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이유로 장기간 PC 하드웨어 시장이 침체기이긴 했지만 AMD Radeon RX 6600 XT, 6600 등의 메인스트림급 그래픽 카드의 출시도 있었고, 최근 윈도우 11 OS의 출시와 Intel의 12세대 CPU가 공개되면서 어느 정도 시장에 탄력이 붙는 느낌입니다. 다만 그래픽 카드와는 달리 새로운 OS나 CPU는 연결되어 있는 접점이 많다보니 바꾸기가 쉬운 편은 아닙니다.
윈도우 11 OS의 경우 이전 기사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이제 막 나온 참이라 최적화나 여러 가지 버그들이 해결되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시기상조인 상태입니다. Intel 12세대 CPU, 코드 네임 Alder Lake의 경우 소켓이 LGA 1700으로 바뀌어서 이전 LGA 1200 이하의 CPU, 소켓, 쿨러가 모두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CPU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Z690 메인보드까지 마련해야 합니다. Alder Lake 자체가 DDR4와 DDR5의 메모리를 모두 지원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좋은 일이겠지만, 메인보드가 그렇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메인보드의 선택 또한 고민거리 중 하나이지요.
이렇듯 새로운 OS든 새로운 CPU든 여러 부담이 존재하고 있는 상태지만, 어찌됐든 장기간 침체된 PC 하드웨어 시장을 겪어온 사용자 입장에서는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테스트 범위가 넓진 않지만 간단하게나마 Intel 12세대 i5 모델과 AMD Ryzen 5 모델을 통해서 게이밍 성능을 비교해보았습니다.
AMD Ryzen 5 5600X의 경우 널리 알려진대로 6코어 12스레드 구성이지만, Intel 12세대의 경우 Intel Hybrid Technology라고 불리우는 Performance Core+Efficient Core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존 모바일 APU 방면에서 유명했던 ARM big.LITTLE 솔루션과 비슷한 형태로 P코어는 고성능 고전력, E코어는 저성능 저전력을 담당하며 본 기사에서 사용된 i5-12600K의 경우 6P코어 + 4E코어, 12P스레드+ 4E스레드의 사양을 지닙니다.
이러한 Intel Hybrid Technology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Intel은 Thread Director라는 하드웨어 스케쥴러를 도입했는데, OS 자체의 스케쥴러와 협업(?)하여 CPU의 모든 코어들이 상황에 맞춰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Intel 12세대 CPU는 DDR4와 DDR5 메모리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메인보드 역시 각각에 맞춰 ASUS PRIME Z690-P (DDR5)와 ASUS PRIME Z690-P D4 (DDR4)를 준비하였습니다. AMD의 경우 윈도우 11의 문제 때문에 윈도우 10 OS 기반으로 테스트했으며, Intel의 경우 Thread Director가 윈도우 10에는 업데이트되어 있지 않아서 프로그램에 따라 코어 할당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명백하게 P코어를 사용해야 할 상황에서 E코어를 사용하는 등)가 발생하기 때문에 윈도우 11 OS 기반으로 테스트하였습니다.
그에 따른 게이밍 성능 테스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고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i5 12600K의 경우 P코어 기준 6코어 12스레드로 동작하겠으며, R5 5600X와 동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i5 12600K보다 R5 5600X가 더 높은 게임 성능을 보인 편이며, i5 12600K + DDR5 메모리 조합은 DDR4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성능을 나타냈습니다.
물론 간단하게 살펴본 게이밍 성능만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렵긴 합니다만... 윈도우 11에는 Intel의 Thread Director 최적화가 업데이트되어 있다고는 해도 윈도우 11 자체가 아직은 시기상조인 OS이기 때문에 실사용 시 불안정함을 전제해야 하고, Intel 12세대 CPU가 Hybrid Technology를 적용하면서 Denuvo와 같은 불법 복제 방지용 DRM 솔루션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특정 게임이 플레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성능은 물론 활용도 자체도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 있습니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엔 윈도우11 + i5 12600K 환경에서 수십 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가 플레이 불가능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완화되거나 해결될 수는 있겠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기다려야할지 알 수 없고, 만약 나아진다 하더라도 딱히 Intel 12세대 CPU에 메리트가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테스트에 사용된 R5 5600X와 비교했을 때 i5 12600K가 명확하게 성능에서 우위를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가격도 저렴하지 않겠고, K 시리즈의 경우엔 기본 쿨러인 라미나가 포함되지 않아 쿨러에도 추가 지출이 발생합니다. 바로 이전 세대인 Intel 11세대 CPU 사용자라 하더라도 Z690 메인보드를 당연히 구매해야 하는 것 역시 메리트를 깎아먹는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윈도우 11이 어느 정도 완성되고 Thread Director 최적화나 DRM 솔루션 문제 등이 해결되고 나면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게이머 입장에서는 Ryzen 5600X CPU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겠습니다.
Ryzen 5600X는 이미 1년 이상 검증이 된 CPU이고 게이밍 성능이나 가격, 호환되는 메인보드의 종류 및 가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더 메리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준으로 100만원 대의 게이밍용 PC를 고려할 경우 R5 5600X를 선택한다면 만족스러운 게이밍 환경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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