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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지은 밥처럼 따끈한 아버지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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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 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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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지은 밥처럼 따끈한 아버지의 조언

위로를 받다

 

출근 3일 차.
밥 먹다가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아버지에게 털어놨다. 한 번 시작한 말은 줄줄이 토마토처럼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가끔씩 질문도 하며 경청하는 아버지가 눈앞에 보였다.

“내가 못 하는 일을 시키니까 싫어.”

얘기를 계속하다 보니 본심이 나왔다. 그 일들이 허드렛일이라서 싫은 것보다는 내가 잘할 수 없는 일이라 싫다고 속마음을 내비쳐버렸다.

“하기 싫어. 안 시켰으면 좋겠다. “

이어진 혼잣말에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듣고 있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못 하는 일이었는데 이제 잘하게 되겠네? “

어? 그동안 남자 친구한테도 친구들한테도 투정을 부렸었는데 전부 비슷한 얘기만 했다. ‘그래도 알고 한 것이 아니냐’는 말과 ‘그래도 그 시간에 뭐라도 하네. 원래였으면 자는 시간이잖아.’라는 말 등.

이제껏 들어왔던 말과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그 말을 들으니 잠시나마 ‘어 그러네. 못 하는 것도 이제 잘하게 됐으니까 나 못 하는 게 없어진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몇 초간 얼굴에 화색이 돌았지만 이내 다시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내 마음은 다시 부정적으로 돌변했다.

“그럼 뭐해요~ 쓸모없는데. 포장하는 거랑 과일 깎는 게 무슨 쓸모가 있다고. “

“쓸모가 왜 없어~~~”

나왔다. 아버지의 개구진 웃음. 어린아이 같은 저 웃음. 보는 사람이 기분 좋아지는 웃음이다. 저게 지금 왜 나왔지?

“쓸모가 있어요?”

“그럼~~”

“그걸 어디에 써요~”

아버지는 자리에 일어나 다 먹은 그릇을 설거지통에 넣으며 “다 쓸모가 있지~~~“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거기서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침묵이 이어졌지만 꼭 아버지가 말하는 것만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걸 잘하게 되면 어디 어디에 쓸모가 있다고 말하시는 것 같았다. 아무 얘기도 오고 가지 않았지만 나는 그 침묵이 답변이 되었다. 덕분에 그 쓸모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래. 포장해야 할 일이 언젠가 생길 수도 있잖아? 급하게 누군가의 생일 선물을 포장한다든가. 중요한 손님에게 선물을 준다든가. 그리고 과일 깎는 거? 칼질하는 거? 그건 뭐 배워두면 좋지. 음식 해 먹거나 과일 먹을 때 좀 더 손쉬워지니까. 과일만이 아니더라도 칼질 자체는 인생에서 음식을 해 먹을 때 아주 중요한 일이니까.’

아버지랑은 평소에 말을 잘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가끔 단 둘이서 밥을 먹을 때 서로 이런저런 말을 하곤 한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오랜만에 둘이 밥을 먹게 된 날. 아버지가 먼저 본인 일에 대해서 얘기하셨고 듣다 보니 나도 내 얘기를 하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좀 부끄러웠다. 내가 일 못하는 모습을 내 스스로 서술하자니 창피했기 때문이다. 딸이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나는 못 하는 모습만 말해버리며 투덜거렸다.

그랬는데…. 말하기 참 잘했다. 아버지의 답변은 내게 위로가 되었다. 나이에서 나오는 연륜일까. 내 또래 주변인들은 어쭙잖게 위로를 하려고 하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만 보여줬는데, 아버지는 웃으며 여유 있게 툭 던지셨다. 근데 그 말이 그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되었다.

아. 얘기하길 참 잘했다. 아버지랑 또 둘이 밥을 먹게 된다면 다른 얘기도 꺼내고 싶다.

by. 크림브릴뤠 https://brunch.co.kr/@sh225vc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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