오즈모 액션은 보드나라의 이전 리뷰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리뷰] 듀얼 스크린으로 고프로 킬러 될까? DJI 오즈모 액션 써보니
마운트 핑거 내장, 모듈 장착하는 고프로 히어로8 블랙
고프로 히어로8 블랙의 기본 디자인은 이전 모델을 답습한 것처럼 보이지만 2가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특징을 적용했다. 첫 번째로 접이식 마운트 핑거를 사용해 별도의 마운팅 프레임 없이 본체에 바로 고프로 마운트 액세서리 연결이 가능해졌다.
사실 고프로 액션캠 본체가 러기드 설계에 수심 10m 방수를 지원하는데, 마운트 연결용으로 플라스틱 가이드를 장착하는게 내구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방식은 아니었다. 히어로8 블랙의 내장 마운트 핑거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양쪽으로 접을 수 있고 금속 재질이라 호환 마운트 장치에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다.
특히 제품 발표 때는 마운트 연결 부위가 본체 내장되어 A/S가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별 모양의 나사를 사용해 마운트 핑거 부품만 교체 가능하게 설계되어 수리도 손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브이로그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맞춰 고프로 액션캠을 브이로그용으로 쓰는 사람들을 위해 '모듈 액세서리(Mods)' 장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기본 마운트 가이드가 사라진 대신 별도로 판매되는 미디어 모듈을 히어로8 블랙에 장착하면 초소형 샷건 마이크와 3.5mm 외부 마이크 입력 단자, HDMI 출력 포트, 그리고 2개의 콜드 슈 마운트를 얻게 된다.
미디어 모듈에 장착 가능한 추가 모듈은 HDMI 출력 포트에 연결해 셀피 촬영시 도움을 주는 디스플레이 모듈, 저조도 환경에 불리한 고프로 액션캠의 작은 센서 및 렌즈 단점을 보완하는 조명 모듈이다. 히어로8 블랙의 적은 배터리 용량으로는 디스플레이와 조명 모듈까지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각 모듈은 자체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
다만 기존 히어로7 블랙은 본체에 USB-C 포트 외에 별도로 Micro-HDMI 출력 포트가 있었는데, 히어로8 블랙은 USB-C 포트에서 미디어 모듈을 통해 HDMI와 3.5mm 오디오를 변환하는 방식이라 본체에는 HDMI 포트가 없다.
또한 하단 접이식 마운트 핑거까지 장착하면서 배터리 수납부와 USB-C 포트, microSD 메모리 슬롯을 모두 우측면으로 집중 배치시켰다. 우측 커버만 분리하면 미디어 모듈에 쉽게 장착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이지만, 대신 미디어 모듈을 장착한 상태에서는 배터리나 메모리 카드 교체가 불가능하다.
여기에 미디어 모듈 장착시 USB-C 포트가 사라지기 때문에 외장 배터리를 연결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기도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제품 설계와 디자인은 바뀌었지만 하드웨어 스펙은 이전과 같다. 기존과 같은 1,200만 화소 카메라 센서에 히어로6 블랙부터 사용한 GP1 칩셋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GP1은 이미지 신호 처리 업체 Socionext의 SoC 기술에 고프로 이미지 처리 기술을 결합한 커스텀 이미지 프로세서로 개발됐다.
새로운 프로세서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으나 고프로는 GP1을 쓰면서 히어로6 블랙에 4K UHD 해상도 60프레임 동영상(4K60) 촬영을 처음 지원하고, 히어로7 블랙에는 4K60 동영상 떨림 보정(하이퍼스무스 1.0), 그리고 이번 히어로8 블랙에는 모든 동영상 촬영시 하이퍼스무스를 적용하는 동시에 부스트 모드까지 제공하는 등 아직 최적화로 성능 향상을 이끌어낼 여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카메라 센서는 같으나 렌즈는 별도의 슈퍼 슈트에 채용한 고릴라 글래스를 본체로 적용해 렌즈 강도를 2배로 높였으며, 바람 소리 감소에 도움이 되도록 내장 마이크 위치도 전면으로 조정했다.
스마트폰과 카메라 연결도 전보다 간편해져 영상 편집 기능을 가진 Quik 앱을 통합해 고프로 앱 하나로 카메라 제어와 쉽고 빠른 편집 작업이 가능해졌다.
오즈오 액션 vs 히어로8 블랙 외형 비교
DJI 오즈모 액션은 철저하게 고프로 히어로7 블랙을 벤치마킹해서 나온 제품인만큼 히어로7 블랙에 없던 여러 장점을 더했다. 셀피 촬영이 가능한 전면 1.4인치 컬러 스크린을 탑재하고, 카메라 렌즈를 보호하기 위한 렌즈 커버가 기본 장착됐다. 또한 내부 발열을 빠르게 배출하도록 설계했다.
히어로8 블랙은 기존 모델의 연장선이지만 고릴라 글래스 렌즈를 사용하고 셀피 촬영은 미디어 모듈 + 디스플레이 모듈을 추가하면 오즈모 액션보다 더 큰 화면을 보면서 찍을 수 있다.
후면 디스플레이와 버튼 조작은 오즈모 액션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게 히어로8 블랙의 2인치 화면보다 약간 커진 2.25인치 터치스크린이 들어갔음에도 0.25인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전원 버튼과 모드 변환 버튼을 따로 분리한 것도 카메라 조작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대신 히어로8 블랙은 새롭게 도입한 캡처 프리셋과 화면 아이콘 기능을 잘 활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모드로 빠르게 전환 가능하다. 오즈모 액션도 사용자 설정 저장이 가능하지만 히어로8 블랙처럼 기본 UI로 채용하진 않았다.
오즈모 액션은 방수 커버까지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하는 방식이고 microSD 슬롯과 USB-C 포트가 따로 배치됐다. 히어로8 블랙은 미디어 모듈 장착을 위해 배터리, USB-C, microSD 슬롯이 모두 한쪽으로 집중됐다.
배터리는 오즈모 액션이 1,300mAh 리튬 폴리머, 히어로8 블랙이 1,220mAh 리튬 이온으로 오즈모 액션 쪽 배터리 시간이 약간 길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오즈모 액션은 후면 모니터 화면이 더 크고 히어로8 블랙은 동작시 전면 LCD 상태창이 켜지니 실제 사용 시간은 이런 부분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동영상, 오디오, 발열 및 배터리 성능 비교
고프로 히어로8 블랙과 DJI 오즈모 액션 모두 4K 60fps 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1080p 풀HD 기준으로는 240fps 초고속 촬영 및 이를 이용한 8배속 슬로 모션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오즈모 액션의 경우 일반 동영상 옵션에 영상 작업용 색상 옵션(D-CineLike)을 제공하며, 따로 HDR 영상 촬영 모드가 존재하지만 30fps 전용에 흔들림 보정 기능이 없다. 히어로8 블랙은 기본 4가지 프리셋 중 '시네마틱' 모드가 있는데 4K 30fps에 리니어 화각, 하이퍼스무스 2.0으로 화면 왜곡 및 흔들림을 줄여준다.
고프로 히어로8 블랙과 DJI 오즈모 액션 모두 4K 60fps 영상 촬영이 가능한 액션캠이고 강력한 디지털 흔들림 보정 기술을 적용했다. 영상 촬영시 이미지 센서나 렌즈에 물리적인 보정 장치를 탑재하는 대신 영상의 주변을 잘라내고 안정화된 결과물을 얻는 방식이다.
오즈모 액션은 흔들림 보정 기능 '락스테디(RockSteady)' 기능의 On/Off만 선택할 수 있는데, 히어로8 블랙의 '하이퍼스무스(HyperSmooth) 2.0'은 강약 선택이 가능하고 흔들림 보정을 최대로 높인 '부스트(Boost)'도 지원한다. 하이퍼 스무스 2.0은 광각 렌즈의 약 10% 정도를 잘라내고 부스트는 딱 맞게 잘라내어 동영상 안정화를 극대화 한다.
비교 대상으로 최신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이 들어간 삼성 갤럭시 S10+를 사용했는데 4K 30fps 흔들림 보정 기능에서 두 액션캠과는 차이가 컸다.
다만 히어로8 블랙은 4K 60fps에서 흔들림 보정은 '광각 렌즈', '하이퍼스무스 높음'으로 제한되며, 다른 화각을 선택하거나 부스트 기능을 켜면 4K 30fps으로 내려간다. 대신 오즈모 액션에서 흔들림 보정을 지원하지 않는 1080p 240fps 같은 슬로 모션 촬영도 히어로8 블랙은 하이퍼스무스 2.0 기능을 쓸 수 있다.
'타임랩스(Timelapse)' 기능은 두 액션캠에서 모두 지원하는 기능으로 한 곳에 고정한 상태로 시간 변화를 보여주는데는 유리하지만 카메라를 들고 이동하는 경우 매우 심한 흔들림이 생긴다.
그런데 히어로8 블랙은 초고속 영상을 간단하게 만드는 '타임워프(TimeWarp) 2.0' 기능으로 고속 비디오 촬영 중 필요한 부분한 실시간 촬영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 타임워프 기능이 없는 오즈모 액션과 히어로8 블랙으로 찍은 영상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물론 일반 동영상으로 찍은 다음 영상 편집 프로그램으로 후반 작업을 통해 타임워프 2.0과 같은 효과를 만들 수 있지만, 일단 파일 용량도 커지고 후반 편집 작업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누구나 쓸 수 있는 타임워프 2.0은 강화된 흔들림 보정과 함께 히어로8 블랙이 내세울 만한 대표적인 기능이다.
오즈모 액션의 단점 중 하나가 기본 탑재된 듀얼 마이크의 성능이 떨어져 녹음된 소리가 작고 먹먹하게 들린다는 것인데, 실제로 같은 구도로 동시에 촬영된 영상을 편집 프로그램으로 비교해보면 바람 소리 감소 옵션을 켠 오즈모 액션만 오디오 레벨이 상당히 낮게 들어갔다.
반면 트리플 마이크 방식에 바람 소리 감소에 도움이 되도록 마이크 위치를 전면으로 조정한 히어로8 블랙은 바람 소리 옵션 자동으로 설정했을 때 오즈오 액션에 비해 적당한 크기로 안정적인 오디오 입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연말에 출시되는 미디어 모듈 액세서리를 장착할 경우 샷건 마이크 또는 3.5mm 외부 마이크 입력으로 추가적인 오디오 품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전 모델인 히어로7 블랙은 장시간 사용시 발열이 지나치게 높아지고 간혹 프리징이 걸리거나 파일 저장에 실패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고프로 제품 관리 담당자 닉 길모어는 국내 발표회 때 히어로8 블랙은 발열 관리를 위해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GP1 성능을 더 끌어낼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배터리와 발열 테스트를 겸해 오즈모 액션과 히어로8 블랙에서 흔들림 보정을 켠 상태로 4K 60fps 영상을 1시간 동안 촬영한 다음 FLIR 열화상 카메라로 두 기기의 발열을 측정했다.
4K 60fps 영상을 약 1시간 가량 촬영한 후의 온도를 비교해보니 오즈모 액션에 비해 히어로8 블랙의 온도가 최대 10도 가량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오즈모 액션은 히트싱크가 들어간 전면 쪽 발열이 높았으나 히어로8 블랙은 전체적으로 뜨거웠다.
4K 60fps 외에 1080p 60fps 모드에서도 발열을 측정했는데 최대 온도가 약간 내려갔을 뿐 두 제품의 온도 차이는 여전히 존재했으며 히어로8 블랙의 발열이 더 높았다. 특히 히어로8 블랙은 4K 촬영 테스트 중 발열 때문에 영상 파일이 저장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물론 보드나라 리뷰 제품은 히어로8 전용 배터리를 사용했음에도 간혹 배터리 경고 알림이 뜨거나 메모리 카드 포맷 경고가 뜨는 테스트 샘플이었기 때문에 정식 출시 제품과는 결과가 다를 수 있음을 밝혀둔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1080p 풀HD 60fps 동영상을 기준으로 두 제품 모두 1시간 이상 영상 촬영이 가능했다. 오즈모 액션은 1,300mAh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약 68분 가량 4K 영상을 찍고 배터리 잔량이 17%였는데, 히어로8 블랙은 1,220mAh 리튬이온 배터리에 같은 시간 촬영하고 8% 정도 배터리가 남았다.
오즈모 액션 쪽이 배터리 사용 시간에서 유리한 결과를 보였으나 어차피 두 제품 모두 1시간 이상 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여분의 정품 배터리 또는 USB-C 외장 배터리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액션캠 그 이상, 브이로그는 용도에 맞춰 선택
DJI 오즈모 액션과 고프로 히어로8 블랙은 경쟁 관계지만 출시 시기 등을 따지고 보면 서로를 의식했다고 보기 힘들고 둘다 히어로7 블랙을 벤치마킹해서 아웃도어 활동에 치중했던 액션캠을 브이로그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했다고 생각된다.
물론 두 제품의 접근 방식은 완전히 다른데 이미 완성된 액션캠 생태계를 가진 고프로는 기존 액세서리와 호환성을 갖추면서도 새로운 브이로그 활용이 가능하도록 내장 마운트 핑거를 도입하고 모듈 액세서리를 별도로 만들었다.
반면 액션캠 시장에 첫 진입한 DJI는 고프로 마운트 호환성은 제공하면서도 제품 크기와 설계에서 고프로 규격에 딱 맞출 필요가 없어 자체 셀피 촬영이 가능한 듀얼 LCD를 갖췄다.
액션캠을 브이로그용으로 쓰려는 사람 중에 추가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본체에 셀피 화면이 달린 오즈모 액션이 적합해 보이지만, 타임워프 2.0 같은 브이로그에 최적화된 촬영 모드를 좋아하거나 마이크와 조명, 디스플레이를 갖춰 좀더 전문적으로 찍고 싶으면 히어로8 블랙이 적합하다.
DJI 오즈모 액션 국내 공식 판매 가격은 45만9천원다. 고프로 히어로8 블랙은 51만8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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