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한 켠에 아직도 떡하니 자리잡고 나이 안 들은척하는 노인네 에어컨 입니다.
17년 이라는 세월동안 저희집에서 다른 전자제품들이 장렬히 전사할 때에도
단, 한 번의 고장도 없이 매년 여름을 책임져 주었던 기특한 녀석이죠.
[제조년월 2005년 3월... 당시 4월 초에 샀는데 참 오래도 썼네요]
전자제품은 고장이 나서 고쳐서도 못 쓰게 되어야지만 그제서야 새 전자제품을 사는
저희집 내력 때문에 대부분의 10년 ~ 20년 이상된 전자제품들이
올해 들어서 하나씩 비명을 지르며 장렬히 전사해나가서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기타 등등 다 새로 사게되었지만
오로지 에어컨 하나만은 고장이 안 나서 그대로 씁니다.
한 번도 고장나서 수리한 적도 없고 빵빵하게 잘만 돌아갑니다.
이사오면서 LG 벽걸이 에어컨도 있었는데 그녀석도 20년이 넘었지만 역시나 고장이 안 나서
그냥 이사전에 살던 그 집 방에 달아놓은체로 두고 왔네요.
17년을 넘어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우리집의 여름을 책임져줄지 모르겠지만
저 녀석을 보노라면 그 당시 이사오면서 새 기분으로 장만한 에어컨이었던지라
17년간의 많은 추억들이 새록새록하네요.
PS 1: 오래전에 이미 단종된 제품이라 검색도 안 되네요 ㅡ_ㅡㅋ
PS 2: 이눔아! 고장 좀 나라! 나도 새 에어컨 좀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