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은 프리지아
엄마, 엄마랑 딸은 친구 같다는 말에 비해
10대에 들어서면서 엄마와의 사이에
말이 별로 없었지
엄마와 말을 시작하면 나의 한심함이
들춰지는 게 싫어서 엄마가 아프고 힘든 거
알면서도 자꾸만 피하게 되었어요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 나는
고3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고 현역시절에
바로 대학에 가지 못하고 재수를 하게 되었을 때,
속으로는 너무 창피했는데 겉으로는 "배 째!"라는
식으로 짜증내고 엄마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2월 졸업식 전날에 졸업식에 못 오는 게
마음에 걸려서 엄마는 아픈 몸으로
내 꽃다발을 사왔죠
부모님 없는 졸업식이 초라해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 코트도 사고 노란 프리지아
꽃다발을 사왔을 때, 그게 너무 미안해서
화를 냈어요
졸업식 날에 그 꽃다발을 들고 서있는데,
학교 앞에 꽃 파는 곳에서 이 프리지아의
꽃말이 적혀있었어요
'당신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나는 엄마가 나를 한참 모자라게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엄마는 항상 날 응원하는
사람이라는 게 목에 탁 걸렸어요
졸업식은 시작도 안 했는데 나는
그 자리에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몰라요
엄마 미안하고 감사해요
졸업식 못 와서 사진 한 장 못 남겨도 괜찮았고
잔소리도 많이 하셔도 되니까
건강하게 내 옆에 있어줘요
엄마 사랑해요
-4월 가족소재공모전 당선작 / 권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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